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에는 진보한 테크놀로지만이 담기는 게 아니다. 브랜드의 탄생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브랜드의 역사가 더해졌을 때 브랜드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다. 그리고 달팡은 브랜드의 유산을 충실히 계승하는 모습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무릇 귀한 ‘가치’는 소리 높여 주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우직하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줄 때 인정받는 것이 아닌가?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요란스러운 행보보다는 조용하지만 섬세하고, 원칙에 입각
해 행동할 때 신뢰를 확보하고 인정받게 된다. 무엇보다 여자들을 위한 화장품이야말로 이런 접근이 필수다. 그리고 파리 태생의 코즈메틱 브랜드 달팡만큼 이를 잘 보여주는 브랜드도 없다. 1958년 피부 전문가 피에르 달팡의 파리 인
스티튜트에서 시작된 달팡은 독특한 마사지 테크닉과 제품사용 방법, 자연 성분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여자
가 원하는 게 진짜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제안해온 뷰티 브랜드다. 얼마 전 브랜드의 전신인 인스티튜트를 새롭게 단
장해 파리 방돔 광장에 조용하게 문을 연 달팡을 찾아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달팡, 그 감각적인 유산
달팡이 여타 코즈메틱 브랜드와 다른 점은 시대를 앞서간 창립자, 피에르 달팡의 정신에 있다. 그는 1958년부터 인스티튜트를 운영하면서 정말 아름답고 젊은 피부를 위해서는 특별한 마사지 비법으로 피부를 되살아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다양한 트리트먼트 방법을 꾸준히 개발해 전수했고, 달팡의 모든 인스티튜트에서는 그의 비법을 이어받아 모든 뷰티 케어에 활용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페이스 리프팅 효과를 얻게 해주는 딥 마사지, 세럼의 침투력을 높여주는 혈점 마사지 그리고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사용해 림프 순환을 원활히 해 디톡스를 돕는 피토-드레나지 마사지까지, 몸은 물론 아로마테라피로 마음까지 감각적으로 케어해준다.
이런 달팡의 유산을 계승한 것이 달팡의 파리 인스티튜트다. 생토노레 거리 350번지에 위치한 이곳은 루이 15세의
연인이었던 퐁파두르 부인이 살던 저택과 계몽시대 당시 최고의 살롱을 운영했던 소피 콩도르세의 저택 사이에 비
밀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인스티튜트의 문을 열기 위해선 나폴레옹의 연인 조제핀의 조각상과 자그마하지만 따스한
느낌이 가득한 정원을 지나야 하는데, 이는 다른 뷰티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험이다. 달팡 인스티튜트의 내
부 역시 요란스럽지 않다. 에센셜 오일의 은은한 아로마 향이 가득한 인스티튜트 안은 매장이 아닌 마치 개인 살롱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늑하고 따뜻하다. 이런 섬세함은 테라피스트에게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무려 40년 넘는 동안 이곳을 찾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달팡은 화려하게 치장하지도 요란스럽게 자랑하지도, 과도하게 우쭐대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데, 이런 면모는 왠지 무심한 아름다움이라 일컬어지는 파리지엔을 떠올리게 한다. 그야말로 삶에 녹아 있는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달팡은 고즈넉한 장소에 보물같이 숨어 있는 달팡 인스티튜트를 닮은 장소들로 우리를 이끌어 물론 이런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브랜드의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프렌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조심스럽게 안내했으니 향유하는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 에디터
- 뷰티 디렉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KIM HEE JUN
- 모델
- 문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