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흥미롭고 예쁜 것들이라면 알 만큼 아는 사람들이 더블유의 SNS에서 머리를 맞댔다. 불금을 위한 맛집부터 월급 도둑질용 즐겨찾기 목록까지, 미처 몰랐던 게 섭섭하고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싶은 정보들이 그득하게 쌓였다. 원하는 대로 공유하거나 리트윗하셔도 좋아요. 우린 관대하니까.
Q1 번듯한 인테리어보다 맛깔스러운 음식에 더 신경을 쓰는 곳, 그리고 주머니가 가벼울 때도 부담 없이 취할 수 있는 곳 알고 계신가요? 불금에 찾으면 딱일 것 같은 가게들 좀 귀띔해주세요.
-프랜차이즈라 좀 그렇지만, 서교동의 짬뽕필락은 훌륭해요. 볶음밥을 그렇게 고슬고슬하고 불맛 나게 볶아주는 집 오랜만이었고요, 주 메뉴 짬뽕 중에선 흰 짬뽕을 먹어봤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해물과 돼지고기를 모두 사용한 육수가 기분 좋은 맛을 내더군요.
-건대 앞 매화반점요. 꿔바로우, 가지 튀김, 양꼬치가 일품!
-맥주 한잔하고 싶을 때는 서교동 펍원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펍원, 크래프트원, 바틀원 등 다양한 콘셉트의 맥주 점포를 확장해가시는 사장님의 첫 맥주집인데요. ‘맥덕’ 주인장이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라 맥스 생맥주도 믿고 마실 수 있습니다. 지갑이 가벼운데 좀 새로운 맥주를 먹고 싶다면 홍대MPA(맥스와 인디카IPA의 블렌딩)를 5천원에 천천히 드시면 되지요.
-합정역 선술집(仙술zip). 전 조선호텔 일식주방장 출신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예요. 자부심 높으신 사장님께 알아서 달라고 하면 정말 맛있는 것만 쏙쏙 골라주세요.
-선곡 센스가 훌륭한 합정동의 펍 우드스탁. 단골들에게는 가끔 밥도 주신다는 소문이….
-한남동 순천향 병원 앞 강가네 빈대떡을 빠뜨리면 섭섭.
-홍대 앞 아프로스시 추천합니다. 각종 액션 피규어가 가득 하고, 히파퍼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이자카야예요.
-한남동 리첸시아 뒤 향기고을. 된장찌개, 청국장, 생선구이, 제육, 떡볶이가 골고루 훌륭해요. 그런데 술을 팔던가?
-여의도의 마도. 야끼우동도 훌륭하지만 보통은 코스로 시켜 먹어요. 1인당 3만~3만5천원 선에서 회, 튀김, 볶음 등의 메뉴를 조금씩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12개 정도의 메뉴가 순서대로 나오고요.
-인사동의 노가리와 체부동의 맥주맛나. 노가리, 김 등 가벼운 안주를 갖춘 저렴한 술집이에요.
Q2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 소품은 어딜 가야 구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 가로수길에 있는 코발트샵(www.kobaltshop.com)요!
– 샵파이(shop-pi.kr)요. 앤티크 소품들과 빈티지 주얼리를 판매하는 온라인 숍인데 운영자가 직접 세계 각국에서 제품을 공수해요. 코스튬 주얼리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디캔터나 초를 넣을 수 있는 랜턴 등 재미있는 소품도 업데이트됩니다.
-지방도 괜찮으신가요? 광주시 불로동 카페 바리에 3층에 전시장과 매장을 겸하는 곳이 있어요. 앤티크 소품부터 문구, 가구까지 다양한 종류를 갖추고 있고 특히 한국산 제품이 많습니다.
–프랑크란다우 닷컴(franklandau.com). 여기 접속할 때마다 눈동자가 빙글거리다 주저앉아요.
–다이소몰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을 추천합니다. 가끔 턱없이 싸게 파는 수입 그릇을 챙기는 재미가 있어요.
-청담동 메종 드 실비(www.maisondesylvie.com)에 예쁜 것이 많던데요.
-영국 런던에 있는 레이버 앤 웨잇(www.labourandwait.co.uk)요. 치약부터 부삽까지 온갖 것을 파는데 모조리 예쁘고 또 비쌉니다. 한국에서 배송 받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만 과정이 꽤 복잡해요. 전 홈페이지에서 봐뒀다가 출장길에 쓸어오는 쪽을 선호합니다.
–피니시 디자인 숍(www.finnishdesignshop.com)도 훌륭하죠. 기본적으로 한국 배송을 안 해주지만 뭐, 꼭 갖고 싶은 게 있다면 구매 대행 서비스도 고려할 만합니다.
Q3 이 도시에 간다면 반드시 들러봐야 할 ‘그곳’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시겠어요? 국내외 어디든 좋으니 여행 욕심을 부추겨주세요.
–제주도 곽지해변에서는 여름에만 곽지bar라는 곳이 한시적으로 운영됩니다. 우물쭈물하다 놓치면 칵테일 한 잔을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부산 이기대 공원의 해안산책로요. 아직 못 가보셨다면 추천합니다.
–후쿠오카에 가면 반드시 곱창전골(모츠나베)을 먹어야 합니다. 최고의 가게는 라쿠텐치 본점이에요. 아저씨들이 모여서 맥주와 함께 늦은 저녁을 흡입할 법한 왁자한 분위기도 좋고요.
-캐나다 밴쿠버에는 스카이트레인이라는 무인 모노레일 겸 지하철이 있어요. 이걸 타고 종착역까지 왕복하면 1시간 안에 밴쿠버와 교외의 끝내주는 풍광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비용도 저렴하죠.
–런던 쇼디치 지역이 특히 좋더군요. 특히 빈티지 쇼핑을 즐기는 분들 이라면 이 동네를 빈손으로 빠져나오기가 어려울걸요.
-전주에 가면 꼭 교동다원이라는 전통 찻집에 들릅니다. 한옥에 앉아 꽃이 핀 정원을 바라보며 황차를 조금씩 마시고 있으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이에요. 곁들여주는 보리과자도 담백하게 맛있고요.
-오사카 우메다의 헵파이브. 붉은빛의 그물에 갇혀 도시의 야경을 즐기게 해주는 대관람차입니다. 특히 스피커에 아이폰을 연결하면 좋아하는 음악을 그 순간의 BGM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
–파리 뤽상부르 공원이 기억에 남습니다. 햇살 아래 자유롭게 놓여 있는 벤치와 간이의자들, 햇빛의 정원, 다리와 머리가 쉴 수 있는 곳.
-교토에서 우연히 교토 대학교에 들렀는데 캠퍼스가 기대 이상으로 좋더군요. 호사스러운 정원을 공짜로 즐기는 기분입니다.
-광주의 광주극장은 더는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식 상영관입니다. 800석 규모의 널찍한 공간에서 대형 화면으로 즐기는 영화는 꽤나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Q4 나른한 오후에 월급 도둑질할 인터넷 사이트 좀 공유합시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렀다가 도끼자루가 썩은 뒤에야 창을 닫게 되는 블로그, 텀블러, 홈페이지 등등은 어떤 곳일까요? 여러분의 즐겨찾기 목록이 궁금합니다.
-판다 애호가들에게 추천하거나 안 추천하거나. 추천했다가는 이것만 하염없이 보고 있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동물원의 판다를 CCTV를 통해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캠이 판다를 따라다니기 때문에 다이내믹해요. 게다가 카메라도 여러 대고요. 판다의 사생활을 훔쳐보세요. 하앍. live.ipanda.com
-각종 네일 아트를 소개하는 사이트입니다. 손톱을 가만 놔두기가 힘들어지죠. www.chalkboardnails.com
-수영 코치에게 아무리 물어도 당최 팔을 어떻게 저으라는 건지, 발차기를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 이곳을 추천.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들의 자세를 모션 캡처해서 3D로 상세히 보여줍니다. 이미지 트레이닝에 큰 도움이 되죠. 이로써 당신도 마이클 펠프스!(는 무리겠지만) www.virtual-swim.com
-Everything is Awesome. 얼마 전에 <레고 무비>를 본 다음 우연히, 아니 운 좋게 알게 된 사진 링크입니다. 영국 사진가 앤드루 화이트의 작업 중 ‘Legography’만 모아둔 사이트예요. ‘세상을 찍는 레고 사진가’ 정도 콘셉트가 되겠습니다. 사진 색감이 화사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레고 아저씨 패션 센스도 은근히 훌륭하고요. www.longexposures.co.uk/legography
-여왕은 떠났어도 피겨 사랑은 영원히. 피겨 뉴스를 충실하 게 업데이트하는 알짜배기 블로그입니다. spiral9509.tistory.com
-아내의 쇼핑을 따라다니는 게 지겨웠던 한 남자가 시작한 마네킹 프로젝트 텀블러. 뭐니 뭐니 해도 귀여운 남자가 최고라는 인생의 진리를 새삼 곱씹게 만듭니다. gapmannequinproject.tumblr.com
-새로운 비주얼에 관한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많이 참고를 하게 되는 사이트예요. 물론 월급 도둑질에도 그만입니다. ffffound.com
-각종 디자인 자료를 훑어볼 수 있습니다. 일할 때도, 그리고 머리 식힐 때도 도움이 되죠. 0porciento.com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겠지만… 아이허브요. 품질 좋은 외국산 영양제부터 목욕 및 미용 용품,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까지 정신없이 장바구니에 집어 넣게 되는 곳입니다. 심지어 한국어 페이지가 따로 있고 국내 업체가 아닐까싶을 정도로 배송도 빨라요. 이것은 마약. kr.iherb.com
Q5 요리의 완성도는 디테일이 좌우하죠. 그냥 먹어도 맛있는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하나씩 털어놓아봅시다.
-불고기전골(불고기+사골육수) 한쪽에 김치를 익혀 먹으면 묘하게 맛있는 거 아세요? 보통 김치의 짝꿍은 돼지고기라고들 생각하는데, 달달한 불고기와 육수에 익은 김치의 조화 또한 훌륭합니다. 가운데가 볼록 솟은 팬에서 조리해서 불고기가 익는 동안 흐른 육수가 김치와 섞이도록 해주면 더 좋아요. 실제로 이 메뉴를 특허 낸 식당도 있습니다.
– 토마토+라면(오뚜기 진라면 매운맛 추천)의 마리아주가 생각보다 근사해요. 껍질 벗긴 토마토를 양파와 함께 달달 볶다가 물을 붓고 라면을 끓이면 국물이 짜지 않고 달큰 시원합니다. 그래서 해장에 매우 좋아요. 예전에 서촌의 완장에서 팔던 토마토 국수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치즈는 상온일 때가 더 맛있습니다. 고다, 에멘탈, 그뤼에르같이 단단한 치즈는 맛이 더욱 풍부해지고 브리, 카망베르같이 부드러운 치즈는 크림처럼 변해요. 아, 물론 보관은 냉장고에 해야 하죠. 먹기 전에 미리 꺼내어 냉기를 빼라는 이야기입니다.
–김치찌개 + 제육볶음 + 계란말이의 궁합은 환상입니다. 실제로 소박한 한식집인 광화문집에서 파는 메뉴 조합인데, 개인적으로 이 마리아주는 찬성일세.
-치킨 주문의 진리는 ‘반반무많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무보다 코울슬로를 추천합니다.
-먹다 남은 치킨 활용법.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꺼내서 잘게 찢은 다음 오차즈케를 만들어 위에 얹어 먹으면 좋아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소금을 살짝 쳐서 드셔보셨나요? 오히려 단맛이 살아나서 더욱 맛있어요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정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