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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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마라의 캐멀 코트는 클래식이 된 지 오래다. 그 코트의 유산을 제대로 이은 품격 높은 패딩이 찾아온다. 우아하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여성을 위한 막스마라의 세컨드 레이블, ‘S MaxMara의 F/W 큐브(Cube) 컬렉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5 F/W 런웨이에서 ‘골로소 코트’를 입고 마릴린 먼로를 재현한 지지 하디드. 

2015 F/W 런웨이에서 ‘골로소 코트’를 입고 마릴린 먼로를 재현한 지지 하디드. 

지난 F/W 시즌 밀라노 패션위크 현장, 막스마라 쇼가 시작되자 옷깃을 여미고 머리에 물기를 가득 머금은 모델 지지 하디드가 런웨이로 걸어 나왔다. 마치 1962년의 한 해변에서 어깨에 타월을 걸친 채 사랑스럽게 몸을 움츠린, 디자이너 조지 배리스의 사진 속 마릴린 먼로 모습을 연상시키며. 이어서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맥시 사이즈의 캐멀 색상 코트였다. 사실 F/W 시즌 막스마라 쇼의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코트가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모든 키의 여성에게 어울리는 120cm 길이의 ‘101801 코트’ 와 부드럽고 독특한 결이 특징인 치벨리나토(zibellinato) 기법의 ‘마누엘라 코트’는 막스마라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하고 성공적인 코트로 기억된다. 그 빛나는 아카이브를 통해 2011년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막스마라는  라는  브랜드 북을 발간하며, 이를 기념해 독일과 러시아,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의 아카이브 코트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다.

슈퍼 소프트 터치 컬렉션의 로브 스타일 패딩 재킷. 

슈퍼 소프트 터치 컬렉션의 로브 스타일 패딩 재킷. 

오랫동안 막스마라의 심벌이 되어온 코트에 이어 오늘날 막스마라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패딩’이다. 2008년, 고상하면서도 캐주얼한 라이 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여성들을 위해 탄생한 막스마라의 세컨드 레이블인 에스 막스마라(‘S MaxMara)는 가볍지만 탁월한 보온성을 지닌 ‘큐브 컬렉션’을 처음 선보였다. ‘Here is the cube’라고 명명한 큐브 컬렉션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막스마라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2015 F/W 새롭게 선보이는 큐브 컬렉션의 제품들. 

2015 F/W 새롭게 선보이는 큐브 컬렉션의 제품들.

‘큐브(Cube)’ 라는 이름은 컬렉션의 모든 패딩을 접어 넣을 수 있게 함께 제공하는 큐브 형태의 백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기발한 창조성과 위트는 설립 때부터 이어져 온 막스마라의 핵심적 가치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브랜드의 초창기 시절, 창립자인 마라모티와 3명의 테일러는 세련미 넘치는 프랑스 오트 쿠튀르에서 영감받은 고품격(Haute de Gamme) 여성복을 선보이고자 최고급 원단과 그 당시로는 산업화된 최첨단 재단 기술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첫 기성복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받은 오늘날의 큐브 컬렉션은 매 시즌 혁신적인 스타일과 테크닉으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 일례로 큐브 컬렉션의 모든 재킷과 코트는 액세서리 탈착을 통해 자유자재로 스타일을 변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우털 칼라, 슬리브 커프, 가죽 벨트 등 어떤 액세서리를 구입하느냐에 따라 기존의 패딩 아우터를 다양한 스타일로 조합할 수 있는 것.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소매의 길이를 다르게 조절할 수도 있다. 히든 지퍼를 통해 가볍고 얇은 패딩의 소매 부분을 간단히 접어 7부나 반소매로 경쾌하게 연출할 수 있다. 7부로 접은 상태에서 퍼나 비즈 액세서리를 부착할 수도 있다. 나아가 모든 아이템을 양면으로 입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차갑고 세련된 무드의 2012 F/W 캠페인 이미지.

차갑고 세련된 무드의 2012 F/W 캠페인 이미지.

큐브 컬렉션은 실용적인 동시에 우아하다. 즉 기능성을 강조했지만 투박하지 않고 더없이 세련됐다. 그뿐일까. 이브닝 룩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포멀하지만 한편으로 패딩 특유의 스포티한 본질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디자인적 미학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세계 모던 아트의 집결지인 베를린 쿨투어포름으로부터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았으며, 베를린 국립미술관 및 뉴욕 FIT에 전시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패션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탄생시킨 일종의 ‘컬트 오브젝트’로 인정받은 큐브 컬렉션은 그 창의성과 실험 정신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그리고 큐브 컬렉션은 거듭되는 진보와 함께 2011년엔 가볍고 밝은 색상의 재킷들로 구성된 ‘더 서머 큐브’를, 2012년엔 기술적 혁신을 이뤄낸 ‘더 윈드 큐브’를 공개하 기도 했다. 

한층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전개된 2015 F/W 캠페인. 

한층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전개된 2015 F/W 캠페인.

2015 F/W 시즌, 당신이 주목해야 할 건 바로 ‘슈퍼 소프 트 큐브’ 컬렉션이다. 이번 컬렉션은 직물의 올을 매우 조밀하게 직조해 깃털이 옷감 사이로 빠져나오지 않게 하는 울트라 파인 다운프루프 가공 방식을 채택해 내구성과 기능성이 탁월하다. 최고 품질의 시베리안 거위 솜털 소재를 100% 사용해 극도로 가벼우면서도 영하 30도의 추위에도 끄떡없는 보온성을 선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기에 페미닌한 드레스와 로브, 블랭킷 등 새롭게 선보이는 아이템들이 트렌디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시즌은 특히 지난 아이템들의 재해석을 통해 한층 럭셔리한 무드를 제안한다. 이처럼 단순히 보온성을 위한 패딩을 넘어 여성들이 원하는 가치를 두루 만족시키는 큐브 컬렉션은 아름다움과 실용성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클래식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에 과감하고 혁신을 멈추지 않는 이탤리언 하우스, 막스마라의 우아한 도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에디터
정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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