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아침을 보내는 이들의 ‘새벽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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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새벽형 인간부터 소문난 올빼미족까지. 꽉 찬 하루를 위해 조금 더 부지런한 아침을 보내는 13명의 뷰티 피플에게 그들만의 ‘모닝 루틴’을 물었다.

새해가 밝았다. 현실은 여전히 마스크에 뒤덮인 암울한 일상이지만, 이때만큼은 누구나 저마다의 새 희망을 가슴에 품는다. 크고 작은 다짐부터 원대한 장기 계획까지, 어쩌면 몇 가지 작은 노력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일 수도 있고, 거대한 협곡처럼 까마득하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그 무엇이든 꿈을 현실로 만드는 건 매일의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모닝 루틴을 바꿔야 하는 이유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미라클 모닝>의 저자 할 엘로드 역시 잠에서 눈을 떠 가장 먼저 무얼 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컨디션과 기분이 결정될 뿐 아니라, 아침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니 현재가 영 성에 차지 않는다면, 혹은 2021년을 보람찬 한 해로 만들고 싶다면 할 일은 하나다. ‘현실’과 ‘가능성’을 이어줄, 좋은 아침 습관을 들이는 것. 누구보다 열심히, 그리고 치열한 하루를 보내는 13인의 답변을 참고하자.

명상과 기도

눈뜸과 동시에 짧은 기도와 명상, 그리고 성경 1장 읽기를 실천 중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혼자 살면서 의식적으로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솔직히 ‘하루쯤 건너뛸까?’ 하는 유혹도 많았다. 하지만 3년 정도 계속한 지금 뒤돌아보니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시작하는 매일의 작은 습관이 나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다는 걸 알겠더라. 덕분에 타지에서의 치열한 모델 생활도 별다른 시련 없이 잘 견뎌낼 수 있었음은 물론이고! -이세한(모델)

모닝 키스

아이가 태어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모든 것이 아이 위주로 돌아가는데, 그러다 보니 남편과 다정한 인사 한 마디 못하고 지나가는 날도 많았다. 이러다가는 머지않아 선배들 말처럼 무미건조한 부부 사이가 될 거라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후로는 기상 후 처음 ‘5분’을 오롯이 우리 부부만을 위해 쓴다. 가볍게 모닝 키스를 한 뒤 지난밤 꿈이나 그날의 일정 같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눈다. 별것 아닌 듯 보여도 누군가와 일상을 공유한다는 건 건강한 하루를 만드는 든든한 원동력이 되어준다. 실제로 모닝 키스가 긍정적인 태도를 불러일으켜 이후의 일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민주(글래머러스펭귄 오너셰프)

웨이트 트레이닝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갈수록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 잠에서 깨면 일단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정신을 차린 뒤, 서둘러 헬스장으로 향한다. 오전에 땀 흘려 운동을 하면 하루가 정말 상쾌하고 종일 에너지 넘치는 기분이 들기 때문. 또한 저녁에는 약속이나 미팅이 많아 운동을 빼먹기 일쑤인데, 모닝 운동을 하면 그럴 일이 없어 더 규칙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요요(패션 모델 겸 뷰티 크리에이터)

모닝 팩

수십 년간 매일 아침 팩과 마사지를 계속해온 지인의 말을 따라 몇 번 해봤는데, 그 어떤 행위를 했을 때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른 아침의 마사지&팩이 단순한 스킨케어의 의미를 넘어 바쁜 일상 속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힐링 타임이 되어준 것. 시간 없다는 핑계는 그만두고 올해부터는 정말 꾸준히 해볼 요량이다. -유승재(헬레나플라워 플로리스트)

눈바디 측정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집 안의 모든 창문 열어 환기하기. 그다음, 미지근한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시고, 전신 거울 앞에서 ‘눈바디’를 잰다. 나이를 먹어도 몸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년째 이어온 나만의 모닝 루틴. 여유가 있는 날이면 유튜브로 뉴스를 청취하며 실내 자전거를 타거나 간단한 홈트 후 반신욕을 즐긴다. -류현정(메이크업 아티스트)

홈메이드 케일 주스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언제부터인가 몸이 무거워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 후론 아침 식사 대신 과일과 케일을 갈아 만든 프레시 주스를 마신다. 곧 한강 주변으로 이사를 가는데, 그때부터는 매일 아침 강변을 가볍게 달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볼 생각이다. 비록 길고 긴 집콕 생활 중이지만 스스로 건강한 모닝 루틴을 찾아 늘 활기차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중! -나해리(룰루레몬 홍보 담당자)

스트레칭 & 마사지

베를린에서 생활할 때는 그곳 사람들처럼 매일 아침 차를 마셨다. 스트레스 해소용 티, 굿 슬립 티,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는 티, 목 아플 때 마시는 티 등등. 독일은 정말 다양한 종류의 티를 판매할 뿐 아니라 가격도 무척 저렴해서 항상 여러 가지를 집에 쟁여두고 마셨는데, 한국에 돌아온 뒤로는 도통 그러질 못했다. 대신 빼먹지 않는 것은 온몸 스트레칭과 얼굴 마사지다. 폼롤러와 마사지 볼을 이용해 허리, 어깨, 다리와 엉덩이 근육까지 꼼꼼히 풀어주고,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서 마사지 크림을 발라 얼굴부터 목, 어깨까지 섬세하게 마사지한다. -고소현(모델)

유산균 복용

오전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이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깨우는 알람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미지근한 물과 프로바이오틱스 & 프리바이오틱스를 먹는다. 이러한 작은 습관이 노화 방지 및 피부 세포 회복에 도움이 되리라 굳게 믿으면서! -신애(메이크업 아티스트)

음악 감상과 독서

아침의 기분이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편. 매사 긴장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보니 오전 시간만큼이라도 가급적 감각은 깨우되 긴장감은 풀어주는 일로 채우려고 한다.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릴랙싱 효과가 있는 편안한 음악을 선곡해 틀고, 잠들기 전 머리맡에 놓아둔 에세이 모음집 가운데 한 편 정도를 가볍게 읽는다. 잔잔한 일상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현실의 무수한 고민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신혜영(분더캄머 디자이너)

그래놀라 아사이볼

꼭두새벽부터 양 볼에 살을 부비는 쌍둥이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나의 모닝 알람! 눈을 뜨면 아이들과 함께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헬로헬씨(@hellohealthy_seoul)의 그릭 요거트에 수제 그래놀라, 제철 과일, 그리고 꿀을 넣어 아사이볼을 만들며 아침을 연다. 작은 볼에 한 그릇만 먹어도 하루가 든든하고 건강해지는 기분! -김석원(비주얼 디렉터)

일과 플래닝

일단 잠에서 깨도 바로 일어나지 않고 잠자리에 가만히 누워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대부분은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지만, 스트레스가 많을 때는 일부러 기분 좋은 일을 떠올려보기도 한다. 몸을 스트레칭하듯 긍정적인 자극들로 뇌와 정신을 깨우는 나름의 의식이랄까? 올해부터는 모닝 림프 마사지도 겸할 참이다. 앉은 자리에서 림프관을 툭툭 치거나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수민(플라워샵 그로브 대표 디자이너)

물 마시기

5년 넘게 유지해온 나만의 습관은 일어나자마자 소파에 앉아 물 500ml를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기. 하루 종일 ‘맹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나에게 이 시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새해부터는 여기에 모닝 스트레칭도 추가할 계획이다. 2021년의 목표를 ‘좀 더 건강한 습관 만들기, 아프지 않고 에너지 넘치는 한 해 만들기’로 삼았기 때문! -김선혜(포토그래퍼)

핸드 드립 커피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침에 생긴 약간의 여유 시간 덕에 나만의 즐거운 ‘모닝 리추얼’이 생겼다. 바로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 원두를 저울에 계량하면서 내가 오늘 마시고 싶은 커피가 어떤 맛인지, 분쇄도는 얼마로 할지, 어떤 물 온도와 물줄기로 커피를 내릴 것인지 잠시 생각한다. 그렇게 바로 원두를 갈아서 직접 내리면, 온 집 안이 고소하고 따스한 커피 향으로 가득 찬다. 그것만으로도 좋은데, 유독 커피 거품이 봉긋하게 잘 솟아오른 날이나, 맛이 모난 데 없이 부드럽게 잘 내려진 날이면 아침부터 뿌듯한 마음까지 든다. 다 해봐야 10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이런 잠깐의 여유가 캡슐 커피를 급히 뽑아 먹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 그저 카페인이 필요해 마셔온 ‘생존 커피’보다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 한 잔에 정신이 더 맑아지는 듯 느껴지는 건, 그저 기분 탓일까? -이현정(더블유 코리아 뷰티 디렉터)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희진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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