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태양 아래서도 따끈한 밥상을 포기할 수 없을 때, 생각나는 식당 세 곳.
도도 & (DODO&)
지난 일주일의 피로를 내려놓을 수 있는 주말 오후활용법. 먼저 2층 한옥집인 카페 도도&의 넓은 앞뜰에 앉아 광합성을 즐기며, 갓 볶은 원두를 직접 내려 맛과 향에서 군더더기를 느낄 수 없는 커피를 마신다. 이때 달걀과 버터를 듬뿍 넣어 달콤하고 부드럽게 구운 브리오슈처럼 매일 아침 구워내는 신선한 빵을 곁들이면 더욱 풍요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조금 출출한 오후라면 브런치가 좋겠다. 쫄깃한 하드롤에 가득 담겨 나오는 따뜻한 수프, 채소와 고기가 풍성하게 씹히는 크레페나 샌드위치 등이 가득 차려진 접시를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든든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을 얹은 쫀득한 와플이나 화이트 • 다크 • 밀크 초콜릿의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무스케이크 엘레강스로 달콤하게 마무리하면 미션 수행 완료. 이때 초록이 싱그러운 풀과 벽돌 지붕이 정감 어린 한옥, 그리고무엇 하나 이곳에서 만들어내지 않은 것이 없는 음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둔다면, 꺼내 볼 때마다 평화로워지는 덤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위치: 서울 종로구 소격동 119, 정독도서관 왼편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 30분(평일), 오전 10시 ~ 오후 11시 30분(주말)
문의: 02-737-7236
마더스 오피스(MOTHER’s OFFICE)
청담동에 새로 문을 연수제 버거집 마더스 오피스에서라면, 굳이 비행기를 타고 10시간 이상 날아가지 않아도 다채로운 유럽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패티 위에 생크림과 블루베리를 흘러내릴 만큼 가득 얹은 스브니에 드 파리 버거는 부드럽고 상큼하게 입안에 감기고, 토마토소스에 각종 채소를 넣어 푹 끓여낸 카포나타로 맛을 낸 달 시칠리아 버거에선진하고 달콤한 시칠리아 특유의 풍미가 느껴진다. 게다가 시칠리아 시라쿠스산 안초비의 짭짤하고 비릿한 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저 샐러드는물론, 가지와 토마토 위에 치즈, 버터 그리고 우유로만든 베사멜 소스를 끼얹고 다시 한번 치즈를 듬뿍 넣어 오븐에 익힌 그리스와 터키의 가정식인 무사카에선 지중해 연안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온다. 여기에 가구 회사를 운영하는 오너가 마더스 오피스만을 위해 직접 제작한 가구들은 내 집에 훔쳐다 놓고 싶을 만큼 편안하고 안락해, 이곳에서 식사를 즐기는 동안이라면 이번 여름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위치: 서울 강남구 청담동 84-18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11시(일요일 휴무)
문의: 02-3444-2141
더 스파이스(The SPICE)
셰프 에드워드 권의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더 스파이스에 가는 날엔, 느긋한 마음도 함께 챙겨야 한다. 다채로운 요리법과 모양새 그리고맛을 음미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러가 있을 테니 말이다. 먼저 볶은 가지와 양파만 접시에 담아 내온후 테이블 위에서 버섯을 주재료로 만든 수프 ‘포치니 벨루테’를 부어주는 애피타이저는 벨벳처럼 부드럽게 넘어가며 입맛을 깨운다. 자칫 무거운 맛을 낼 수 있는 팬에 구운 거위간 역시 딸기 리덕션을 만나 상큼하게 식사를 시작하도록 돕는다. 메인 메뉴인 팬에 구운 연어는 새콤한 쿨리스 소스를 곁들여먹으면 특유의 기름기에도 불구하고 담백하게 미각을 만족시키고, 크런치 초콜릿과 바닐라 무스 그리고 파인애플을 졸여 만든 카르파치오를 3단으로 쌓은 디저트 또한 먹기에 아까울 만큼 화려한 색감을자랑한다. 여기에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과, 밤 10시이후엔 다양한 칵테일과 디제잉이 가미된 바&라운지로 변하는 재미까지 고려하면 더 스파이스에 들를만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위치: 6호선 한강진역 3번 출구‘ 패션5’ 옆 건물
영업시간: 오후 12시 ~ 새벽 2시(디저트 타임: 오후 2시 ~ 5시 30분, 나이트 메뉴 : 오후 10시~ 새벽 2시)
문의: 02-749-2596
- 에디터
- 에디터 / 김슬기
- 포토그래퍼
- 김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