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두 편의 전시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초상 VS 초상

2020-12-22T21:38:59+00:002020.12.25|FEATURE, 컬처|

분열과 고립의 자장 안에서, 지금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두 편의 전시.

1957년 미국 뉴햄프셔 태생, 화가로서는 매우 드물게 미술사와 음악 이론을 전공,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 후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와 어울렸으며, 생존 작가 중에서 최고 수준의 경매 기록을 보유, 2010년 칸예 웨스트의 다섯 번째 앨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앨범 커버를 작업하며 평단 뿐 아니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다. 화가 조지 콘도(George Condo)는 방금 적은 몇 줄로 요약되곤 하지만 잘라 말해서 전혀 그렇지 않다. 조지 콘도는 입체주의와 같은 유럽 모더니즘 화풍을 바탕으로 이를 미국의 팝아트, 만화 등 현대적 시각 언어와 결합하며 독창적 스타일을 구축했다. 수십 년간 뒤틀리고 분해된 인간을 담은 초상화 작업에 몰두했는데, 화폭 속 기이하게 왜곡된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내면 깊숙히 자리한 불안과 같은 강렬한 심리적 상태를 드러낸다.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화풍을 ‘인공적 사실주의’, ‘심리적 입체주의’라는 용어로 들어 설명하기도 한다. 더페이지 갤러리에서 1월 23일까지 개최되는 조지 콘도의 개인전 <조지 콘도>에선 2000년대 초반 작품부터 2019년 신작까지를 망라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2002년 제작한 검은색 청동 두상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고전적이고 친숙한 스타일에 작가 특유의 풍자 감각을 더한 것으로, 찡그리고 지친 기색의 표정을 통해선 무의미한 실존에 대한 공포를 엿볼 수 있다. 이 밖에 거대한 캔버스 위 기존 초상화 전통과 미국의 대중문화를 병치하여 만화 속 캐릭터를 표현한 ‘Cartoon Abstractions’(2005) 연작, 작가가 명명한 심리적 큐비즘에 대한 고찰을 담은 신작 ‘Red and Green and Purple Portrait’(2019)도 만날 수 있다.

신라이프치히 화파(New Leipzig School)의 일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독일 현대 화가 팀 아이텔(Tim Eitel)의 유화와 수채화 신작을 소개하는 전시 <Tim Eitel: Untitled (Interior)>도 페이스 갤러리에서 1월 16일까지 열린다. 현대의 공공장소 속 고립된 인물의 심리적 초상화로 유명한 팀 아이텔은 이번 전시에서 어딘지 알 수 없는 불특정한 미술관에서 홀로 관람을 이어가는 인물의 한 장면을 제시한다. 작품에 포토리얼리즘적 요소를 결합해 예술적 공간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환기하는 한편, 텅 비어있는 듯한 공간감을 통해 경험의 괴리, 현상으로서의 인식과 반추를 강조한다. 미술품의 운송과 설치를 담당하는 아트 핸들러가 캔버스 뒤편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담은 ‘Packing/Unpacking’, 2m 가까이 되는 격자 프레임의 대형 창문 너머로 미술관에서 걷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 ‘Interior (Ghost)’ 등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