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허브의 시대, 나를 치료하는 향기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Beauty, New Normal – 나를 치료하는 향기

2020-11-02T01:10:39+00:002020.11.04|FASHION|

전 인류의 삶을 근원적으로 뒤흔든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마스크 쓰는 인간, ‘호모 마스쿠스’가 도래했다. 비일상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 매일을 건강하고 강건하게 살아내기 위한 뉴 뷰티 보고서.

나를 치료하는 향기

삶의 방식은 쇼핑 인덱스를 바꾼다. 홈 허브의 시대, 재택근무가 많아지며 하의보다 상의 판매가 늘어났고, 커튼 주문이 폭발했다. 뷰티 필드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것은 캔들, 인센스 스틱, 룸 스프레이 등과 같이 공간을 향으로 채워주는 제품! 격리 기간 동안 우리는 집을 재발견했다. 가장 안전한 보호 수단이자 일과 여가, 사색과 친목이 동시에 수행되는 ‘둥지’를 꾸미는 일이 삶의 화두가 된 것이다. 고가의 니치 향수 브랜드의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스몰 럭셔리’ 말이다. 실제로 딥티크, 조 말론 런던, 바이레도와 같은 니치 향수 브랜드의 룸 센트 라인은 예년 대비 현격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뷰티 트렌드 예측 기관 뷰티 스트림스는 지난 9월 개최한 웨비나(Webinar), <코비드19 임팩트: 미래의 향>을 통해 오트 쿠튀르, 즉 장인 (Artisans)의 이미지를 가져가는 브랜드에 러브콜이 쏟아질 것이라 발표했다. 느림을 구현하는 핸드메이드, 질 좋은 향료, 리미티드 패키지 등 진정성 있는 창조력이 담겨 있어야 ‘내 집에 들여놓을 가치’가 생긴다. 쇼핑의 대상이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 한정되자 가구를 들여놓는 마음으로 향을 고르게 된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향은 인테리어 이상의 치유적 효과, 후각 신호를 통해 감정의 밸런스를 회복하는 ‘센트 슈티컬(Scent-Ceuticals)’을 선물한다. 옥시토신, 세로토닌, 엔도르핀 등 행복을 선사하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며 잠시나마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까사무의 아로마테라피스트 이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부쩍 온라인 클래스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한다. “단순한 기분 전환보다는 아로마테라피의 치유 효과를 궁금해하세요.” 직접 만든 항균력 강한 비누로 손을 씻고, 로즈메리와 유칼립투스 등의 테라피 오일로 호흡기를 케어하면서 동시에 각성 효과를 얻고 싶어 한다는 것. 사실 이전까지 향이나 아로마테라피는 뷰티 마켓 중 마이너리그에 속했다. 피부 건강을 지켜주는 스킨케어, 단점을 가리고 자신을 표현하는 메이크업, 기능 위주의 헤어 케어, 청결과 보습 위주의 보디 제품까지 고려하고 나서야 비로소 거론되는 것이 냄새였다. 취향의 영역에 머물던 향이 이렇듯 두각을 나타낸 현상에 전문가들은 ‘존중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본능적인 안전 욕구에만 초점을 맞추던 팬데믹 초기를 지나 상황이 장기화되자 심리적 안정과 셀프 케어에 대한 갈망이 높아졌고, 그에 대한 답을 뇌와 연결된 후각에서 찾게 됐다는 것.

다홍색 블라우스는 H&M Studio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