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일본 여행 중 료칸에서 누린 호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수년 전 일본 여행 중 료칸에서 누린 호사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개인적으론 일생 최고의 식사로 꼽을 정도로 강렬한 기억을 남긴 그날의 성찬은 일본식 코스요리인 가이세키였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후 오랜만에 서울에서 가이세키와 다시 접하는 기쁨을 누렸다. 임피리얼 호텔 일식당 ‘만요’가 1월부터 선보이는 가이세키 메뉴가 그것으로 놀랍게도 한국식으로 변질된 일식이 아닌 일본의 맛, 그대로다. 16년 동안 가이세키 요리로 유명한 108년 전통의 ‘스시하츠’와 미슐랭 2스타의 ‘스시사이토우’ 등에서 탄탄한 실력을 쌓은 에도마에 스시의 장인, 권오준 셰프가 재료부터 조리 그리고 세팅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현지식’을 고수한 까닭. 그의 가이세키 요리를 맛본 일본인 고객마저 감탄을 금치 못하며 “한국 사람들도 이런 정통 일본식을 즐기나요?”라고 물을 정도로 ‘정통’에 충실하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일식당 만요의 가이세키 요리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9코스의 정통 가이세키 요리와 셰프 테이블에서 셰프가 직접 제공하는 20여 가지 메뉴로 구성된 스시 가이세키 요리가 그것. 정통 가이세키는 복어껍질 젤리 애피타이저와 식전주인 일본 효고켄을 시작으로 산 게살튀김과 털게찜, 히말라야산 암염을 얹어 살짝 구운 성게알 덮밥 등으로 구성되며, 스시 가이세키 요리는 참치산마와 일본 효고켄의 명주를 시작으로 사시미 5종, 다시마에 생선을 절여 만든 곤부즈메 스시, 히말라야사나 암염을 뿌려 구운 도로스시 등이 나온다. 무엇보다 보탄 새우, 줄 전갱이, 참치뱃살, 게 등의 재료는 동양 최대의 어시장인 일본 ‘즈키지’에서, 애피타이저에 포함된 상큼한 맛의 모즈크스 해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직접 공수한다. 이렇듯 일본 현지에서 식자재를 가져오므로 이곳의 가이세키를 맛보려면 적어도 하루 전 예약은 필수!
- 에디터
- 컨트리뷰팅 에디터 / 송선민
- 포토그래퍼
- 김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