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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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패션계의 시선이 머문 곳은 남아메리카의 숨은 보석, 콜럼비아! 전통 부족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공예품은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보헤미안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1. 폼폼 바스킷 백은 무중구 시스터즈 제품.

2. 와유족의 전통 페스티벌.

3. 민속적인 패턴이 돋보이는 모자는 요수지 제품.

4. 눈 모양의 비즈 네크리스는 조 콤피시 제품.

5. 자수가 사랑스러운 블라우스는 무중구 시스터즈 제품.

6. 알록달록한 폼폼이 장식된 체인 네크리스는 로산티카 제품.

7. 우크라이나의 전통 복식을 토대로 만든 비타킨 드레스를 입은 패션 피플.

7. 우크라이나의 전통 복식을 토대로 만든 비타킨 드레스를 입은 패션 피플.

8.모칠라백을활용한패션피플의 페스티벌 룩.

9. 콜롬비아 전통 춤에서 영감을 얻은 마르니의 아트 프로젝트.

10. 태슬과 시퀸 장식이 어우러진 에스파드리유는 비아벨라제품.

11. 와유족의 전통 페스티벌.

12. 화려한 문양과 폼폼 장식이 돋보이는 글래디에이터 슈즈는 엘리나 리나다키 제품.

지난여름 패션계에는 우크라이나의 전통 자수 방식을 트렌디하게 해석한 비타킨(Vita Kin) 드레스의 광풍이 불었다. 안나 델로 루소, 린드라 메딘, 나타샤 골든버그 같은 스타일 세터들의 비타킨 스타일링이 길거리 사진가들에게 포착되면서 우크라이나 전통 의상인 비시반카 스타일의 페전트 룩이 대대 적으로 유행한 것. 러시아의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나 페루 원주민의 의상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비타킨 드레스의 유행은 올여름 보헤미안풍의 수공예 아이템의 인기로 이어졌다. 그리하여 화려한 색채와 이국적인 패턴, 폼폼과 태슬 장식, 라피아 소재가 어우러진 자연적인 분위기의 백과 모자, 슈즈가 인스타그램 피드를 점령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아이템은 콜롬비아 북부와 베네수엘라 북서쪽의 과히라(Guajira) 반도에 거주하는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 와유(Wayuu)족이 손으로 한땀 한땀 정성스레 만드는 모칠라 백이다. 완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최소 20일 이상으로 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동일한 색상이나 패턴이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템이다. 또한 모칠라 백은 전통적으로 엄마가 딸에게 기술을 전수해 오직 여자만이 만들 수 있는 공예품이기에 더욱 특별하고 애틋하게 느껴지는 문화유산이다. 이라카 야자수를 원자재로 하는 요수지(Yosuzi)의 모자 역시 베네수엘라의 과히라 부족과 합작으로 만든다. 요수지는 요수지 실베스터가 콜롬비아 최북단의 과히라 사막을 여행할 때 100% 야자수 잎에서 추출한 원료로 밀짚모자를 만들어온 장인들을 우연히 만난 이후 그들 고유의 전통적인 기술력과 지혜에 반해 브랜드를 만든 것이 그 시작이다. 견고한 형태와 아름다운 색감, 정교하고 전통적인 자수밴드와 폼폼장식, 그리고 과히라 부족의 삶과 지혜가 어우러진 요수지 모자 수익금의 일부는 과히라 지역 아이들의 교육과 의료사업에 쓰인다. 그런가하면 화려한 폼폼이 장식된 시칠리안 스타일의 럭셔리한 바스켓 백으로 유명해진 ‘무중구 시스터즈(Muzungu Sisters)’는 여행과 공정무역, 공예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다나 알리 카니와 타티아나 산토 도밍고가 설립한 브랜드다. ‘무중구’의 의미는 동아프리카의 케냐, 탄자니아, 모잠비크 등 북부 해안에 거주하는 반투어계 주민이 사용하는 언어인 스와힐 리(Swahili)어로 ‘여행자’라는 뜻.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팝업 스토어를 여는 무중구 시스터즈의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아이템들은 식물 섬유로 만들어 시원하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모래나 물기 같은 오염에 강하기 때문에 휴양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RIHANNA

DOLCE&GABBANA

LEANDRA MEDINE

LEANDRA MEDINE

이처럼 콜롬비아 지역의 낭만적이고 화려한 분위기가 담긴 보헤미안 아이템은 하이패션으로 유입되어 런웨이로 흘러들었다. 언제나 시칠리아의 여유로운 풍광을 동경하고 사랑하는 돌체&가바나 듀오는 알록달록한 태슬과 폼폼을 장식한 라피아 백과 슈즈, 선드레스를 내보냈고, No.21 컬렉션에는 모로코의 원주민인 베르베르(Berbere)족이 만들 법한 태슬 장식 액세서리가 등장했다. 그뿐 아니라 콜롬비아의 향기는 마르니 하우스의 특별한 프로젝트에도 영감을 주었는데, 2016 살롱 데 모빌레에서 콜롬비아의 전통춤 ‘쿰비아’와 마르니의 아트를 접목시킨 댄스 퍼포먼스 ‘마르니 볼하우스’가 열린 것. 쿰비아 댄서들은 콜롬비아의 전통 패턴으로 만들어진 마르니의 서큘러 스커트를 입고 민속적인 리듬에 맞춰 흥겨운 춤사위를 벌였다. 이처럼 전통 부족 특유의 낙천적이고 강렬한 색감과 이색적인 문양이 조화를 이룬 콜럼비아 무드는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여름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휴가지에서는 물론 다채로운 콘셉트로 열리는 여름의 꽃, 뮤직 페스티벌의 룩으로도 완벽한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그뿐인가! 린드라 메딘은 ‘라피아는 여름소재’라는 공식을 깨고, 컬러풀한 모피 재킷이나 어두운 색감의 코트에 무중구 시스터즈 라피아 백을 매치하며 겨울 액세서리로도 손색없는 시즌리스 아이템임을 입증하기도! 올여름, 바캉스를 떠난 듯 여유로움이 물씬 느껴지는 콜럼비안 액세서리와 함께 시원하고 가벼운 일상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에디터
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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