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FW 밀란 컬렉션에서 알아보는 패션 트렌드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트렌드가 휩쓸고 간 자리 – 밀란

2020-10-04T00:58:37+00:002020.10.07|FASHION, 트렌드|

팬데믹 선언을 앞둔 비상한 상황에서 마무리된 2020 F/W 컬렉션. 현재로서는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몸으로 느낀 마지막 패션위크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면서 그때의 현장감과 경험이 그립기만 하다. 뉴욕발로 시작한 중세 시대 장식과 런던의 브라렛 드레싱, 밀라노의 프린지 효과, 파리의 붉은 물결과 라텍스 룩의 위용까지. 4대 패션 도시에서 올 가을/ 겨울을 책임질 트렌드 12개를 채집했다.

밀란 MILAN 2020.02.19 ~ 02.24

가죽 테일러링의 한 수

지난 시즌 이탤리언 디자이너들은 얇고 가벼우며 감미로운 색감으로 가득한 가죽 룩에 푹 빠졌다. 그 열기를 이어 F/W 시즌, 이들은 ‘알타모다’로 일컬어지는 이탤리언 장인 정신을 통해 가죽에 ‘테일러링의 한 수’를 더했다. 토즈는 코르셋 형태의 가죽 톱을 셔츠에 레이어드하고, 레트로 무드의 패치워크 코트를 선보였다. 펜디 역시 가죽을 유연하게 재단해 몸의 실루엣을 강조하거나 소매를 봉긋하게 표현하고, 가죽 바이커 재킷과 플레어 스커트의 매치로 강인한 여성미를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스포트막스는 허리 부분을 버클 장식으로 조인 테일러드 가죽 재킷을 선보였다. 패딩처럼 부풀린 가죽 아우터를 선보인 프라다와 케이프, 셔츠 드레스, 점프슈트 등 전방위적으로 가죽 소재를 사용한 페라가모도 눈에 띄었다. 나아가 토즈는 코트에 자투리 신발 가죽을 재활용하고, 페라가모는 베지터블 태닝 가죽을 사용하는 등 지속 가능한 실험을 통해 트렌드 이상의 메시지를 전했다.

찰랑찰랑 프린지 효과

보테가 베네타 쇼에 모델들이 치렁치렁한 프린지를 흩날리며 등장했을 때, 패션계는 올가을 키 트렌드가 될 ‘프린지’를 예의주시했다. 경쾌하게 찰랑이는 리드미컬한 프린지는 코트와 스커트의 헴라인을 넘어 백까지 차용되었다. 그뿐 아니라 니트와 가죽, 양털부터 메탈과 비즈 장식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기도. 특히 페라가모, 프라다, 펜디, 질샌더, 가브리엘 콜란젤로 등이 선보인 것처럼 목 언저리부터 발등까지 길게 늘어진 과감한 형태의 프린지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했다. 테일러드 재킷에 와일드한 프린지 스커트를 믹스매치한 프라다, 양털 코트 끝자락에 새로운 테크닉으로 프린지를 연출한 보테가 베네타 등 궁극의 새로움을 찾아 떠난 디자이너들의 행보는 흥미로웠다.

체크의 무한 변주

체크는 고루하다는 오랜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이너들의 도전은 끝이 없다. F/W 시즌이면 으레 돌아오는 트렌드지만, 체크의 변화무쌍한 도전은 눈이 부실 정도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쇼에 등장한 체크만 보더라도 체크가 단순히 발랄한 여학생이나 스코틀랜드의 치마 입은 남자, 혹은 강렬한 펑크 정신만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체크는 이제 그 어느 영역에도 카테고리화되지 않는, ‘무한 변주를 실험하는 패션의 에센스’ 같은 요소로 진화했다. 다양성의 시대, 다채로운 미학이 공존하는 다문화적 스타일이야말로 체크를 활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지점이 아닐까. 구찌뿐 아니라 토즈, 에트로, 마르니, 베르사체, 스포트막스, 몽클레르 등 여러 브랜드들이 타탄체크부터 하운즈투스에 이르는 다양한 체크 패턴에 신선한 매력을 불어넣었다. 아방가르드하거나 포멀하거나, 키치하거나 캐주얼하거나, 혹은 글램하거나 그런지하거나. 다채로운 뉘앙스를 품은 체크는 이번 시즌 꼭 시도해보아야 할 패션 코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