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코트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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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 시즌이 낳은 최고의 히트 상품이 미니 드레스라면,가을/겨울 시즌의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코트의 몫이다. 유례없이 다양한 디자인의 코트가 양산되었지만 선택의 여지는 1/3로 좁힐 수 있다.이번 시즌에는 우아한 코쿤 실루엣, 소녀적인A라인,혹은 롱&린 실루엣의 테일러드 코트가 치열하게3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

YSL

YSL

trapeze

봄/여름을 강타한 트라페즈, 혹은A라인 실루엣의 영향은 가을/겨울 시즌까지 계속되는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드레스나 이너웨어가 아닌 코트에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트라페즈 라인은 다른 실루엣에 비해 그다지 체형을 타지 않기에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실루엣 자체가 귀엽고 젊어 보이는 편이라 절제된 우아함을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어떤 이너웨어와도 대체로 잘 어울리기 때문에 에브리데이 코트로는 꽤 실용적이다.

이번 시즌의 트라페즈 코트는 대부분 1960년대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스윙 코트’라 불리며 사랑받은 어깨에서 밑단까지 사다리꼴을 이루며 경쾌한 무릎 위 길이에서 끝나는 60년대 코트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칫하면 너무 걸리시해 보일 수 있기에 소재의 고급스러운 소재를 택하는 것이 관건. 베르사체나 버버리, 질 스튜어트 컬렉션에서 선보인 것과 같은 세이블, 밍크, 여우털 등의 퍼를 트리밍해 힘을 준 것도 좋은 선택이다.

LANVIN.

LANVIN.

cocoon

볼륨, 그중에서도 몸을 누에고치 속에 싸 넣은 듯한 코쿤 실루엣은 여전히 트렌드의 첨병이다. 어깨에서 전반적으로 둥글게 떨어지다가 헴라인이 좁아드는 형태로,‘ 맛만 보여주던’작년 가을/겨울 시즌과는 달리 많은 디자이너들이 코쿤 실루엣의 재해석에 몰두했다. 그 결과 가장 풍요롭게 나타난 아이템은 단연 코트. 한편에서는 빅 벨트의 유행으로 허리선을 엄격하게 조인 반면, 코쿤 코트에서만큼은 보디라인에 자유가 허용되었다.

디올 컬렉션에서는 환상적인 나이트 가운과 드레스를 매치하는 방식으로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었다면 셀린이나YSL,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에서는 현실에서도 모던하게 입을 수 있는 시크한 코쿤 코트를 제안했다. 건축적인 볼륨이 몸을 부풀린 대신 다리는 섬세한 하이힐과 함께 얇고 가늘게 표현해야 코쿤 코트의 매력을 더욱 살릴 수 있다.

NARCISO RODRIGUEZ.

NARCISO RODRIGUEZ.

long & lean

단순하고 정돈된 느낌의 롱&린 실루엣은 이번 시즌 코트의 한 축을 이룬다. 과도한 디테일을 배제한 디자인, 보디라인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슬림한 실루엣의 코트는 벨트나 헴라인의 변화 정도가 디자인 포인트로, 성숙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컬러와 소재감에도 다양한 변화가 관찰된다. 마크 제이콥스나 샤넬 컬렉션처럼 빈티지 컬러를 사용하여 70년대의 무드를 표현한 경우도 있고, 막스 마라나 나르시소 로드리게스는 느슨한 어깨선을 적용하여 80년대의 파워 드레싱을 물려받은 코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캘빈 클라인이나 질 샌더는 극도로 슬림하지는 않지만 일체의 장식을 없앤 무릎 밑 길이의 클린 코트로 롱 실루엣을 표현한 경우. 상체는 슬림하게 맞고, 밑단으로 갈수록 헴라인이 넓어지는 피트&플레어 라인 역시 이번 시즌에는 대부분 긴 기장으로 표현되었다. 랄프 로렌 컬렉션에서 볼 수 있듯 롱코트의 가장 여성스러운 변형으로, 이번 시즌의 쇼핑 리스트의 주요 아이템이 될 전망이다.

에디터
패션 디렉터 / 최유경
포토그래퍼
박종수
브랜드
제라르 다렐, CACHAREL, 조르지오 아르마니, 모스키노, 레니본, RUE DU MAIL, 이브 생 로랑, 베르사체, 질 스튜어트, 에스까다, 스텔라 맥카트니, 셀린, 랑방, 막스마라, 마크 제이콥스, 샤넬, 랄프로렌, Marciso Rodriguez, PROENZA SCHOULER, 구호, 살바토레 페라가모, 모그, 마쥬, 펜디
디자이너
질 샌더, 마이클 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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