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레스토랑의 화려한 테이블보다 풀밭 혹은 침대가 더 좋은 식탁이 되어주곤 한다. 여기 그 식탁 위에 놓아두고 싶은 테이크아웃 요리 세 가지가 있다.
누들 인 더 박스(Noodle in the box)
‘빅뱅이론’ 의 괴짜 친구들이 방 안에 모여 농담을 나눌 때면 언제나 한 손에 들려 있던 흰색의 네모난 상자와 그 안의 중국 음식. 만약 그 장면을 괜스레부러워한 적이 있다면, 홍대 앞에 위치한 누들 인더 박스로 전화하면 된다. 기름진 중국 요리보다 건강한 맛을 내는 볶음 쌀국수가 상자 안에 소복이 담겨 문 앞까지 배달될 것이다. 팟타이의 강한 향대신 채소를 충분히 넣어 달콤한 맛이 나는 볶음 쌀국수인 스위트박스, 볶지 않은 차가운 쌀국수면 위에 차돌박이와 함께 익히지 않은 채소를 올린 후 스위트 칠리소스에 비벼 먹는 콜드 박스는 신선한 채소가 가득해 배부르게 먹고 난 후에도 더부룩하지 않다. 더불어 청양고추, 홍고추에 땡초라 불리는 베트남 고추까지 넣은 얼큰한 국물이 있는 핫박스, 쌀국수면을 떡처럼 편 후 그 위에 모차렐라 치즈와꿀, 땅콩 가루를 올려 먹는 누들파이 역시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별미다. 다만 아직까지는 홍대 주변만 배달이 가능해, 멀리서라도 맛보고 싶다면 수고스럽더라도 누들 인 더 박스로 직접 가야만 한다.
위치: 홍대 앞 마포도서관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간 후 골목에서 좌회전, 컵 앤 플레이트 옆 건물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11시 (월요일 휴무)
문의: 02-338-5656
비비고(Bibigo)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만한 여유가 없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메뉴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김밥, 샌드위치 그리고 햄버거. 그런데 이제 레스토랑 비비고덕분에 비빔밥이라는 새로운 대안이 생겼다. 특히 이곳의 별미는 조금 색다른 비빔밥인 비비고 라이스. 먼저 백미, 흑미, 발아현미, 찰보리 중 한 가지밥 종류를 선택한 후, 소스 역시 고추장, 쌈장, 참깨소스, 레몬간장 중 하나를 골라 입맛대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채소가 곁들여 나오지만, 닭가슴살, 숯불고기, 두부 등의 토핑을 선택해 더욱 풍성하게 맛보는 것도 가능하다. 게다가 테이크아웃을 요청할 경우, 밥은 햇반으로 데워주고모든 소스는 깔끔하게 포장해주니, 바쁘지 않은 날이라면 근처 시청 광장으로 놀러 가 풀밭 위의 점심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다만 해외 소비자들을 의식하는 브랜드인지라 한국인의 기준보다 덜 맵고 담백하며 밥의 양 또한 적은 편이다. 이때 떡과 고구마를 튀긴 후 매콤달콤한 양념을 묻혀 내는 떡볶음을 곁들인다면, 꽤 조화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위치: 광화문 씨네큐브 왼편 오피시아 빌딩 1층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11시, 2층 다이닝 레스토랑은 오후 5시부터
문의: 02-6244-0084
도로시 테이블(Dorothy Table)
도로시 테이블은 홈메이드 도시락을 만날 수 있는 작은 공간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의 반은 자신이 먹을 음식을 고르지만, 또 다른 반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도시락을 주문한다. 직접 만들었다고 거짓말을 해도 속아 넘어갈 만큼 소박한 메뉴와 더불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소담스러운 차림 덕분이다. 각각 일본식 무장아찌, 멸치, 제육볶음으로 맛을 낸 큼지막한 주먹밥과 칠리소스에 버무린 참치, 감자로 만든 샐러드 등을 흰 식빵 안에 넣어 완성한 샌드위치는 요즘 추세에 걸맞지 않게 단출하지만, 방금 집에서 만들어낸 것처럼 정갈한 맛이 난다. 조금 더 화려한 도시락을 완성하고 싶다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부드럽게 만든 후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를 얹은 머쉬룸 함박 스테이크, 매콤하게 구워낸 감자를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사워크림과 함께 먹는 아라비아따 웨지 감자를 꽉꽉 채워 넣어도 좋겠다. 모든 메뉴의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라, 마음껏 골라 담아 도시락 박스를 채운다 해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위치: 가로수길 초입에서 일리 커피 끼고 우회전 후, 플라잉팬 화이트 지나 좌회전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월~금), 오전 10시 ~ 오후 6시(토)
문의: 02-6242-3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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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그래퍼
- 김범경, 서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