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되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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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배우 = 발 연기 라는 공식을 아직도 갖고 있는지. 임시완과 도경수의 최근 출연작 <미생>과 <카트>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도경수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인 도경수가 노희경 작가의 <괜찮아, 사랑이야>의 한강우 역할에 캐스팅되었을 때 수많은 이들이 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인기 아이돌이니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쉽게 배역을 차지했을 거라는 억측이 있었지만 도경수와 한강우의 싱크로율은 예상보다 높았다. 오히려 사전 정보가 없던 사람들은 그를 실력 있는 신인 연기자라고 생각했을 정도.

그의 두 번째 작품인 영화 <카트>는 마트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여기서 도경수는 겉으로는 까칠해 보이지만 엄마(염정아 분)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학여행 비를 모으는 속 깊은 아들 ‘태영’으로 등장한다. 리얼한 모자연기 때문일까, 염정아와 도경수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나올 때면 유독 눈가가 뜨끈해진다. 결코 가볍지 않은 영화 주제와 문정희부터 천우희까지, 연기파 배우라 불리는 출연진 사이에서 도경수는 이번에도 호평을 받을 수 있을까? 11월 13일 개봉에 앞서 열린 시사회 반응은 긍정적이다. 올해 연말에는 가요 시상식과 연기 대상 두 곳에서 그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본다.

<카트>의 주제곡 ‘외침’ 뮤직비디오

임시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가장 큰 소득은 ‘임시완’일 거다. 허염의 아역을 맡은 그는 적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임시완의 두 번째 발견은 영화 <변호인>이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그저 곱상한 얼굴을 한 배우가 아닌, 보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물론 그의 외모는 80년대를 풍미한 장발과 고루한 체크 남방 속에서도 빛났지만.

요즘 임시완은 원 인터내셔널 영업 3팀에 근무 중이다. 수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웹툰 원작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로 열연 중인 것. 드라마 속 장그래가 아무것도 모르는 낙하산 인턴에서 점차 영업 3팀에 필요한 인물로 성장해 나가듯 그 역시 배우로서의 기량을 차곡차곡 다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남들과 질과 양이 다른, ‘쌔삥한 신상’인 자신의 노력을 팔겠다고 호언장담한 장그래와 임시완의 모습은 여러 부분이 겹쳐 보인다. 연기력과 외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임배우’. 이제 스물다섯인 그가 앞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2013년 3월호 <W Korea> 임시완 인터뷰 [보러가기]

에디터
디지털 에디터 / 강혜은(Kang Hye Eun)
COURTESY
tvN, (주)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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