어릴 적 한번쯤은 꿈꿔봤을 법한 사랑스러운 동화 속 주인공, 색색의 풍선과 달콤한 케이크로 가득 찬 파티, 멜랑콜리한 핑크빛 무드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영국 디자이너 몰리 고다드 (Molly Goddard). 전통적인 수공예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그녀의 투명하고 섬세한 튤 드레스는 수지 버블과 지오바나 바탈리아 같은 스트리트 스타들의 사랑을 한몸에받고있다.데뷔 컬렉션을 선보인 직후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윈도를 장식했고, 브리티시 패션 어워드의 신예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며 런던 패션계의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몰리 고다드 (Molly Goddard)에 대 해 간단히 소개해주면?
몰리 고다드 브랜드는 2년 전에 시작했지만 빠르게 성장 중이고, 첫 시즌 후 바로 홍콩 I.T.와 도버 스트리트 마켓에서 주문이 밀려들었다. 우아하고 전통적인 옛 패션 기법을 활용해, 재미있고 웨어러블한 스모크 드레스를 만들고 있다.
존 갈리아노와 미드햄 키르초프에서 경험을 쌓은 후 레이블을 론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당신은 어떠한 교훈을 얻었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할 때 두 곳 모두에서 인턴을 거쳤다.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된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심플한 것일지라도 디테일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배웠다.
패션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건 언제였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아주 어릴 적부터 인형 옷을 만들었고, 7~14세 때는 스케치북에 온통 내가 입고 싶은 디자인의 그림을 그려놓곤 했다. 자라면서 엄마는 모든 종류의 옷을만들어 주셨는데, 이러한 배경이 큰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몰리 고다드의 옷은 어린 시절, 파티, 동화 같은 꿈, 빈티지 마켓 등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린 시절(특히 웨스트 런던에서 살았던 그때!)이 궁금하다.
포토벨로 마켓에서 아주 가까운 지역인 래드브로크 그로브(Ladbroke Grove)에서 자랐는데, 빈티지 의상은 늘 내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심플한 드레스와 슬립을 만드는데 공들인 시간과 극도로 정교한 기법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소녀다운 환상에만 젖어 있었던 건 아니고, 드레스를 좋아했음에도 친구들과 무리를 지어 장난스러운 남자아이처럼 놀곤 했다. 축구를 하거나 숨바꼭질을 하거나. 아마도 이 두가지 요소가 모두 컬렉션에 녹아 있지 않을까 싶다. 몰리 고다드의 색감과 디자인은 사랑스럽고 부드럽다. 주로 영감을 얻는 요소는? 늘 그렇듯이, 이번 시즌 역시 한가지 요소에서만 영감을 얻지는 않았다. 다양한 영감이 혼합되지만, 주로 패브릭과 이를 조절하는 방식을 통해 볼륨과 텍스처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하는 편이다. 주황색 방수 패브릭은 드레스를 만드는데,실크 오간자는 에이프런을 만드는데 활용하는식. 이번쇼는 일본의 갱스터 무비 <동경 방랑자(Tokyo Drifter)>로부터 영감을 얻었는데, 놀라운 세트와 기이한 분위기, 그리고 아름다운 신이 어우러진 영화다.
2016 S/S와 2016 F/W 컬렉션의 테마와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S/S 시즌에선 잉글랜드의 여름 휴가지 어딘가의 황량한 풍경 속에 모델들이 서 있다. 춥고 젖어있지만, 다들 아름다운 코튼스모크 드레스를 입고 있다. 꿈 처럼 아득하고 빛나는 드레스를 입고 있지만, 분위기는 암울하고 그로테스크하게 플어냈다. F/W 시즌에서는 컬러 조명이 비추는 거대한 기둥들 사이로 모델들이 걸어 나온다. 장소는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로, 워낙 아름다운 공간이라 굳이 뭔가를 더할 필요가 없었다. 모델들은 즐겁게 돌아다니면서 춤을 추거나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공간을 자유롭게 활보한다. 90년대 초 존 갈리아노나 티에리 뮈글러의 쿠튀르 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몰리 고다드 옷을 사랑하는 여성의 스타일은 어떤가? 이 레이블을 입기에 이상적인 여성상이 있다면?
아니,특정한 여성이 아닌 모두가 내 옷을 즐기길 원한다!
몰리 고다드의 시그너처는?
스모크 튤과 코튼.
몰리 고다드의 렌즈를 통해 바라본 ‘쿨함’이나 ‘러블리’, ‘걸리시’의 정의를 내린다면?
쿨함은 남들이 뭐라 생각할지 신경 쓰지 않는 태도지만, 유쾌하면서도 친절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언제나 처음의 직감을 따르라는 것, 그리고 모든걸 바라보라는 것.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이 있다면?
좋아하는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열한 거리>.
최근에는 무엇에 열중하고 있나?
패치워크 카펫과 와이어 리본.
몰리 고다드의 뮤즈를 꼽는다면?
내 동생 앨리스 고다드. 예쁘고 유머 감각이 넘치는 앨리스는 대체로 소년처럼 입지만, 내 드레스를 걸쳤을 때도 아주 근사해 보인다.
‘이것 없이는 결코 살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이것’은무엇인가? 또 그 이유는?
남자친구 톰! 내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한 그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압력에 시달릴 때 날 웃게 만드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흥미로운 일이 있다면?
올해는 한국, 일본, 홍콩을 방문하고 싶다. 각 나라별로 꼭 사두고 싶은 품목을 적어놓았지만,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질 못했다. 이번엔 진짜 여행을 할 수있기를 바라고 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팀을 이뤄 디자인 작업을 하는 것. 휴가도 함께 보내며 모든 것을 공유하면 더욱 좋고! 그리고 스페인 어딘가에 집을 하나 사두고, 언제든지 훌쩍 다녀오고 싶다.
- 에디터
- 정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