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먹어봤지만 진짜 맛은 따로 있는, 익숙한 요리들의 놀라운 변신.
XIAN
대한민국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인 자장면이 중국 음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 했다면(조금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탕수육 추가), 차이니스 키친 시안은 당신을 조금 새로운 세계로 인도할 거다. 새롭게 오픈한 시안은 전보다 조 금 더 밝고 모던해졌다. 캐주얼한 음식과 우아한 파인 다이닝을 모두 즐길 수 있다. 화, 수, 목, 금, 토 등의 한자 이름을 콘셉트로 한 코스 메뉴와 3일 전 예약을 해야만 맛볼 수 있는 황가 코스 등이 눈길을 끈다. 밤 9시 이후부터는 차이니스 라운지로 변신해 고량주, 와인, 디저트 와인 등과 함께할 특별한 만찬도 준비되어 있다. 황제 전복 짬뽕탕, 홍합 매운 블랙빈, 황비홍 닭고기 등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테라스에서 술 한잔 생각이 간절해지는 메뉴가 가득하다. 단품 메뉴만 130여 가지나 돼, 황제부터 서민까지 모두 만족스럽게 선택해 먹을 수 있다. 청담동 엠넷 골목에서 좌회전.
CARERU MARU
사실 따지고 보면 카레만큼 한국에서 억울한 취급을 당하는 음식도 없다. 어린 시절 엄마가 밥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종종 해주던 황금빛 레토르트 카레만 떠 올리는 바람에, ‘카레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됐으니 말이다. 카레루 마루는 다소 억울한 카레를 위해 오사카에서 직접 가져온 카레 루(카레 덩어리)를 정성껏 만드는 곳이다. 일본의 스타 셰프인 토모 호시노가 직접 메뉴 선정과 컨설팅을 맡았다. 오사카 카레는 카레 덩어리에 서른 개 이상의 향료와 야채, 밀가루를 약간 넣어서 향은 강하지만 맛은 담백하다. 탱글탱글한 면발의 우동이나 꼬들꼬들한 밥 위에 따끈한 카레를 끼얹은 다음 해야 할 일은 토핑을 고르는 것. 돈가스와 새우 튀김, 야채, 치킨 가라아게(프라이드 치킨) 등에서 맘에 드는 걸 골라 카레에 쏙 담갔다 먹으면 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일요일엔 쉰다. 명동 서울 로얄 호텔 맞은편 건물4층.
RED PEPPER REPUBLIC
중국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한번 맛 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매콤함이다. 레드 페퍼 리퍼블릭은 중국 매운맛의 상징과도 같은‘사천식’요리만으로 메뉴판을 가득 채운 스파이시 차이니스 퀴진이다. 고추를 아낌없이 사용해‘내가 바로 사천 식이다!’를 온몸으로 외치는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사천 요리라는 이름표를 달려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파가라(산초)는 중국에서 직접 공수해 궁극의 매운맛을 담당한다. 태국 렌턴고추와 한국의 청양고추까지 가세해 얼얼한 매력을 자랑한다. 온통 빨간 것 투성이라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은 두려움에 떨 법도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조금 순한 맛들도 눈에 띈다. 오리 고기가 들어간 스페셜 볶음밥이나 작은 빨래 걸이에 돼지고기를 널어서 나오는 스윙 포크 칠리 소스 냉채는 초보자용으로 좋다. 마지막에 매콤한 맛으로 톡 쏴주는 칠리 아이스크림은 특별 선물.
- 에디터
- 서동현
- 포토그래퍼
- 이진욱
- 기타
- 시안 02-512-1998 / 카레루마루 02-3789-8161 / 레드 페퍼 리퍼블릭 02-508-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