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염색이 지금처럼 다채로웠던 때가 있었나? 이제 여자들은 화사한 컬러로 머리를 물들이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입맛대로 원하는 컬러를 선택하는 것부터 유지하는 것까지,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게 또 헤어 염색이다. 그래서 모았다, 어떤 상황에도 최적화된 염색 비책.
가을엔
염색을 하겠어요
여자들이 과감해졌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바로 염색 얘기다. 그저 피부색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한 톤 밝게 염색하는 수준이 아니라 카키, 레드는 물론 톡톡 튀는 캔디 컬러로 염색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어졌다. 이는 F/W 시즌의 뷰티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 “세계적인 트렌드 컬러는 파스텔 톤이 바탕이되 본인의 모발 톤과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컬러예요.”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 교육부 김보경의 말이다. 2015 S/S 시즌부터 시작된 이런 분위기는 가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아베다 교육부 최정윤 과장 역시 “한 가지 색으로 통일된 염색보다는 밝은 컬러를 포인트로 모발의 볼륨감을 표현해주는 것이 주를 이룰 것 같네요”라고 덧붙인다. 그렇다고 솜사탕처럼 달콤한 컬러만이 F/W 시즌을 지배하진 아니다. 브라운을 베이스로 핑크, 로즈, 코퍼(구리색을 닮은) 등의 헤어 컬러 또한 트렌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니 아직 캔디 컬러에 도전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 컬러들부터 시작하면 될 터이니 안심해도 좋다.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캔디 컬러가 동양인에게 어울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동양인은 헤어 컬러가 밝아지면 상대적으로 피부 톤이 어두워 보여요. 그런 탓에 흰색이 섞인 파스텔보다 브라운이 섞인 파스텔 컬러로 염색하는 것이 얼굴색도 살리고 자연스러워 보이죠”라고 김보경은 조언한다. 밝은 컬러로 염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 탈색이다. 모발의 베이스가 밝아야 색 표현이 자유롭기 때문. 최근에는 트리트먼트 성분을 함유한 탈색제가 많아졌고, 염색 과정에 더하는 영양제가 있어 탈색으로 인한 모발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탈색’을 하는 건데 모발이 많이 상할까 염려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그런 마음을 헤아려 염색 모발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내 맘에 쏙 드는 헤어 컬러를 고르기 위한 노하우를 정리했다.
컬러
사수하기
염색의 단점은 ‘물’이 잘 빠진다는 것이라고 할 만큼 염색 헤어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컬러를 곱게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모발의 퇴색은 화학 성분이나 열, 자외선, 대기오염, 수분 부족 등이 원인인데 본래의 색을 한 번 벗겨낸 염색 모발이라면 이런 조건에 더욱 취약하다. 헤어 염색도 다른 염색과 마찬가지의 성질을 가진다. 선명한 컬러의 티셔츠가 햇빛과 시간에 의해 점점 색이 바래지 않던가? 염색 모발도 마찬가지. “자외선으로 인한 변색을 방지해야 염색한 모발의 색상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그러려면 영양과 보습을 더해줘야 해요. 이 과정은 모발의 착색을 안정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무척 중요해요. 그러니 산화 방지를 위한 비타민이 들어 있는 케어 제품을 고르세요.” 아베다 교육부 최정윤 과장의 말이다. 잦은 열 드라이어의 사용도 색을 바래게 하는 주범이니 되도록 차가운 바람으로 모발을 건조시키자. 염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사우나나 수영장도 피한다. 사우나의 열기와 수영장 물의 염소 성분이 컬러를 퇴색시키기 때문. 염색 당일에 사용하는 제품도 중요하다. 염색으로 인한 모발의 알칼리 성분을 중화시켜 늘어졌던 모발을 다시 단단하게 조여주고 pH 균형을 맞춰주면 염색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또 하나, 아무리 애프터 케어를 잘한다 해도 염모제는 시간이 갈수록 밝아지는 경향이 있으니 염색 당일 생각보다 색이 어둡다고 실망하지 말 것.
두피도
상처를 입는다
염색의 상흔이 남는 건 모발만이 아니다. 염모제에는 큐티클을 보다 쉽게 벗겨내기 위해 조직을 부풀어오르게 하는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이 두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자극을 받은 두피가 예민해지는 건 당연지사. 게다가 염색 후 제아무리 두피를 깨끗하게 헹군다 해도 염모제의 화학 성분이 두피에 남기 마련이다. 그래서 염색 모발일수록 두피 케어에 소홀하면 안 된다.
한 올 한 올 되살아나는
탄력과 광택
제아무리 염색 과정에서 영양제를 흘러넘칠 만큼 쏟아부었더라도 그 후의 관리에 소홀하면 볏집마냥 뻣뻣하고 푸석해 보이는 모발을 갖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염색의 첫 단계인 탈색은 모발의 단백질 층인 큐티클을 벗겨내는 것이다. 그러니 모발 트리트먼트는 물론 헤어 오일이나 에센스의 사용에 인색한 순간 지푸라기보다 초라한 헤어스타일을 마주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
- 에디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김외밀(Kim Oi Mil)
- 모델
- 황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