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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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가게의 2호점 두 군데가 아래 위층으로 나란히 문을 열었다. 어딘가 하면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 연남동이다.

오래된 것과 새 것의 적절한 조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과 카페 대신 개성과 자존심이 있는 작은 가게, 산책하듯 거닐 수 있는 골목들. 연남동은 대단한 기세로 커가는 중이지만 아직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 만큼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연남동 한가운데에, 8월 초 새로 문을 연 2호점 두 군데가 성장의 기세를 보탰다. 229-67번지의 제법 넓은 2층 주택을 개조해 한 층씩 나눠 쓴다. 1층의 소이연남은 인근에서 무섭게 성공한 태국 음식점 툭툭누들타이의 세컨드 브랜드인 국수 전문점이다. 소이가 태국어로 ‘길’이라는 뜻이니 가게 이름은 ‘연남로’ 정도의 뜻이 되겠다. 가느다란 면에 푹 익힌 아롱사태 국물이 진한 태국식 소고기 쌀국수가 주메뉴며, 여기에 파파야 샐러드인 쏨땀, 돼지고기 꼬치 구이와 소주나 맥주 같은 주류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2층의 브레드랩은 처음 시작한 여의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연남동에 2호점을 낸 케이스. 오래된 주택의 빈티지한 내부를 살린 인테리어가 멋지며, 역시 연남동의 작지만 힘있는 가게인 커피 리브레의 원두로 내리는 커피가 곁들여져 카페 역할을 톡톡히 한다. 1층에서 쌀국수를 먹고 2층에서 디저트를 즐 기거나 2층의 빵봉투를 들고 1층에 줄을 선 모습은 연남동 229-67번지의 소이연남과 브레드랩에서 흔한 풍경이 되었다. 흥하는 빙수 집 옆에 또 빙수 집이 들어서는 식이 아니라 조금씩 다른 가게가 공존해서 서로의 영역을 해치지 않으며 방문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아마 다른 동네들과 비교해 연남동의 롱런을 기대하게 되는 건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일 것이다.

연남동 229-67번지. 마당 딸린 주택을 개조한 건물 1층은 태국식 쌀국수 전문점 소이 연남, 2층은 건강한 빵집 브레드랩이 나눠 쓴다.

연남동 229-67번지. 마당 딸린 주택을 개조한 건물 1층은 태국식 쌀국수 전문점 소이 연남, 2층은 건강한 빵집 브레드랩이 나눠 쓴다.

2개의 방과 테라스까지 좌석이 넓어 머무를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인 브레드랩의 공간.

2개의 방과 테라스까지 좌석이 넓어 머무를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인 브레드랩의 공간.

태국의 길거리 식당에 들른 듯한 소이 연남의 내부.

태국의 길거리 식당에 들른 듯한 소이 연남의 내부.

에디터
황선우
포토그래퍼
김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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