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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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스튜어스 베버스를 만났다. 그의 손길이 닿은 새로운 코치를 보기 위해서였다. 알고 있던 코치보다 백 배는 매력적이고 천 배 더 사랑스러운 베버스표 코치에 푹 빠져 돌아왔다.

1. 부드러운 감촉과 고급스러운 가죽의 질감이 돋보이는 오버사이즈의 무통 코트 시리즈. 2. 영감을 받은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튜어스 베버스. 3. 스포티하고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코치의 새로운 컬렉션.

1. 부드러운 감촉과 고급스러운 가죽의 질감이 돋보이는 오버사이즈의 무통 코트 시리즈. 2. 영감을 받은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튜어스 베버스. 3. 스포티하고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코치의 새로운 컬렉션.

무언가를 창조하고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까다롭고 어려운 일이 있다. 바로 기존의 틀을 유지한 채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것. 이런 재탄생의 미학이 가장 많이 발현되는 곳이 바로 패션 그라운드다. 명망 있는 브랜드의 수장이 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전통과 역사를 존중하면서도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선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난도의 작업을 능숙하고 세련되게 완성한 인물이 있다. 바로 지난 6월 중순, 도쿄에서 열린 코치의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만난 스튜어스 베버스다.
미국의 일상적인 장소와 사람들의 모습을 덤덤하게 포착한 사진가 조엘 스턴필드의 시골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미국으로의 여행’을 주제로 잡은 그는 야구 글러브를 제작하던 코치의 브랜드 역사와 가죽을 다루는 기술을 활용한 토털 컬렉션을 선보였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실용적이고 친숙한 백 브랜드 코치’가 아니라 고급 가죽으로 만든 아우터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드레스, 스포티한 백과 투박한 부츠 등이 어우러진 쿨한 스타일의 브랜드, 코치로 변모시킨 것. 그는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친절하고 상세하게 코치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해 설명했다. 입구에 걸려 있던 조엘 스턴필드의 사진 속 풍경인 저물녘의 시골 마을을 감싼 브라운빛 색조는 레드, 브라운과 베이지, 검정으로 그러데이션되는 가죽 퍼레이드로 표현되었고, 넉넉한 무통 코트나 더플 버클이나 후드, 큼직한 주머니 등 스포티한 요소가 섞인 코트에서는 건강하고 활기찬 무드가 전해졌다. 또, 간결한 셔츠나 새틴 블라우스, 미니스커트 등에서는 뉴욕의 실용적 스타일이 묻어 나왔다. 여기에 록 느낌이 가미된 투박한 부츠, 프린지 장식의 빅 백 등을 매치해 가죽을 다루는 그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해 젊고 강인한 느낌을 선사했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완벽하게 세팅한 코치의 새로운 2014 F/W 컬렉션은 최근에 접한 어떤 컬렉션보다 탄탄하고 알찬 구성이었고, 각각의 아이템은 탐날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간 브랜드가 백을 통해 전한 쉽고, 편하고 자유로운 뉴요커 이미지를 스타일 전반으로 확장시킨 코치의 뉴 룩은 그전에 선보인 브랜드의 수많은 백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새로웠고 압도적이었다. 코치에 신선한 숨결을 불어넣은 능숙한 스타일 전문가, 스튜어스 베버스표 코치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김한슬
기타
COURTESY OF 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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