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런웨이로 2021 S/S 시즌을 발표한 서울의 디자이너 3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같은 선상에서 Vol.1

2021-02-09T19:51:09+00:002021.02.03|FASHION, 뉴스|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런웨이로 2021 S/S 시즌을 발표한 서울의 디자이너들. 가장 눈에 띄었던 다섯 디자이너들을 꼽아보니, 그들 중에는 서울에서 첫 번째 쇼를 치른 디자이너도 있었고, 네 번째, 다섯 번째인 디자이너도 있으며, 10년 차 베테랑 디자이너도 있었다. 디지털이라는 공간은 이렇듯 계급장 떼고 서로를 진솔하게 바라볼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만난 디자이너들은 내가 아는 모습도 전혀 낯선 표정도 보여주었다. 평등한 기회의 땅, 디지털 안에서 런웨이를 펼친 디자이너 중 에디터의 마음을 동하게 한 다섯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Push Button
푸시 버튼 @pushbutton_official

푸시버튼은 어떤 브랜드인가?

푸시버튼은 2011 S/S 서울컬렉션을 시작으로 동시대적 감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열 살배기 서울 베이스 브랜드다. 박승건은 그런 푸시버튼의 헤드 디자이너이고 죽을 때까지 디자이너이고 싶은 사람이다.

 

이번 시즌 콘셉트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했는지 궁금하다.

나는 취미로 혹은 루틴으로 많은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그 과정에서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인상적이었던 캐릭터, 뮤지션 등에 영감을 받을 때가 많다. 특히 이번에는 여성 래퍼 컴피티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윤훼이’라는 아주 독특한 아티스트에게 관심이 갔고 그녀가 입을 만한 옷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컬렉션의 출발이었다. 도시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은 거의 비슷한 방식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 휴대전화를 쓰고 OTT 서비스로 영화를 즐기며, 물보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등 여러모로 비슷한 생활을 유지한다. 어찌보면 한국의 오랜 전통이라는 건 2000년대 식 생활 패턴을 가진 나에게도 생소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닐까? 그리고 한복에서 파생된 형태, 색깔을 써야만 한국적일까? 동시대를 살아가는 데 내가 느끼는 모든 것, 예를 들어 뷔스티에를 만들든, 레깅스를 만들든 한국 사람인 내가 만들었으니, 한국적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 결과 21세기를 대변하는 가장 현대적인 한국미를 내 방식대로 그려냈다. 레이어드가 자유로운 저지 톱은 좀 더 웨어러블해졌고, 반짝이는 버클 장식이 돋보이는 레깅스는 더 날렵해졌다. 쇄골이 드러나는 재킷, 하트 셰이프의 부티 부츠 등으로 한층 더 유니크해진 점도 맘에 든다. 거기에 혜원 신윤복의 민화로 완성한 전사 프린트 아이템들, 여러 형태의 아트피스로 활용한 전통 갓 등으로 한국적인 판타지를 더했다.

 

이번 시즌 룩에서 꼭 눈여겨봐주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

혜원 신윤복의 민화를 전사 프린트한 뷔스티에 톱과 시폰 드레스, 변형된 전통 갓, 하트 모양의 부티.

당신이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3가지가 있다면?

창의성, 양질, 기본.

 

당신을 스스로 어떤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라고 정의하고 싶은가?

기본의 중요성과 위트를 아는 디자이너.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다.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또 그 안에서 어떤 긍정적인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 유수의 하우스 브랜드건 지금 바로 시작하는 브랜드건 현재의 시스템이 처음이라는 사실은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발선상에서 모두가 동등하게 시작하는 느낌이 아주 신선하다. 어떠한 답도 없는 지금은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열 체크는 기본, 손 씻기를 반복하며 꿋꿋이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 말고 달라진 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세운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휠라 코리아와 기대할 만할 협업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로 인해 유행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졌고,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옷을 찾아 입기 시작했다. 당신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옷을 어떻게 향유하길 바라는가?

푸시버튼의 쇼핑이 유희적 소비 안에 포함되길 원한다. 나는 컬렉터의 성향이 없고, 구하기 힘든 희귀한 바비도 포장을 뜯어내 맘대로 가지고 놀아야 성에 찼고, 값비싼 의자나 가구도 빈번히 사용할 때 제대로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 성향처럼 내 옷도 딱 그렇게 즐겼으면 좋겠다. 어디서든 입을 수 있고, 맘에 안 들면 찢고 붙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입는 식으로 말이다. 푸시버튼이 샤넬처럼 대를 물려 입는 브랜드가 될 수는 없겠지만, 또 그렇게 될 생각도 없지만, 내 옷을 입고 그저 그때를 즐기길 바란다.

 

DEW E DEW E
듀이 듀이 @dewe.dewe_official

듀이듀이는 어떤 브랜드인가?

듀이듀이(Dewy Dewy)는 김진영, 이수연 듀오 디자이너 브랜드다. “듀오(DUO)와 뉴(NEW) + 2(E)”를 합성한 신조어로 ‘둘이서 새로운 것을 만들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맨틱 시크’를 기본 개념으로 여성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간을 디자인한다.

 

이번 시즌 콘셉트는 무엇인가?

우리는 항상 지난 시절의 문화나 역사에서 디자인 모티프를 잡는다. 듀이듀이 2021 S/S 컬렉션은 18세기 고딕 소설의 잔혹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꿈꾸듯 상상하며 표현했다. 18세기 고딕 소설 <오트랜토 성- 한 가지 고딕 이야기(Castle of Otranto, a Gothic Story)> 삽화 이미지에는 폐허가 된 고딕 성당의 유령들, 그 안에서 피어나는 공주의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가 있는데, 그 소설에 등장하는 매혹적인 삽화 이미지와 비밀스럽고 신비한 이야기를 듀이듀이만의 로맨틱한 룩으로 표현했다. 특히 까마귀 인간, 괴물로 변해버린 공주 등 기괴한 이미지의 자료들을 보면서 컬렉션 전체 분위기를 기묘하게 연출했다.

디지털 런웨이의 콘셉트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발전시켰는지 궁금하다.

고딕 소설의 배경이 폐허가 된 낡은 13세기 교회나 성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사용하지 않는 낡은 공간에서 디지털 런웨이를 진행했다. 컬렉션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무언극 형식의 스토리를 만들어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주었고, 모델의 헤어,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런웨이보다 조금 더 과하고 무섭게 연출해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마법에서 깨어나는 주문을 외우거나, 춤을 추며 다니는 것 같은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단순히 옷을 선보이는 디지털 쇼를 넘어 스토리라인까지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번 시즌 룩에서 꼭 눈여겨봐주었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

듀이듀이의 시그너처인 오간자 베이스의 믹스 매치가 관전 포인트다. 오간자 소재에 프린팅한 원피스, 오간자 프릴 데님 팬츠, 오간자와 코튼 소재와 울 소재를 함께 사용해 무거움과 가벼움의 조화를 꾀했다. 또 고딕 소설 속 삽화에서 영감을 받아 판화 기법을 사용한 그림이 프린트된 재킷과 팬츠, 장미 패턴 원피스 역시 눈여겨봐야 할 아이템이다.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3가지가 있다면?

로맨틱, 스토리텔링, 유니크.

 

당신은 스스로 어떤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라고 정의하고 싶은가?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디자이너.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다. 그 상황에서 어떤 긍정적인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수출 및 국내 판매에 많은 제약이 생겼지만, 온라인 라이브 방송이나 SNS 등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특히 국내 팬들을 위해 라이브 방송을 처음 진행해봤는데 팬들의 호응이 좋았고 매출 상승으로 연결됐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다음 시즌에는 홈웨어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다.

 

당신의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옷을 어떻게 향유하길 바라는가?

듀이듀이만의 로맨틱한 무드를 이해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 영원한 클래식이고 싶다.

 

BMUET(TE)
비뮈에트 @bmuette

당신의 브랜드와 당신에 대해 설명부탁한다.

비뮈에트는 듀오 디자이너 서병문과 엄지나가 전개하는 레디투웨어 디자이너 레이블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패션 디자인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17년에 론칭했다. 일상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규칙과 형태를 찾고,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방식과 동시대적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우리의 디자인 방향이다.

 

이번 시즌 콘셉트는 무엇인가?

사진가 팀 워커의 작품을 보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표현과 이미지가 주는 서사에 감동을 받았다. 시대적 배경이나 시간을 알 수 없는 공간 속에 판타지를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현실 속 도피, 과거의 기억, 추구하는 이상 등 많은 이야기를 은밀하게 드러낸다. 우리는 그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특정 배경이나 규칙에서 벗어나 우리의 판타지에 집중했다. 또한 새로운 실루엣을 상상하면서 지느러미가 아름다운 열대어 베타피시의 형태와 발색을 떠올렸고, 이를 컬렉션에 담았다. 우리가 선택한 다양한 조직의 컬러풀한 원단을 통해 즉흥적인 즐거움을 주고 싶고, 극적인 실루엣을 통해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난 현실 속 판타지를 전하고 싶었다.

무드보드에는 어떤 사진들이 담겨 있나?

팀 워커의 <Doll, Wonderful Things> 사진에서 영감 받았고, 우리만의 판타지를 표현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 아름다운 열대어 베타피시의 실루엣과 색감을 보여주는 사진을 참고했다. 또 석회 동굴에서 볼 수 있는 ‘종유석’ 사진은 판타지를 표현하는 하나의 매개체로 다가와 불규칙한 레이어가 겹겹이 쌓인 형태와 볼륨감으로 재해석되었다.

 

디지털 런웨이의 콘셉트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발전시켰는지 궁금하다.

순수하고 즉흥적인 판타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특정 시대, 특정 공간에도 속하지 않고, 고정관념 없이, 순수하게 즐거웠던 시절을 상상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캔디, 풍선껌 같은 것들 말이다. 그것들이 초현실적으로, 극적인 형태가 되면 아름다울 것 같았고, 그 형태와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막연한 이미지에 형태감을 더하면서 발전시켰더니 어린 시절 본 석회 동굴에서 나타나는 ‘종유석’ 형태가 다가왔다. 겹겹이 퇴적된 종유석 지층의 레이어와 흔적은 핑크 팔레트와 극적인 형태의 볼륨감이 어우러진 ‘핑크블럽’ 조형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조형물과 비뮈에트 컬렉션의 새로운 볼륨과 실루엣이 어우러져 꿈꾸는 듯한 현실 속 판타지가 구현되었다.

 

이번 시즌 룩에서 꼭 눈여겨보았으면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실루엣과 볼륨감, 그리고 대비되는 스타일링을 관심 있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극적인 볼륨감과 기본적인 실루엣이 대비되는 드레스, 볼륨 퍼프 소매 톱과 미니스커트 룩 스타일링은 일상 속에 작은 판타지를 더해줄 것이다. 또한 모호한 판타지를 품은 플라워 패턴을 모티프로 한 니트웨어와 플라워 패턴 자카드 원단 재킷과 스커트, 플라워 엠보 핸드백 역시 그렇다.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3가지가 있다면?

대체되지 않는 가치, 지속 가능성, 실루엣.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다. 상황에서 어떤 긍정적인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하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중요성과 브랜드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 브랜드 스토리와 콘셉트를 보여줄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시간과 장소에 제한받지 않고 대중과 긴밀하게 소통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당신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옷을 어떻게 향유하길 바라는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뮈에트 옷을 입고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며, 지극한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