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위한 장미 향수 '롬므 아 라 로즈'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그를 위한 장미

2020-09-27T17:48:40+00:002020.10.01|BEAUTY, w맨|

향수의 남녀 구분이 무색해진 시대지만, 장미만큼은 여전히 여성을 위한 향료로 여겨졌다. 올가을 이 오랜 통념에 도전하며 메종 프란시스 커정에서 장미를 주원료로 한 ‘아 라 로즈’의 남성 버전 ‘롬므 아 라 로즈(L’Hommé A La Rose)’를 선보인다.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과 이 새로운 향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랫동안 장미 향은 여성의 전유물이었고, 최근 들어 급격하게 고루해진 단어 중 하나인 ‘여성스러움’을 상징하는 향 중 하나였습니다. 남성 향수에 장미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Francis Kurkdjian 장미는 향으로도 워낙 유명하고, 오랜 세월 여성 향수에 흔히 사용되었죠. 그러나 장미 자체로만 보면 다른 원료들과 마찬가지로 성별이 없어요. 향은 성의 구별이나 경계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거죠. 당신이 강조하고 싶은 향의 후각적인 면모가 다른 점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역사적으로 장미는 남성 향수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는 게 사실이에요. 사용되었을 때조차 느끼기 쉽지 않았어요. 다른 노트에 묻히거나, 파촐리, 오우드(Oud), 레더와 같은 좀 더 다크한 노트에 혼합해 약하게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저는 장미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나만의 ‘남성성’에 대한 해석을 잘 보여주는 향수를 만들고 싶었어요. 상쾌하고 크리스피한 장미 향. 그게 내가 장미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현대성입니다.

우디한 향조들과 장미가 어우러졌다니 새롭고 기대가 되는 조합이에요. 남자다움을 유지하면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장미 향을 창조해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그게 이 향수를 만드는 동안 가장 복잡한 도전이었죠.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로 장미를 두고 향수에 수직성을 더해줄 우디 어코드를 조합했습니다. 자연스러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불가리아 다마스크 로즈 오일과 자몽 향을 함께 혼합하고, 우디 앰버 베이스 노트로 관능미를 더했죠. 장미가 향수의 중심에 있고, 그 뒤에 남성성과 힘을 보여주는 다른 노트가 존재하도록요.

장미는 조향사라면 누구나 다루지만, 시중에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향수와 고정관념 때문에 더 다루기 어려운 향료일 것 같아요. 장미는 수많은 여성 향수에 쓰였고, 대부분 달콤하게 표현되었죠. 2014년에 ‘아 라 로즈’를 만들 때 저는 밝고 상쾌하며 모던한 장미를 원했어요. 이번에 ‘롬므 아 라 로즈’를 통해서는 상쾌함, 밝음, 수직성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남성적인 장미 향인 거죠.

당신은 이전에도 성별 규범에 의문을 제기하는 ‘젠틀 플루이디티 듀오’ 같은 향수를 만든 적이 있죠. 우리 주변에 널리 알려져 있듯 정말 여성성, 남성성이라는 것이 실재한다고 생각하나요? 향수를 만들 때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궁금합니다. 큰 관점에서 보면 여성성과 남성성 사이에 벽이 있죠. 그러나 사회가 진화하면서 그 또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향수의 선택은 더는 성별에 의해 정의되거나 제한되지 않아요. 사회가 진화하면서 고객이 향수를 선택하는 방법 또한 진화하고 있거든요. 창조자로서 저는 제가 여성성과 남성성을 어떻게 바라볼지 숙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향수를 정할 권리가 있거든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 남성 향수의 원료 콘셉트는 사실 굉장히 서양적이죠. 예를 들어 중동의 남자와 여자는 장미나 플라워, 오우드(Oud), 앰버, 머스크, 바닐라 노트와 같은 향조 노트들을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하니까요.

이 향수를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메종 프란시스 커정의 향수는 누구든 그날의 기분이나 계획에 따라 향수를 선택하고, 향수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당신의 질문이 향수를 어디서 어떻게 뿌려야 할지에 대한 질문이라면, 키스 받고 싶은 곳에 뿌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