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면서도 건축적인 실루엣과 모던한 무드로 세련된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호주 브랜드 엘러리(Ellery). 패션 에디터 출신인 킴 엘러리의 트렌디하고 근사한 감각과 쿨한 스타일링, 낭만적인 분위기가 어우러진 엘러리는 스트리트 패션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2016 S/S 시즌 파리 패션 위크에서 데뷔 컬렉션을 열었다.
엘러리(Ellery)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출발점으로 돌아간다면, 브랜드를 론칭한 시점은 2007년 무렵이다. <러쉬(Russh)>라는 패션 잡지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나만의 독자적인 스타일링을 펼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고, 그렇게 엘러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취미처럼 시작했는데, 레이블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이젠 글로벌 팬도 생겨났다. 브랜드 작업을 통해, 지적이고 모던한 여성을 위한 좀 더 혁신적이고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컬렉션을 만들어내려 애쓰고 있다.
레이블을 론칭하기 전 패션 에디터로 활동했다. 경험상 터득한 것은 무엇이었고, 현재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러쉬>에서 패션팀으로 일한 시간은 패션 용어를 이해하고 나만의 미학을 형성 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패션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이었고,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디자이너의 나’와 ‘패션 에디터의 나’를 비교한다면?
실제로는 두 일이 거의 비슷하다고 느낀다. 새로운 프로젝트마다 한 시즌을 앞서가는 영감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늘 집단적인 브레인스토밍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패션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건 언제였나?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늘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성을 최고로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어머니는 아티스트이자 미술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창의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다. 8세 때 바느질 법도 알려주고, 사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독특하게 바라보도록 격려해주셨다.
2016 S/S와 2016 F/W 컬렉션의 테마와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S/S 컬렉션은 프랑스 아티스트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의 1969년 작품 <포장된 해안(Wrapped Coast)>에서 영감을 얻었다. 작업 스케일도 그렇고 자연의 일부를 포장한다는 아티스트의 야심찬 기획에 매료되었는데, 리틀 베이(Little Bay)의 절벽 끝자락을 덮고 있는 거대한 베일은 ‘드러내거나 감춤으로써 만들어지는 친밀감’ 을 탐구하게 만들어 주었다. F/W 컬렉션은 한때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진 의상에 대한 탐구인데, 출발은 코르셋이다. 19세기 말 엄격한 실루엣에서 자유로워진 여성에 관한 것을 재해석 한 후 현대의 여성에게 적용했다.
엘러리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은 어떠한가?
퀄리티를 평가할 줄 알고 끊임없이 자신의 옷장에 모던클래식을 더할줄 아는 지적인 여성. 그리고 혁신에도 거부감이 없는 진취적인 여성!
엘러리의 시그너처는?
대담한 러플 디테일이 돋보이는 플레어 팬츠.
엘러리의 렌즈를 통해 바라본 ‘쿨함’이나 ‘스타일리시’의 정의를 내린다면?
자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진정성을 표현 할 줄 아는 것.
패션의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SNS는 폭발 지경에 이르렀다. 디지털 시대의 패션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소셜미디어는 브랜드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그들에게 우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영감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엘러리 아이템을 택한 수 많은 패션 피플이 스트리트 사진가들에게 포착되어 브랜드가 유명세를 탔다. 누가 가장 인상 깊었는지 궁금하다.
엘러리 옷을 입은 사람을 보는건 정말 즐겁다. 케이트 블란쳇, 클로에 세비니, 솔란지 놀즈, 엠마 왓슨…다들 인상 깊지만 특히 리한나가 작년 말에 화이트 벨벳 드레스를 입은 모습에 감탄했다. 대단한 스타일 감각과 재능을 지닌 그녀가 엘러리 옷을 근사하게 연출해줘서 기뻤다.
디자인 작업을 할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나만의 크리에이티브한 환경! 산만한 공간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새로운 컬렉션을 디자인할 때마다 스튜디오에 꽃과 식물을 잔뜩 가져다 놓곤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이 있다면?
좋아하는 영화는 웨스 앤더슨의 <로얄 테넌바움>. 천재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영화다.
패션이 아트가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패션이 기능성을 넘어서 독특한 관점을 표현할 때, 그리고 우리의 생각에 통찰력을 제시하고 풍부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 낼 때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커리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취는?
파리 패션위크의 공식 스케줄 일부로 포함되어, 파리에서 패션쇼를 연 것.
최근에는 무엇에 열중하고 있나?
테임 임팔라, 커트 바일, 케일 먹기, 모란꽃, 복싱 클래스, 프랑스어 배우기, 독서, 독특한 레코드판 찾기, 터키에서의 휴가 등등. 특별한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니다.
‘오늘의 룩’을 표현한다면?
테일러드 룩을 선호하는 편. 슈즈를 실루엣을 완성시키는 악센트로 활용하길 좋아한다.
뮤즈를 꼽는다면?
클로에 세비니. 그녀는 쿨함의 결정체다.
‘이것 없이는 결코 살 수 없다’고생각할 때 ‘이것’은 무엇인가? 또 그 이유는?
명상. 매일 고요한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엘러리의 아이템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가 있다면?
당연히 파리다. 프랑스식 사고 방식은 물론, 파리의 예술과 문화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는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언젠가 파리에 아틀리에를 갖는 것, 궁극적으로 오트쿠튀르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또 아트 갤러리도 오픈해, 예술분야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 내게 꿈이란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곳에 참여하는 걸 의미한다.
- 에디터
- 정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