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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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작품이나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다운 옷을 볼 때면, “대체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해냈을까?” 싶을 거다. 마찬가지로 아티스트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디서 영감을 얻느냐” 일 테고. 정답은 바로
<WWD>에서 엄선한 이 책들에 있다. 범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역사와 예술, 패션의 영역을 넘나들며 읽어라.

1 칼이 하는 말
The World According to Karl: The Wit and Wisdom of Karl Lagerfeld (Flammarion)
찰스 아멜린의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이 책은 칼 라거펠트가 남긴 주옥같은 문구를 15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보여준다. “패션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지속성과 그 반대의 것. 이것이 당신이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어느 시대나 좋지 않은 취향은 존재했다. 그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읽고 싶다. 나는 페이퍼(책, 서류, 뉴스, 잡지 등)에 집착한다. 페이퍼 벌레다” 등 그의 생각과 취향을 읽을 수 있는 단호한 메시지들이 모여 있다.

2 패션의 계보를 따라
The Fashion Book: New Edition (Phaidon)
출판사 파이돈의 에디터들이 쓴 이 책은 1988년에 초판이 발행 되었고, 72개의 새로운 섹션을 추가해 새롭게 출판되었다. “패션의 선구자인 디자이너 코코 샤넬과 이세이 미야케가 그들만큼 새롭고 훌륭한 디자이너인 알렉산더 왕과 피비 파일로에게로 이어졌고, 영향력 높은 사진가 리처드 아베던과 헬무트 뉴튼부터 마트&마커스와 테리 리처드슨까지를 다룬다”라고 언급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신선한 이미지를 게재했다.

3 유리 공예는 바로 이런것
Louis Comfort Tiffany: Treasures From Driehaus Collection (The Monacelli Press)
시카고의 드리하우스 뮤지엄에서 열리는 같은 이름의 전시를 위해 출판된 이 책은 스테인드 글라스 아티스트인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보여준다. 그의 디자인을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시대별로 정리했다. 램프, 가구, 인테리어, 장식품, 화병, 촛대, 샹들리에 등 유리 하나하나에 색감이 살아 있는 그의 아티스틱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4 여왕의 일생
Her Majesty (Taschen)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커버를 디자인한 이 멋진 책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인생을 담은 책이다. 여왕의 생일을 기념 파티 신이나 결혼 50주년 금혼식, 어린 시절 사진까지 담겨 있다. 윈저 가문의 완벽한 계보를 볼 수 있는 사진도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그녀의 사촌인 패트릭 리치필트가 찍은 여왕의 자연스러운 미소는 가히 매력적이다. 사진으로 만나는 여왕의 일대기인 셈.

5 예술과 만난 패션
Art/Fashion in the 21st Century (Thames & Hudson)
“예술과 패션의 관련성은 과거의 그 어떤 시절보다 요즘에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라는 다프네 기네스의 서문이 실린 이책은 예술과 패션의 수많은 협업과 패션 디자이너들이 미술관에서 열었던 전시, 건축학, 패션 하우스에서 후원하거나 만든 예술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커버 속 사진인 후세인 샬라얀의 LED 일렉트로닉 드레스나 탐 뢰로프스의 사진이 들어간 베르사체 드레스, 발렌시아가와 샤넬을 소화한 신디 셔먼 등 예술과 함께 탐닉한 다양한 패션 모멘트가 담겨 있다.

6 찬란한 러시아의 보석
The Jewels of the Romanovs:Family, Court, Second Edition (Thames &Hudson)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의 주얼리 부문 스페셜리스트였던 스테파노 파피가 지은 이 책은 러시아 제국 황실 가족들과 그들의 정부가 가지고 있던 주얼리들을 모았다. 그 시절 왕족들만큼 주얼리를 향유한 배우들과 발레리나들의 사진도 들어 있는데, 황실 가족들이 주얼리를 얼마나 고급스럽게 소화하는지를 비교해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실제로 훨씬 우아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주얼리를 소화한 왕족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

7 영화 속 의상의 대발견
Hollywood Costume (Abrams)
코스튬 디자이너인 데보라 나돌민 랜디스가 쓴 이 책은 영화 속에서 옷이 캐릭터를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준다. 디자이너, 컬렉터, 기록 담당자들까지 모두 만나 자료를 모았고 이는 찰리 채플린의 1915년 작 <The Tramp>부터 <아바타>까지 이어진다. 영화 의상에 대한 거대한 흐름을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70년대 의상 중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만든 의상이 얼마나 아이코닉한 스타일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 재미있고 소소한 에피소드도 함께 들을 수 있다.

8 비워내고 꾸며라
The Inspired Home:Interiors of Deep Beauty (Harper Design)
도나 카라의 서문이 더해진 이 책은 ‘Less is More’라는 메시지를 디자이너,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의 집을 통해 보여주는 인테리어 책이다. 조개껍데기를 테이블에 장식해 작품처럼 보이게 연출한 미셸 오카 도너의 집이나 격납고를 연상시키는 제롬 아벨 세귄의 싱글 하우스처럼 간결하고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소소한 것들로 꾸민 아름다운 집이 가득하다.

9 슈즈에 미치다
For the Love of Shoes (teNeues)
슈즈에 미친 사람들의 슈즈를 집결했다. 아찔한 하이힐은 물론 작품에 가까운 아티스틱한 슈즈, 기이한 형태의 슈즈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다. 거대한 산을 이룰 정도로 쌓여 있는 지미 추 슈즈나 레이디 가가가 신은 알렉산더 매퀸의 아르마딜로 슈즈, 도금을 입힌 디스퀘어드2의 슈즈가 줄줄이 등장한다. 옷이 없어도 충분히 호화롭고 화려한 매력적인 슈즈의 세계를 보여주는 이 책의 마력에 빠져보시라.

에디터
패션 에디터 / 김한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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