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이 지나면 볼 수 없는, 두 개의 아름다운 흑백 사진 전시를 소개한다.
흑백 사진에는 배제의 미학이 있다. 컬러를 과감하게 몰아낸 프레임 속에서 피사체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을 얻는다. 삼청동에서 열리고 있는 두 개의 사진 전시는 블랙 앤 화이트의 심플한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고 한영수 작가의 전시 <서울, 모던 타임스>에서 만나는 1950, 60년대 서울의 풍경은 흔히 그려지는 저개발 시대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전후의 가난함을 사회고발적으로 드러내거나 추억으로 포장하기보다는 그 시절 멋쟁이들의 모던함을 탐미적이고도 여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트렁크 갤러리에서 2월 29일까지. 한편 핀란드 사진가 펜티 사말라티의 <Here Far Away>는 흑백 사진의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한 계조가 돋보인다. 손바닥 한두 개 크기의 작은 프린트 속에 스칸디나비아, 구 소련 등의 풍경이 마치 연필로 스케치한 듯 몽환적으로 또한 밀도 높게 펼쳐진다. 공근혜 갤러리에서 2월 28일까지. 두 갤러리는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으니 주말에 삼청동 외출을 계획해 보는 것도 좋겠다.
- 에디터
- 황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