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파티 시즌이 돌아왔다. 먹고 마시는 즐거움만큼이나 치장하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헤어 & 메이크업 팁에 대한 리포트.
극적인 헤어 판타지
파티 룩의 화룡점정은 단연 헤어스타일이 아닐까? 단순하지만 한껏 공들인 미니멀한 메이크업이 초라해 보이지 않게 해주는 구원 투수는 근사한 오트 쿠튀르 드레스가 아닌 섬세하게 매만진 헤어다. 매혹적인 레드 립 하나를 바르는 것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긴 하지만 공들인 보람을 파티장에서 누릴 수 있는 것 또한 헤어스타일의 힘이다. 자, 그렇다면 시즌 트렌드에서 도움을 받아볼까? 손쉬운 첫 번째 포인트는 깊게 탄 옆 가르마다. 알렉산더 왕이나 존 갈리아노, J.W. 앤더슨을 보자. 자칫 해쓱해 보일 만큼 색감을 최대한 배제한 얼굴이 초라하긴커녕 시크해 보인 건 옆 가르마의 힘이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올랜도 피타는 “모발을 두상에 최대한 붙일수록 옷을 갖춰 입은 느낌이 나지요”라고 조언한다. 한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헤어 글로스를 발라 마치 투명 네일 래커를 바른 듯 윤기가 자르르 흐르도록 연출해야 멋져 보인다. 두 번째 포인트는 약간의 과장이다. 알렉산더 매퀸의 백스테이지에서 귀도 팔라우가 보여준 두상을 따라 촘촘히 땋아 올린 헤어만큼이나 파티에 제격인 것이 있을까. 포니테일 역시 과장이란 양념이 필요하다. 머리채 중간중간 끈으로 묶어준 발렌티노 쇼처럼! 과감해지는 것을 두려워 말자. 일 년에 단 한 번,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꿈꾸던 뷰티 판타지를 실현해볼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우아한 글리터 뷰티
파티에 간다고 일명 ‘반짝이’ 가루를 범벅 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다르다. 다채로운 입자와 색감의 펄 가루가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으니 말이다. 현란하게 반짝이기보다 차분하게 빛을 발하는 광채에 열광했던 몇 시즌간의 트렌드에 밀려 조용히 숨 죽였던 글리터가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디올 백스테이지를 진두지휘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는 볼드한 라인을 그린 뒤 블루 혹은 그린 색의 글리터를 채워 아이라인을 완성했다. 구조적인 라인과 만난 글리터는 날렵해 보이기까지 했으니 반짝이는 촌스럽다는 편견은 버리도록. 글리터가 가진 또 하나의 미덕은 손이 덜 가면서도 메이크업 효과를 극대화시켜준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법칙이 있다. 하나의 컬러만 사용할 것! 메이크업 아티스트 샬롯 틸버리는 도나 카란 쇼에서 모델의 얼굴에 실버 글리터 하나만 사용해 미래적이면서 동시대적인 모던함을 부여했고, 톰 페슈는 알투자라의 백스테이지에서 골드 글리터를 마치 아이라인을 그리듯 쌍꺼풀 부분에만 얹은 뒤 누드 립을 발라 글리터가 우아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물론 글리터가 눈가에만 머무르란 법은 없다. 로다테 쇼를 참고하자.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시머를 입술산과 아랫입술 중앙에 터치해 입술의 볼륨을 살려주는 정도로 만족하자. 자, 올겨울엔 현란해져도 좋다.
- 에디터
- 뷰티 디렉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제이슨 로이드 에반스, 서원기
- 문의
- 로라 메르시에 02-514-5167, 미쟝센 080-023-5454, 모로칸오일 1666-5125, 바비 브라운 02-3440-2781, 에스티 로더 02-3440-2772, 디올 02-3438-9631, 아베다 02-3440-2905, 메이크업 포에버 080-514-8942, 샤넬 02-3708-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