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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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미모의 여성, 루시와 홍상수의 세계에 발을 들인 카세료의 이야기까지.

뤽 베송 /<루시><인디와이어>는 뤽 베송의 <루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올여름의 가장 똑똑하게 멍청한 영화’. 줄거리를 훑어보면 무슨 의미인지 대략 짐작이 간다. 악랄한 미스터 장(최민식)이 이끄는 갱단에게 납치돼 신종 마약의 운반책 노릇을 하던 주인공의 몸에서 약봉지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덕분에 자신의 뇌 사용량을 늘릴 수 있게된 루시는 자신의 신체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과 사물까지 통제하기에 이른다. 황당한 설정을 덮어주는 건 막무가내로 폭주하는 액션의 쾌감과 할리우드의 가장 흥미로운 초인 중 한 명이 되어가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이다.

우문기 /<족구왕>신분 : 식품영양학과 복학생, 학점 : 2.1, 스타일 : 여자가 싫어하는 스타일. 변변한 구석이라고는 찾기 힘든 이 캐릭터가 바로 <족구왕>의 주인공 홍만섭이다. 하지만 그 투박한 모습에 어쩐지 퀸카 안나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그는 사랑을 얻고자 전직 국대 축구선수인 강민이 소속된 최강 해병대팀과 족구 대결을 벌이게 된다. 세상의 기준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한데 어울려 작은 반전을 도모한다는 다소 전형적인 얼개의 코미디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능숙하게 호흡을 조율하는 연출의 힘이 만만치 않다는 소문이 들린다. 

웨스 볼 /<메이즈러너>자신의 이름 외에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토마스가 미로의 한복판에서 깨어난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된 다른 소년들의 설명에 의하면, 매일 밤 살아 움직이는 미로에서 탈출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한 소녀의 도착을 계기로 이들은 위험을 무릅쓸 결심을 한다. 얼핏 빈센조 나탈리의 <큐브>를 연상시키는 웨스 볼의 <메이즈러너>는 제임스 대시너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미스터리 성격이 짙은 이야기의 흡인력이야말로 다른 영어덜트 문학 원작 프랜차이즈에 비해 이 영화가 갖는 장점이다.

홍상수 /<자유의 언덕>건강을 위해 요양을 한 뒤 서울로 돌아온 권은 옛 직장에 들렀다가 자신에게 남겨진 두툼한 편지 한 통을 건네받는다. 2년 전 그녀에게 청혼했던 일본인 강사 모리의 글이다. 실수로 손에서 놓친 편지들은 쓰여진 순서를 알 수 없게 뒤섞여버린다. 홍상수의 영화에서 줄거리는 일종의 핑계처럼 느껴진다. 결국 그의 주인공들은 또다시 술을 마시고, 모호한 대화를 나누고, 결말 같지 않은 결말을 맡게 될 것이다. 점점 더 에릭 로메르를 떠올리게 하는 작가의 전과 비슷한 듯 다른 신작. 이자벨 위페르, 제인 버킨에 이어 홍상수의 세계에 비집고 들어선 이방인은 카세 료다.

뤽 베송 /
<루시>
<인디와이어>는 뤽 베송의 <루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올여름의 가장 똑똑하게 멍청한 영화’. 줄거리를 훑어보면 무슨 의미인지 대략 짐작이 간다. 악랄한 미스터 장(최민식)이 이끄는 갱단에게 납치돼 신종 마약의 운반책 노릇을 하던 주인공의 몸에서 약봉지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덕분에 자신의 뇌 사용량을 늘릴 수 있게된 루시는 자신의 신체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과 사물까지 통제하기에 이른다. 황당한 설정을 덮어주는 건 막무가내로 폭주하는 액션의 쾌감과 할리우드의 가장 흥미로운 초인 중 한 명이 되어가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이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정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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