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우아함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두 개의 단어가 있다. 흐트러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글래머러스’한 여인과 날카로움이 살아 있는 ‘모던’한 여인.
농밀한 이탤리언 뷰티
지금 얘기하는 글래머러스한 우아함이란 이탈리아 여자에 가까운 모습이겠다. 유려한 곡선의 잘 그린 눈썹과 눈꼬리를 뾰족하게 살린 아이라인, 파우더로 곱게 마무리해 보송보송한 피부까지, 모든 점에 있어 빈틈이라곤 없는, 늘 잘 가꾸어진 모습이다. 장 폴 고티에와 베르사체의 뮤즈들이나 이것만으로는 모자란 듯 타조 깃털로 장식된 챙 넓은 모자로 성장한 랑방의 뮤즈들을 떠올려보라. 어설픔이 가져오는 풋내 대신 농염함으로 무장한 숙녀들이 시선을 사로잡지 않던가!
피부는 인위적인 광이 아니라 속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광채를 위해 파운데이션을 소량 덜어내어 납작한 파운데이션 브러시로 펴 바른 뒤, 도톰한 파운데이션 브러시를 이용해 피부 위에 원을 그리듯 마무리한다. T존의 유분기는 가루 파우더로 살짝 눌러서 처리할 것. 아이펜슬을 이용해 눈썹의 빈 곳을 꼼꼼히 메워주면서 눈썹산도 살리고, 눈꼬리는 캣츠 아이마냥 아이라이너로 한껏 올려준다. 쿠튀르를 입은 듯 정제된 고급스러움을 더하고자 한다면 입술에는 누드 톤을, 관능적인 묘미를 더하고 싶다면 레드 컬러를 입히자. 이런 룩은 대담하고 관능적일수록 우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급스러움, 바로 그것이다.
자유분방한 터치의 브릿 걸
물론 이와 정반대의 모습도 있다. 쓱 훑어만 봐도 신경 썼다는 흔적이 보이지만 숨도 조심스레 쉬어야 할 것 같은 완벽한 우아함과는 다르다. 허리를 옥죄던 벨트를 풀었을 때 탁하고 내쉬는 숨처럼 흐트러진 면모가 보인다. 마리안느 페이스풀이나 케이트 모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겠다. 번진 듯 아닌 듯한 브라운과 회색빛의 스모키 아이와 페일한 누드 립 말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는 “언더래시까지 완벽하게 강조한 얼굴은 60년대를 떠올리게 하죠”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한 60년대는 첼시 룩과 모즈 룩이 공존한, 모던한 60년대 브릿 걸의 모습이다. 로다테에서는 첼시 룩의 전형을 엿볼 수 있으며, 톰 포드와 피터 솜, 구찌의 뮤즈는 록적인 무드가 살짝 가미된, 어딘가 보이시해 보이기도 하는 쿨한 런던 걸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브릿 걸의 백미는 손으로 대충 빗어 넘긴 듯 흐트러진 헤어스타일. 헤어스타일리스트 올랜도 피타는 “옆가르마를 탄 뒤 이마를 타고 자연스럽게 흘러 넘어가게 하세요. 이때 손가락을 이용해도 좋아요”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아이론을 이용해 모발의 중간중간에 마치 꺾인 듯한 모양새의 불규칙한 컬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런 뒤 손가락 끝에 왁스를 묻혀 모발을 비비면서 형태를 잡아 마무리하자.
- 에디터
- 뷰티 디렉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JASON LLOYD-EVANS, InDigital Media, 서원기(Seo Won Ki, 제품)
- 문의
- 조르지오 아르마니 02-3497-9811, 프레쉬 080-822-9500, 톰 포드 02-3440-2945, 시슬리 02-3438-3928, 샤넬 02-3708-2007, 맥 02-3440-2782, 디올 02-3438-9631, 랑콤 080-022-3332, 비디비치 080-516-1616, 나스 080-564-7700, 헤라 080-023-5454, 입생로랑 02-3497-9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