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파랑을 이지적이고 차가운 컬러라 단정 짓는다면 파랑을 안다고 얘기하지 말 것. 때론 싱그럽고 혹은 사랑스럽다가도 이내 농염하고 신비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색상. 당신이 미처 몰랐던 파랑의 얼굴은 이토록 변화무쌍하다. 2012 S/S 시즌에 전하는 파랑주의보.
ELECTRIC BLUE
한눈에 시선을 빨아들이는 블루. 불꽃이 이는 그 순간의 차가운 네온 계열의 파랑인 일렉트릭 블루는 솔리드 색상으로 사용되었을 때 그 강렬한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아크네와 베르수스 컬렉션 등에서 젊고 캐주얼한 이미지를 발산했다.
INDIGO BLUE
우리말로 ‘쪽빛’을 뜻하는 인디고블루는 어두운 기운이 강한 청색으로 언뜻 보라색도 엿보인다. 워싱을 하지 않은 데님을 가리키는 색상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스포티한 겐조 컬렉션부터 에스닉 한 보테가 베네타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약했다.
BABY BLUE
해맑은 아기 얼굴처럼 사랑스러운 하늘색 계열의 색상으로 흔히 유아복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질 샌더 컬렉션에선 깅엄 체크 프린트에, 펜디에선 스트라이프 패턴에 사용된 것처럼 하얀색과 매치했을 때 가장 순수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PETROL BLUE
이 생경한 이름의 색상은 녹색이 엿보이는 어둑한 기운의 청색으로 이름에서 페트롤은 프랑스어로 석유를 뜻한다. 즉 기름 위에 뜬 투명한 청색에서 유래한 것. 이번 시즌엔 안토니오 마라스와 알베르타 페레티가 이 신비로운 색상에 매료되었다
INTERNATIONAL KLEIN BLUE
프랑스의 아티스트 이브 클라인이 직접 이름 짓고 특허까지 낸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는 채도가 매우 높고 깊은 청색을 띤다. 흔히 KB, 클라인 블루 혹은 이브 클라인 블루라고도 부른다. 코발트블루와 거의 흡사하며 이번 시즌 하이더 애커만, DVF 등의 컬렉션에 대거 등장했다.
ULTRAMARINE BLUE
언뜻 보면 보라색에 가까운 짙은 청색을 가리키는 울트라마린 블루는 새뜻하고 강렬한 인상이 두드러진다. 쉬이 소화하기 힘든 색상이지만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포인트 아이템 색상으로 손색이 없다.
SMOKE BLUE
스모크 블루는 하늘색에 가깝지만 조금 더 어두운 회색 빛깔이 감도는 색상이다. 바닷속 정경을 표현한 샤넬과 역시 바다를 테마로 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컬렉션에서 특유의 우아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TIFFANY BLUE
하늘색이라고 하기엔 초록이 감도는 터키색에 가까운 블루. 여심을 흔드는 주얼리의 박스 색상에서 일반 명사로 등극한 티파니 블루는 화사한 여성미를 표현하는 데 제격이다. 이번 시즌 마르니와 두리 컬렉션에선 사랑스러운 미니 드레스로 그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MIDNIGHT BLUE
아스라한 달빛이 드리워진 어둠의 색상. 검정에 가장 가까운 청색인 미드나이트 블루는 블랙보다 뻔하지 않고 네이비보다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마틴 마르지엘라 컬렉션에 등장한 롱 드레스와 니나리치의 우아한 가죽 스커트 수트 등 이번 시즌 많은 컬렉션에서 예의 그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NAVY BLUE
베이지, 화이트와 더불어 프레피 룩에서 빠질 수 없는 기본 색상. 짙디짙은 청색을 띠는 네이비는 한국어로 ‘감색’으로 표기할 수 있는데 간혹 일본어의 영향으로 ‘곤색’으로 잘못 불리곤 한다. 유행과 시즌을 떠나,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기본 색상 중 하나.
STEEL BLUE
녹슨 시계 태엽의 빛깔에서 유래한 스틸 블루 색상은 회색빛이 감도는 어둑한 기운의 파란색으로 흔히 보기 어려운 색상이다. 그만큼 신비로운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제격. 이번 시즌 마크 제이콥스의 스팽글 장식 드레스에서 차갑지만 신비로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TURQUOISE BLUE
부드러운 청록색의 터쿠아즈 블루는 수은주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보석부터 가방, 신발, 그리고 의상에 이르기까지 가장 자주 접하게 되는 여름의 대표적인 색상이다. 버버리 프로섬은 터키 블루 색상을 컬렉션의 포인트로, 막스마라는 컬렉션 전반을 관통하는 메인 색상으로 사용했다.
ROYAL BLUE
영국 왕가의 상징색인 로열 블루는 보라 기가 살짝 엿보이는 짙은 청색을 가리킨다. 고급한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로열 블루는 이번 시즌 DKNY의 오버사이즈 셔츠 드레스부터 니나리치의 우아한 시스 드레스까지 전방위적으로 사용되었다.
COBALT BLUE
파랑, 하면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그 색상. 노골적일 만큼 솔직한 파란색인 코발트블루는 청색의 표준이라 할 수 있다. 자칫 지나치게 경직되거나 유치한 색상으로 보이기 쉽지만 피터 솜 컬렉션에 등장한 드레스나 에르메스의 수트처럼 심플하고 우아한 디자인과 만나면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POWDER BLUE
마치 맑은 물빛처럼 청색을 보일 듯 말 듯 매우 옅은 색상을 띠는 파우더 블루. 블루의 나갓나긋한 이미지를 품은 색상이다. 피터 솜 쇼에 등장한 파우더 블루빛의 룩처럼 화사하고 청아한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 에디터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송선민
- 포토그래퍼
- 엄삼철, KIM WESTON ARN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