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만으로도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는 두 컬러. 화이트와 블루가 2013 S/S 시즌의 루키로 떠올랐다.
파워풀한 컬러, 화이트
2013 S/S, 블랙과 화이트로 귀결되는 미니멀리즘이 패션 월드를 강타하면서, 백스테이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 중 백스테이지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것은 화이트. 그동안 봄 시즌에 사용되던 화이트가 주로 화사하고, 밝고, 경쾌한 이미지를 위한 컬러였다면 올봄에는 무심하고 중성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경향이 짙다.
마치 무표정하고 핏기 없는 석고상의 얼굴이랄까? 대표적인 예가 비비안 웨스트우드 골드 라벨. 다른 일체의 컬러가 배제된 얼굴에 눈두덩과 광대뼈 주위에만 화이트 파우더를 소복하게 얹었고, 모델들은 순식간에 성스러운 마리아 조각상으로 변신했다. 웨스트우드의 예가 너무 극단적이라면, 좀 더 현실적인 사례도 살펴보자. 화이트 크림 섀도 하나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이세이 미야케의 메이크업 정도라면 얼마든지 실생활에서도 응용이 가능하다. “수면에 비친 깃털들처럼 촉촉히 젖어 있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피에로니는 크리미한 질감을 통해 화이트 컬러에 윤기를 더했다. 소량만으로도 위력을 뿜어내는 것이 화이트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다. 조금이라도 과하게 사용했다가는 그 어떤 컬러보다 무겁고 답답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할 것!
우아함의 새로운 대명사, 블루
마카롱을 연상시키는 총천연색 파스텔 컬러가 이번 백스테이지에서 그랑프리의 명예를 거머쥐었다지만, 아티스트들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컬러’에 대한 답변으로 심심치 않게 등장했던 컬러가 바로 블루다. 마치 존재감 넘치는 조연이라고 해야 할까? 아티스트 앤드루 갈리 모어는 “뉴욕에서 시작된 블루의 활약이 나머지 도시들에서도 정말 눈에 띄었어요. 다양한 블루가 눈가, 헤어에 자주 등장했죠”라고 말했고, 발 갈란드 역시 “저는 블루가 가장 많이 떠올라요. 강렬하면서도 우아함을 지닌 컬러죠. 부드럽기도 하고 강하기도 한, 독특하고 매력적인 컬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마리 카트란주에서 미드나이트 블루를 사용하기도 했다. “잉크빛 타투 같지요? 놀랍도록 가볍고 날렵한 느낌이에요.” 그녀가 사용한 블루가 불투명에 가깝다면 장 폴 고티에나 클레멘트 리베이로에서는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맑은 아쿠아 블루를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동양인에게 가장 쉬운 블루 접근법은 라이너. 모스키노 칩&시크, 베르수스에서 볼 수 있는 날렵한 블루 라인 하나면, 어떤 자리에서도 우아함을 뽐낼 수 있을 것이다.
- 에디터
- 이지나
- 포토그래퍼
- KIM WESTON ARNOLD, 김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