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사나이, 마크 제이콥스가 이야기하는 2012 F/W 루이 비통 컬렉션의 낭만적인 여행기.
컬렉션에 실제 크기의 기차를 등장시켜 큰 화제가 되었다. 대체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 게 된 것인가?
기차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훌륭한 배경이다. 기차를 통해 영화, 문학, 더 나은 삶에 대한 동경으로 충만한 시절을 떠올렸다.
그 엄청난 크기의 기차는 어디서 가져온 것인가?
이번 쇼를 위해 기차를 비롯해 조명, 짐수레, 시계 등 모든 것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기차가 이번 컬렉션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모든 것은 기차로부터 시작되었다. 잘 알다시피 루이 비통은 여행에서 비롯된 브랜드고 우리는 여기서 기차 여행의 낭만을 떠올렸다. 그리고 기차 여행을 하는 여자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을까? 또 그녀는 누구이며 무엇을 남겨두고 떠났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즉 이번 컬렉션은 기차 여행에 가져갈 만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포터들이 여러 개의 가방을 들고 모델을 따라다니는 광경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상상한 여성은 잘 꾸려진 여러 개의 가방을 갖고 여행 중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파리장식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루이비통 전시에서 브랜드의 뿌리인 가방을 바탕으로 기차용 수트케이스, 손가방, 커다란 오버나이트 백 등을 만들었다. 더불어 이들 가방엔 데이비드 호크니의 뮤즈이자 아티스트였던 피터 슐리징거의 비주얼 다이어리인 <과거의 사연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다양한 장르의 음악 그리고 각 시대의 자료 등 수백 가지 정보에서 받은 영감이 함께 어려 있다.
그렇다면 이번 컬렉션이 향수를 자극하는 컬렉션이라 할 수 있나?
꼭 과거 지향적인 컬렉션이라고만 할 수 없다. 물론 향수를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정확히는 실재하지 않는 어떤 세계에 대한 낭만적인 상상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전체적으로 일관된 실루엣을 고집했다. 이번 시즌 실루엣의 특징은 무엇인가?
슬림한 A라인과 엠파이어 웨이스트 실루엣을 바탕으로 스커트와 바지를 레이어링해 잘 차려입은 느낌을 연출했다. 또 플레어 A라인과 롱스커트, 팬츠를 함께 선보임으로써 20세기가 시작되는 시대와 1960~70년대의 이미지를 융합했다. 그런데 이번 컬렉션은 워낙 큰 규모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더 크고 파워풀한 요소가 필요했다. 높이 솟은 모자를 모든 룩에 매치한 건 그래서다.
실루엣은 간결한 대신 소재는 매우 호화로웠다. 어떤 소재를 사용한 것인가?
소재를 통해 현실 세계와는 다른 곳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래서 어떤 패턴은 매우 대담하고 만화처럼 비현실적이라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바탕이 되는 소재는 블랭킷 울과 울 브로케이드가 주로 사용되었는데 여기에 홀로그램 컬러판을 잘라서 부직포에 붙인 후 꿰매 레이저로 자른 플라스틱 스톤 장식을 가미했다. 때때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도 사용했지만 울과 울 브로케이드에 붙인 장식 대부분은 플라스틱과 금속 포장지(Foil)다. 이들은 매우 반짝이지만 어딘지 투박함이 배어난다. 또한 컬러와 패턴이 매우 선명하고 아름답게 도드라진다. 이 모든 장식에는 장인들의 정교하고 순수한 노력이 깃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 에디터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송선민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Louis Vui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