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유년시절을 꿈에 빠진 패션 세계.
어릴 적엔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또각거리는 하이힐을 신은 채 거리를 누비고 반짝이는 주얼리를 귀에 건 채 사랑을 속삭이고도 싶었다. 영화 <빅>의 톰 행크스가 그러했듯 어른의 세계는 재미보다는 치열함과 외로움이 공존한다는 걸 그 땐 몰랐다. 어느 순간, 어설픈 어른이 되어 그리워한 건 수트를 입은 톰 행크스가 아닌, 대형 피아노 건반 위에 올라 서서 춤추듯 연주를 하며 웃음을 터트리는 영화 속 열세 살 난 개구쟁이 조쉬의 모습이란 사실도. 이처럼 동심을 꿈꾸는 건 이번 시즌 패션계도 마찬가지다. 세상만사 걱정 없는 순수한 웃음을 동경하는 어른들은 추억을 되살려 꿈의 옷장을 열었다. 그 결과 소녀 취향을 자극하는 로맨틱한 슈즈와 스파클링한 펄로 뒤덮인 백, 그리고 포근한 봉제 인형을 연상시키는 동물 모티프의 가죽 액세서리 등이 다정한 파트너로 등장했다. 그러니 때론 강한 척, 우아한 척 해야 하는 긴장감을 내려놓고, 패션이 주는 달콤함과 화려함에 취해 마음의 위안을 받아보면 어떨까. 가끔은 유치해도 괜찮아, 라고 당당하게 되뇌면서.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박연경(Park Youn Kyung)
- 포토그래퍼
- 정용선
- 세트 스타일리스트
- 김민선(Treviso)
- 어시스턴트
- 한지혜
- 문의
- 생 로랑 by 에디 슬리먼 02-549-5741, 스와치 02-752-9548, 미우 미우 02-3218-5313, 멜리사 02-515-4647, 에르메스 02-545-1223, 디디에 두보 02-3438-6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