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드로잉 백서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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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단조로운 선에 색과 호흡을 입혀 패션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의 일러스트레이터 세 명과 나눈 이야기.

현대판 앤디 워홀, 도널드 로버트슨 (Donald Robertson)

알록달록한 개퍼 테이프와 판지, 과자봉지 등을 재활용한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럭셔리 브랜드의 패러디 작품을 포스팅해 단숨에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오른 일러스트레이터 도널드 로버트슨. 에이즈 예방 메시지를 전하는 맥의 립스틱 캠페인 비바 글램의 창시자이자 콘데나스트 매거진의 아트 디렉터, 바비 브라운 코즈메틱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지금은 에스티 로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그는 키치하고 예술적인 감각을 과시하며 현대판 앤디 워홀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1. 알록달록한 팔레트와 키치한 감성, 럭셔리 브랜드의 패러디가 조화를 이룬 그의 작품 세계.2. 개퍼 테이프를 활용한 작업.

1. 알록달록한 팔레트와 키치한 감성, 럭셔리 브랜드의 패러디가 조화를 이룬 그의 작품 세계.
2. 개퍼 테이프를 활용한 작업.

<W Korea> 인스타그램(@DonaldDrawbertson)을 통해 당신 의 일러스트를 접한 순간 매료되어 열성적인 팔로어가 되었다. 순식간에 6만여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게 된 인스타그램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Donald Robertson 1년 전쯤 아이폰을 사자마 자 인스타그램을 다운받았고 ‘Drawbertson’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구글에 내 이름을 검색하면 첫째 날부터 지금까지 작업한 것을 모두 볼 수 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손이 아플지도 모르지만!

알록달록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가득한 당신의 인스타그램은 굉장히 흥미롭다. 매일 새로운 포스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하루에 몇 개 정도 작업을 하나?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린다. 사실 굉장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이 모든 걸 다 올리지는 않지만 하루에 4개 정도 작품을 꾸준히 포스팅한다.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을 올리기 때문에 팔로어들도 지루하지 않을 거다.

현대판 앤디 워홀이라고 불 리는 당신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나와 앤디 워홀을 비교한다. 워홀은 나에게 풍부한 영감을 제공하는데, 특히 그의 초기 일러스트레이션을 좋아한다. 그와 나의 공통점은 셀렙이 쿨한 테마라고 생각한다는 점인데, 그가 살아 있었다면 인스타그램을 좋아했을 게 분명하다.

샤넬, 루이 비통, 에르메스 등 럭셔리 브랜드의 패러디 작품이 독특하다. 이런 작품들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지금은 에스티 로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 때문에 아시아를 자주 방문한다. 바비 브라운에서 일하던 시절에는 늘 한국에 있었는데, 한국에서 멋진 스토어들을 방문하고 나니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졌다. 이 모든 것이 다 한국 탓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먹던 갈비가 너무 그리워서 한국에 가고 싶을 정도다.

당신의 작품에 영감을 주는 것과 그 영감이 작품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설명해준다면?

나는 일상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만약 퍼렐 윌리엄스가 콘서트에서 여자들의 샤넬 재킷을 입는다면 그것을 그리고 싶어질 거다. 또 내 아이들과 아내를 관찰하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당신이 만든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하나를 꼽을 수는 없다. 구글 창에 내 이름을 넣고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내 그림과 전시회 사진들이 격자처럼 작게 모아져 나오는 것이 재미있다. 작품 하나가 아니라 전체를 모아놓았을 때 임팩트가 있는 것 같다. 마치 행위예술처럼 말이다.

키치한 입술 프린트와 플라멩코 패턴 등을 탄생시킨 자일스 디컨과의 협업이 인상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하게 됐는지?

자일스 디컨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그의 옷은 창의적이고 위트가 넘쳐서 정말 좋아하는데, 특히 하이엔드 쿠튀르와 펑크 문화를 과감하게 조합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그가 무언가를 제안하면 항상 멋진 결과가 나올 것임을 알기에 언제나 흥분된다.

매거진 에디터인 당신의 아내와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것 같다.

나와 아내는 얼마 전 바이킹 (Viking)과 계약을 했고, 그녀는 나의 기린 그림(Mitford)에 기반한 책을 썼다. 이 책은 유행을 앞서가는 아이들이나 패셔너블한 키덜트를 위한 책이다. 하지만 누구든 이 책을 보면 사랑스러운 기린 캐릭터에 반하게 될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포스팅된 당신의 작품을 리그램한 사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사람들이 내 작품을 리그램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건 토스트와 케첩을 이용해 퍼렐 윌리엄스와 꼼데가르송의 협업 작품을 패러디한 것을 퍼렐이 리그램한 것이다. 그 무엇도 이보다 좋을 순 없다! 하지만 레이 가와쿠보가 왜 아직까지 내게 연락을 안 했는지는 의문이다. 하하.

당신의 작품은 하이패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카린 로이펠드의 팬이고, 그녀의 매거진인 CR 패션 북을 위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또 내 인스타그램은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테마가 필요한데, 패션이 바로 그 답이 되어준다. 한국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포진된 수많은 팔로어들이 내 작업의 패션적 요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포스팅하는 것이 즐겁다.

3. 과자봉지를 재활용한 그의 유머러스한 작업.4. 더블유 코리아에 보내온 그의 일러스트.5.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로버트슨의 모습.

3. 과자봉지를 재활용한 그의 유머러스한 작업.
4. 더블유 코리아에 보내온 그의 일러스트.
5.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로버트슨의 모습.

에디터
패션 에디터 / 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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