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센 강만 따라 걸어도, 도심 속 공원을 부유해도 마냥 좋을 파리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중세 시대 귀족의 고성에서 꿈 같은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파리를 즐기는 또 다른 방식이다. 더불어 영화 속에서처럼 근사한 로맨스가 내게도 생길 것만 같은 그곳, 바로 생 제임스 파리 호텔이다.
파리에서 호텔을 고를 때는 콘셉트를 확실히 정하고 시작하는 편이 좋다. 도심과 가깝지만 좁고 답답한 호텔을 견뎌낼 것인가,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넓고 탁 트인 고성에서 지낼 것인가. 전자, 후자 모두 어느 게 좋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는 호텔이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중세 시대 귀족이 사용하던 고성을 호텔로 개조한 곳에 붙는 샤토 호텔 마크. 그 마크가 붙은 생 제임스 파리 호텔이 딱 그렇다. 보통 고성은 시내 외곽에 위치해 샤토 호텔 마크가 붙어 있는 대부분의 호텔은 중세 시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근사하긴 하지만 이동을 고려하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게 단점. 하지만 파리 시내에 있는 유일한 고성 호텔 생 제임스 파리는 개선문과 샤요 궁에서 걸어서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파리의 부촌, 16구 심장부에 있다).
한편 생 제임스 호텔의 객실은 인테리어가 다 다르다. 초현실주의적인 아티스틱한 객실, 패셔너블한 여인이 열광할 만한 레오퍼드 객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우아한 객실 등 서로 다른 인테리어로 이루어진 48개의 룸이 다르면서 또 조화를 이룬다. 100여 년 전에 지은 건물을 유지하면서 유니크한 인테리어로 내부를 꾸민 특별함 덕분에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한다는 점도 특징. 한편 생 제임스 호텔은 점심시간이면 호텔 앞으로 진풍경이 펼쳐진다. 정문까지 빼곡하게 방문객의 자동차로 채워지는데, 이는 미슐랭 가이드 별 3개에 빛나는 레스토랑을 방문한 이들의 차량.
더불어 밤이 되면 또 한번의 독특한 경험이 가능한데, 서재같이 꾸며놓은 멋진 바에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생 제임스 파리 호텔에서의 하루는 마치 고성에서의 럭셔리한 하루를 선사해줄 것이다. 영화 <미드나잇 파리>, 혹은 <귀여운 여인>에서처럼 기적 같은 일이 당신에게 올지 모른다. 생 제임스 파리 호텔에서라면 우리는 누구나 우디 앨런 영화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 룸은 495유로부터, 레스토랑 식사는 평균 75유로부터, 브런치는 65유로, 바에서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은 15-20유로.
- 에디터
- 김신(Kim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