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opher Kane 2021 S/S

장진영

Christopher Kane 크리스토퍼 케인 2021 S/S 컬렉션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크리스토퍼 케인에게 2020년은 오히려 자유를 준 해로 보인다. 락 다운 기간 동안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규칙도, 마감도, 압박도 없이 자유롭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그. 그림들은 주로 조카, 남매, 업계 지인들에게서 영감 받은 얼굴이나 본인의 정신 세계를 투영한 것들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평소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그림 그리는 일상을 자주 보여줬는데, 이 모든 게 한 편으론 2021 S/S 컬렉션의 티저와도 같았던 것. 이 작업들을 거치며, 그는 대규모의 컬렉션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구에서 벗어나 생산량을 단순화하고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이렇게 그가 2021 S/S 컬렉션을 열며 쓴 글은 고백과도 같다. 92세 이웃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둔 컬렉션 영상만큼 그는 평소의 강박에서 벗어나 ‘망하든 말든 상관없는’,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에게 편안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크리스토퍼 케인이 이번 컬렉션을 두고 ‘나 자신과의 협업’이라고 표현할 만도 하다.

콘텐츠 에디터
장진영
사진
Courtesy of Christopher K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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