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조의 설립자 다카다 겐조 코로나 19로 별세

금다미

파리와 세계를 사로잡은 패션 거장,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세상을 떠났다.

아직 파리 패션위크가 한창인 10월, 패션계의 별이 졌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겐조의 설립자인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가 현지시간으로 4일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그는 결국 프랑스의 한 병원에서 향년 81세로 생을 마감했다.

1939년 일본 히메지에서 태어나 첫 번째 남학생으로 입학해 도쿄의 분카패션대학을 졸업한 그는 1964년 파리로 건너갔고 패션 브랜드 레노마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다가 1970년, 노력 끝에 첫 번째 겐조 매장을 열었다. 

여성 컬렉션을 선보이며 패션계에 입문한 겐조는 1983년에는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고, 1988년에는 향수를 출시했다. 겐조 향수병에 그려진 빨간 포피 꽃은 겐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사랑 받고 있다. 1970년 다카다 겐조의 등장 이후 파리 패션계는 색채와 에너지, 신선함을 가진 패션 혁신가에게 매료되었으며 잡지 표지 모델이나 유명인을 처음으로 런웨이 무대에 올리는 등 혁신적인 패션쇼를 선보인 장본인 이기도 하다. 1994년 여름에는 파리를 대표하는 다리 중 하나인 ‘퐁뇌프’를 꽃과 담쟁이덩굴로 수놓은 것도 겐조의 작품이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겸 CEO는 “70년대부터 다카다 겐조는 시적인 감각과 자유로운 정신을 패션에 접목시켜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줬다. 신선하고 능동적인 정신으로 향기의 세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그의 부재를 슬퍼했다.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또한 그는 1960년대 후반 프랑스에 정착해 패션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은 첫 번째 일본 디자이너였으며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된 자유롭고 긍정적인 그의 정신은 시대와 조화를 이뤘다며 경의와 조의를 표했다.

장 폴 코티에의 말처럼 동서양의 문화를 접목해 만들어낸 화려한 패턴과 색조, 이국적인 실루엣으로 쟁쟁한 패션 하우스가 즐비한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성공을 거둔 일본 출신 디자이너이기도 한 다카다 겐조. 1999년에는 LVMH가 겐조를 인수하며 패션계를 떠나게 되었고 약 30년 간 이어온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패션계에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유산을 남기고 떠난 그만의 미학은 훨씬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콘텐츠 에디터
금다미
사진
Instagram @kenzotakada_official @kenzoparfums,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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