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무언가를 감추는 것보다 드러내는 것이 더 어렵다. 스타일에 있어서는 더더욱. 아크릴 소재를 활용한 ‘속 보이는 패션’이 주장하는 건 결국 이러한 속내를 드러내는 당당한 자신감이 아닐까. 하지만 쇼장을 누비는 안나 델로 루소가 아니기에 남세스러운 시스루 룩은 절대 못 입겠고, 가방 안에 온갖 잡동사니를 모두 다 내보이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는 당신. 그렇다면 사려 깊게 파우치를 넣은 아크릴 클러치나 청량감을 더한 굽의 슈즈, 혹은 당신의 부드러운 속살을 드러낼 투명한 주얼리만으로도 충분히 투명의 미학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또 하나 이러한 액세서리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바로 한가로운 해변가라는 사실을 상기할 것. 짜릿한 발포 맥주의 풍성한 거품을 연상시키는 바닷물이 빛나는 모래알 위로 밀려들어올 때, 더없이 맑고 투명하게 빛을 발하며 자유롭게 몸을 적시는 이 주인공들은 바야흐로 당신의 가장 뜨겁고 찬란한 계절을 풍성하게 해줄 테니까 말이다.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박연경(Park Youn Kyung)
- 포토그래퍼
- 정용선
- 스탭
- 어시스턴트 / 한지혜
- 기타
- 라꼴렉시옹 02-6905-3775, 쟈니헤잇재즈 02-545-1261, 미우미우 02-3218-5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