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S/S 광고 캠페인 이야기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동시대 패션의 거울

2021-04-15T23:01:34+00:002021.04.16|FASHION, 트렌드|

패션 하우스가 매 시즌 선보이는 광고 캠페인은 그 시절 그곳의 패션 풍경을 명징하게 담아낸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처한 지금, 우리는 전통적인 패션쇼를 대체하는 디지털 패션위크를 목격하고 있다. 광고 캠페인의 방식과 규모 역시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현시대를 반영한 캠페인부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낙관적 메시지까지, 2021 S/S 광고 캠페인 이야기.

미우미우

집 안에서

유행병의 여파 때문일까. ‘집, 자신만의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보테가 베네타와 미우미우의 캠페인. 이번 보테가 베네타의 살롱 01 컬렉션은 집 안 생활이 주는 편안함과 안도감에서 영감을 받았다. 집에서 느낄 수 있는 평범하고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에 대한 생각을 담은 이번 컬렉션은 홈 퍼니싱에 쓰이는 부드러운 패브릭을 사용해 집 안에서의 생활을 표현한다. 미우미우는 자유분방하고 개성 있는 모델들이 각각 자신만의 공간인 침실에서 서로 다른 포즈를 취한 모습을 담았다. 미우미우 우먼들의 다양한 내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팬데믹을 겪는 지금,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동시에 가장 본인다운 모습으로 지내는 공간인 집을 들여다본 캠페인이다.

 

직접 찍었어요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루이 비통의 S/S 캠페인을 위해 직접 사진가로 나섰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듀오 할리와 클로이 베일리를 비롯해, 오스카상을 수상한 여배우 제니퍼 코넬리와 엠마 스톤, 테니스 챔피언 나오미 오사카, 소피 터너, 코디 펀, 로라 해리어, 캐롤린 머피, 제이든 스미스 등 든든한 지원군들이 제스키에르의 카메라 앞에 섰다. 개성과 독특함으로 무장한 이들은 컬렉션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면서도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이미 독보적인 사진가로서 이름을 알린 또 한 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먼. 이번 시즌에도 독특한 일관성으로 셀린느의 S/S 캠페인 컷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뭉쳐야 산다

한정된 컷에 보다 많은 룩을 보여주기에 ‘떼샷’만 한 방법이 없다. 매 시즌 여러 명의 모델과 캠페인을 공개해온 돌체&가바나부터 살펴볼까. 극도로 화려한 의상을 입은 다양한 인종의 모델들이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를 발산한다. 한편 디올은 빛과 명암을 이용해 걸작을 탄생시킨 화가 카라바조에게 영감을 얻어 신비로운 캠페인을 완성했다. 사진작가 엘리나 케치체바가 촬영한 이미지 속 모델들은 마치 회화 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하다.

 

인맥 총출동

지방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매튜 윌리엄스는 첫 글로벌 광고 캠페인에 친구와 긴밀한 아티스트들을 불러모았다. 그는 “패션에서 럭셔리란, 각자의 개성이 옷에 스며드는 것을 가리킨다. 즉, 그들 스스로가 자신이 입은 옷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라고 이번 광고의 의미를 설명했다. 켄들 제너, 벨라 하디드, 플레이보이 카티, 슈퍼모델 아녹 야이와 리암 파워가 이번 컬렉션의 주요 착장을 착용하고 등장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키워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태생 독일 포토그래퍼 신혜지는 개인의 분위기가 돋보이는 컬러를 백그라운드로 배치해 개성 있는 인물사진 캠페인을 완성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남편 안드레아스 크론탈러가 직접 스타일링하고 촬영한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포 비비안 웨스트우드 컬렉션’ 캠페인에는 비비안의 영원한 뮤즈 사라 스톡 브리지가 등장한다. 안드레아스는 코로나 19로 인한 이동 제한령을 이유로 비비안을 비롯한 모델들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휴대폰을 이용해 촬영했다. 모델들은 이 괴짜 부부와 완벽한 합을 이루며 자유분방한 포즈로 카메라 앞에 섰고, 예술적이고도 장난스러운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겼다.

 

따로 또 같이

질샌더의 루크 마이어와 루시 마이어는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데 대단히 탁월하다. 이들은 2021 S/S 컬렉션 캠페인을 통해 또한 번 자신들의 비전을 멋지게 이미지화했다. 이번 캠페인은 포토그래퍼 비비 보스윅, 드루 재럿, 나이절 샤프란 등이 영국, 뉴욕 등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구성했다는 점이 조금 색다르다. 디렉터 루크&루시 마이어는 컬렉션 주제에 관하여 “이번 캠페인이 포토그래퍼와 사진 속 인물, 그리고 질샌더 팀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라며 여러 포토그래퍼와 다양한 지역에서 캠페인을 전개한 이유를 간략히 설명했다. 그 결과 모든 프레임이 서로 대조를 이루지만 전체에 수렴하는 일련의 이미지가 생성됐다. 브랜드를 이미지화하는 질샌더의 세련된 언어는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인형극

발렌시아가 2021 S/S 컬렉션에는 모델 대신 가발을 쓴 일반 마네킹이 등장한다.아티스트 존 밀러가 함께한 캠페인 영상에서는 원근법과 줌인으로 컬렉션의 디테일을 보여준다. 이와 반대로, 모스키노 캠페인에서는 모델이 2021 S/S 디지털 런웨이에 등장했던 꼭두각시 인형을 연기한다. 제러미 스콧과 뎀나 바살리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서로 다른 인형극을 비교하며 감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빛과 그림자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디자인한 2021 S/S 컬렉션의 정수를 담은 펜디의 광고 캠페인. 사진가 닉 나이트는 컬렉션의 컬러 팔레트를 공간에 반영해 의상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간을 가둑 메운 빛과 그림자는 장인 정신이 깃든 룩을 더욱 특별하게 보이도록 조력자 역할을 한다. 비비안 사센이 찍은 드리스 반 노튼 캠페인 또한 빛과 그림자처럼 극명하면서도 미묘한 대조를 통해 컬렉션을 전달한다. 색색의 도형적인 조명을 사용하거나, 모델의 그림자를 사이키델릭하게 표현하기도 하면서.

 

생로랑

흑백 파워

피사체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는 흑백 사진을 찍는 사진가 데이비드 심스, 그리고 흑백이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 생로랑의 조합은 언제나 찬성이다. 생로랑 S/S 캠페인 컷은 모자라거나 넘침이 없이 기본에 충실했다. 그러나이 흑백 사진이 뿜어내는 강렬한 오라는 그 어떤 화려한 이미지보다 독보적이다.

 

말을 건네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가 공동으로 선보인 첫 컬렉션으로 기록될 2021 S/S 캠페인은 기술에 대한 시각, 인류의 미래에 대한 아이디어, 존재의 이유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관람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발렌티노의 피에르파올로 피촐리 또한 이번 캠페인에서 저명한 작가들의 말을 빌려 텍스트로만 구성한 독창적인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이야기들은 문자의 힘을 포함한 생각의 자유를 지켜내려는 공통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 이는 메종 발렌티노가 추구하는 가치의 핵심이기도 하다. 패션은 대화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이런 대화가 실제 문서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라 믿는 프라다의 메시지, 글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내재한 감정의 본질에 닿을 수 있는 소통의 창이 되어 줄 것이라는 발렌티노의 믿음이 담긴 캠페인은 패션계에 통용되던 소통 방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으로 관중은 이미지를 향유하는 데서 나아가, 컬렉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문자,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에 담긴 감정과 신념을 공유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코치

긍정의 힘

코치 글로벌 광고 캠페인인 ‘Coach It Forward’는 낙관주의에 초점을 맞췄다. 제니퍼 로페즈와 마이클 B. 조던 등 코치 패밀리들이 삶에 있어 영감이 되고 응원해준 친구와 가족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담은 것. 코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는 “이번 시즌에는 낙관주의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브랜드 가치를 널리 퍼뜨렸다. 또 다른 방법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 겐조 캠페인은 보는 이들을 사진 여행으로 안내했다. 모두가 여행을 갈망하는 시점에 공개된 이번 캠페인은 로스앤젤레스, 아바나, 뉴욕, 마라케시 등에서 촬영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펠리페 올리베이라 밥티스타가 추구하는 젊은 유목민 정신, 자유, 다양성, 낙관주의를 담은 겐조의 캠페인은 앞으로의 비전을 대변한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브랜드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긍정의 에너지를 주입하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

페라가모

영화처럼

알렉산더 맥퀸의 사라 버튼은 컬렉션 대신 발표한 디지털 필름 <First Light>의 스틸컷으로 캠페인을 대신했다. 런던 템스강을 배경으로 두 모델이 긴 가운을 입고 물속을 천천히 걷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아름다운 영상은 영화 <언더 더 스킨>으로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과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감독 조너선 글레이저가 연출했다. 페라가모의 폴 앤드루 역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손을 잡았다. 컬렉션 피스들과 밀라노 건축의 미학적 상호작용, 등장인물들의 미스터리 등 긴장감 넘치는 상상력이 화면에 흐른다. 이토록 매혹적인 캠페인을 보다 내밀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영화 못지 않은 패션 필름을 찾아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