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으로 만든 ‘광’ 피부에 집착하는 시대는 지났다. 피부 표현만큼은 ‘내추럴’이 미덕인 지금, 본래 타고난 피부의 자연스러움을 제대로 살려줄 베이스 제품 삼총사, 파운데이션과 콤팩트, 컨실러를 모았다.
파운데이션 열전
파운데이션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무리 열심히 수분 크림을 바른 뒤 베이스 제품을 바르지만 쉬이 겉돌고 피부가 메마르기 쉬운 계절임을 알아서일까? 매끈한 피붓결을 만들어주기 위해 입자를 아주 미세하고 잘게 쪼개서 밀착력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요, 까칠하고 예민한 피부를 촉촉하게 다스려주기 위한 스킨케어 기능까지 겸비하는 것이 좋은 파운데이션의 조건이 되었다. 그야말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물론 피부 미인으로 거듭나는 데 제품만 좋아서는 조금 부족하다. 바르는 방법과 도구도 중요한 법. 먼저 피부의 수분 함량을 높여 파운데이션의 지속력을 높이자. 아침 세안 후 수분 마스크를 5분만 해줘도 좋고, 건성 피부라면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 오일을 한 방울 손바닥에 떨어뜨려 비벼준 뒤 손바닥으로 양 볼과 눈가를 지그시 눌러주면 반들반들 윤이 나는 피붓결을 만들어준다. 베이스 메이크업은 여러 번, 오래 만질수록 각질이 쉽게 일어나니 밀도가 촘촘한 전용 스펀지나 브러시를 고른 뒤 빠른 손놀림으로 펴 발라야 함을 잊지 말자. 그래야 손끝으로 만졌을 때 부드럽고 차지게 감기는 피부를 만들 수 있다.
1. Geurlain 빠뤼르 골드 래디언스 파운데이션 SPF 30/ PA+++
콜라겐 부스터 성분을 담은 안티에이징 파운데이션. 금빛 피그먼트까지 담아 매끈하게 올라붙은 듯 탄탄한 페이스 라인으로 다듬어준다. 30ml, 11만4천원.
2. Clinique 비욘드 퍼펙팅 파운데이션+컨실러 SPF 19/ PA++
컨실러의 장점인 커버력을 담은 파운데이션. 되직한 크림 같은 질감이지만 손가락만으로도 쉽게 펴 발리고 파우더가 필요 없을 만큼 보송하게 마무리된다. 30ml, 4만7천원대.
3. Espoir 프로 테일러 리퀴드 파운데이션 EX SPF 25/ PA++
특허 받은 트리플 레이어TM 기술이 어떤 타입의 피부에도 단단히 밀착되면서 매끈하고 고른 피붓결을 만들어준다. 수분까지 담아 촉촉한 윤기를 머금은 피부를 선사한다. 30ml, 3만8천원.
4. Yves Saint Laurent 르 땡 뛰쉬 에끌라 꽁성트레 도르 로즈
파운데이션과 하이라이터를 하나에 담았다. 로즈 골드 피그먼트가 얼룩진 피부 톤을 잡아주면서 은은한 광채를 더해준다. 30ml, 6만9천원대.
팩트의 귀환
가을이 되면 반들반들 윤이 나는 피부보다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피부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순간이 있다. 특히 레드 립스틱을 바를 때 그러한데 이럴 때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파우더 파운데이션, 일명 콤팩트다. 액체 타입의 파운데이션보다 잡티 커버력이 좋고 지속력도 좋은 편이지만 건조하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라 다소 꺼려지는 것이 콤팩트이기도 하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요즘 콤팩트들은 다양한 성분을 최첨단 테크놀로지로 담아내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손 끝이 절로 미끄러지는 실크 같은 피부 표현을 위해 실리콘 마이크로비즈와 코팅 필러를 조합했고, 끌레드뽀 보떼는 일루미네이팅 트리트먼트 파우더 성분을 넣어 파우더 타입이지만 투명한 윤기가 흐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피붓결을 만들어준다. 그런가 하면 헤라는 픽셀의 크기를 줄여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UHD 영상 기술에 착안해 아주 곱고 미세한 입자의 파우더 팩트를 완성했다. 파우더 파운데이션으로 최대한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하고 싶다면? 둥글고 넓은 면적의 브러시가 답이다.
컨실러의 무한 변신
컨실러가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그저 잡티만 톡톡 가려주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파운데이션 못지않은 역할까지 거뜬히 해내고 있다. 피부 톤 보정이 주역할이었던 파운데이션에 스킨케어 기능이 더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컨실러 역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얼굴의 이곳저곳에 슥슥 발라주면 피부 톤을 싹 정리해주고, 하이라이팅을 준 것처럼 입체감을 살릴 수도 있다. 잘만 쓰면 파운데이션이 필요 없을 정도다. 덕분에 질감도 다양해졌다. 쫀득한 스틱 타입, 봉이 달린 리퀴드 타입, 파운데이션과 같은 질감의 붓펜 타입 등 본인의 피부 타입과 원하는 바에 맞춰 입맛대로 골라 쓸 수 있다. 물론 컨실러는 베이스 삼총사 중 바르기가 가장 까다로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몇 가지만 잘 기억해두면 클러치 속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컨실러의 기본인 잡티를 커버할 때는 손가락으로 두드려 바르기보다 스펀지에 컨실러를 충분히 묻힌 뒤 톡톡 발라줄 것. 파운데이션 대용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T존과 눈 밑, 콧방울 옆, 턱 끝에 선을 긋듯 슥슥 그린 뒤 스펀지를 이용해 펴 바른다. 그런 다음 한 톤 밝은 리퀴드 타입의 컨실러를 T존과 광대뼈 안쪽에서 눈 밑 쪽에 한 번 더 발라주면 입체감까지 살릴 수 있다. 눈 밑 다크서클을 감쪽같이 가리고 싶다면 피부 톤보다 한 톤 어두운 톤으로 커버한 뒤, 한 톤이나 반 톤 정도 밝은 컨실러를 브러시를 이용해 덧발라주되 눈 밑의 삼각형 부분을 따라 넓게 블렌딩하면 눈매가 화사해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컨실러로 피부 표현을 한 뒤 고정력을 높이고 싶다면 파우더가 거의 묻어나지 않는 브러시를 이용해 얼굴 전체를 두 번 정도 쓸어준다.
- 에디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