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S 서울 패션위크에서 10개의 뷰티 브랜드와 10명의 디자이너가 만나 제안한 뷰티 룩! 그 뜨겁고 숨 가빴던 2015 S/S 서울 패션위크 백스테이지의 일주일간의 기록이 여기 있다.
AVEDA + LOW CLASSIC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은 이명신의 로우 클래식.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테마 아래 특유의 간결하고 미니멀한 무드는 고수하되 스트리트 감성으로 감칠맛을 더한 룩을 선보였다.
‘아메리칸 드림걸’로 분한 백스테이지의 모델들은 마치 꿈을 향해 퍼덕퍼덕 날갯짓하는 소녀들처럼 사뭇 진지했고, 동시에 분방한 매력을 풍겼다. 여기에 아베다 헤어 팀이 준비한 가발 또한 감초로 작용했다. 영화 <제5원소>의 밀라 요보비치를 연상시키는 미디엄 길이의 붉은색 헤어는 모델들의 캣워크를 배경음악 삼아 연신 제멋대로 흩날리며 시선을 끄는가 하면, 반항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쇼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MAC + STEVE J & YONI P
극도의 화려함과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르네상스 시대의 유산들, 그리고 현대 대중문화의 하나인 그라피티 아트. 스티브 J & 요니 P의 이번 컬렉션은 전혀 섞일 것 같지 않은 상반된 두 개의 이미지를 하나로 재구성한, 일명 ‘21세기 르네상스’를 주제로 펼쳐졌다. 고대 석상과 식물로부터 영감을 받은 화려한 프린트와 베일, 프릴 디테일은 랩스커트, 스냅백, 오버사이즈 아우터들과 교묘하게 어우러져 반항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런 무드는 뷰티 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미 수차례 호흡을 맞춘 맥프로팀이 이번 컬렉션을 위해 선택한 건, 눈 밑 관자놀이부터 치크까지 완벽하게 복숭앗빛으로 물든 퓨어 메이크업. 화장을 마친 모델들은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작품에서 튀어나온 듯 청초한 어린 소녀로 변신해 있었다.
BENEFIT + KWAK HYUN JOO COLLECTION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람은 눈물을 흘린다’는 심플한 명제에서 출발, 인간뿐 아니라 도시나 자연도 물의 흐름을 통해 생명력을 갖는다는 주제로 펼쳐진 곽현주 컬렉션. 눈과 눈물, 물과 수도꼭지 등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런웨이 위를 수놓았다. 여기에 정점을 찍은 건 뷰티 룩이다.
벌써 다섯 시즌째 곽현주 컬렉션의 백스테이지를 책임진 베네피트 메이크업 팀은 핵심 테마인 ‘눈물’을 보다 강조하기 위해 베네피트의 신제품 ‘블링 브라우’를 묘수로 사용했다. 눈가 바로 아래에서 반짝이는 크리스털은 마치 굵은 눈물이 흐르는 듯한 재미를 더해주었고, 베네피트에서 선보인 일명 ‘러블리 섹시룩’과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특유의 요염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SHU UEMURA + JAIN SONG
디자이너 송자인의 옷은 심플하지만 단조롭지 않으며 섬세하게 화려하다. 이번 시즌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날 둣한 정갈한 코튼 셔츠, 반듯하게 펴진 리넨 소재의 침구들, 바람에 따라 너울거리는 섬세한 레이스를 그대로 옮긴 듯 로맨틱하고 소녀적인 룩의 향연을 보여준 제인송 컬렉션.
슈에무라 메이크업 팀은 여기에 물기를 머금은 듯 투명한 광채 피부 메이크업을 더해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맨 얼굴처럼 보이지만 ‘노메이크업’은 아닌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손길은 마치 계산된 듯 정확하고 기민하게 움직였고, 극도로 내추럴한 색상만이 더해졌음에도 모델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하게 빛나 보였다.
ESTEE LAUDER + MISS GEE COLLECTION
잠시 시간이 멈춘 듯 그 어떤 소리도 움직임도 없는 고요함을 표현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이번 시즌 미스지콜렉션은 ‘The Unconscious Area(무의식의 영역)’이라는 주제로 극도로 고요하고 정적인 무의식의 순간을 담아냈다. 카키, 그레이, 베이지 등의 뉴트럴 컬러가 리넨과 코튼, 시폰 소재 위로 펼쳐지고, 노랑과 파랑, 녹색 등의 원색이 기꺼이 악센트로 작용하면서 마치 대자연을 표현한 듯한 대담함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에스티 로더 메이크업 팀이 함께했다. 채도를 최대한 낮추되 명도를 높여 화사함을 살린 피부는 내추럴한 패브릭을 닮은 듯 부드럽고 매끄러웠으며, 양볼과 입술, 손톱 위로 약간의 핑크빛 터치를 더하자 룩은 더욱 우아하고 풍성해졌다.
-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송시은, 김희진
- 포토그래퍼
- 엄삼철, 서원기, 박종원
- 어시스턴트
- 윤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