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쿠튀르 컬렉션이 열리는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 ‘오트 주얼리’의 얼굴을 소개한다.
쿠튀르 컬렉션이 열리는 파리의 2월. 숭고한 공기가 감도는 그곳에선 환상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미학의 세계, 아름다움과 황홀함을 배열해내는 장인들의 정신이 방문객들을 혼미하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하이 주얼리 전시회인 ‘오트 주얼리’는 절정과도 같은 일정. 오직 쿠튀르가 열리는 한시적인 기간 동안 비밀스럽게 작업해온 마스터 피스들이 공개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샤넬 파인 주얼리는 1920년, 마드무아젤 샤넬이 방문한 베니스의 성 마르코 성당과 디종 공작궁에서 영감을 받은 비잔틴적이고 오리엔탈적인, 깊고도 화려한 디자인의 주얼리 시리즈인 ‘시크릿 드 오리엔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베니스, 비잔티움, 사만르칸트, 이스파 한의 문화가 다채롭게 어우러져 샤넬 하우스의 복합적인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런가 하면 반클리프&아펠에서는 항해사와 파일럿의 제복을 위해 최초로 고안된 지퍼에서 영감을 받아 섬세하면서도 기하학적인 지퍼 네크리스를 디자인했다. 이 아이디어의 주인은 사실 하우스의 오랜 VIP였던 윈저 공작 부인이었다. 여기에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르네 퓌상이 더한 것은 ‘변형성’. 지퍼를 열면 목걸이로, 닫으면 브레이슬릿이 되는 기발한 형태다. 쇼메는 하우스의 상징이자,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환경 운동의 대상, 꿀벌을 모티프로 한 로맨틱한 유색 보석 시리즈인 ‘Bee My Love’를 선보였다.
- 에디터
- 최서연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CHANEL FINE JEWEL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