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말하는 코로나 펜더믹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동시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말하는 코로나 펜더믹

2020-06-17T16:49:28+00:002020.06.22|FASHION, 뉴스|

팬더믹으로 모든 것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지금, 패션계를 대표하는 동시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Q.  전염병으로 인해 소비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며, 새로운 표준이 나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패션 업계 사람들 역시 전염병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패션 시스템은 다시 작동할 수 없다고 예측하는데 당신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또 위기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으며, 다가올 미래의 상황에 대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서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J.W.앤더슨
로에베, J.W.앤더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나는 굉장한 낙관주의자인 탓에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거대한 변화가 닥쳐오겠지만 그것들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현재 우리 비즈니스에, 또 패션 산업 전체에 어떤 움직임이 옳은지를 두고 사유하고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직 위기 상황인 만큼 ‘지금’에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상황은 근원적으로 바뀌겠지만, 천천히 바뀌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난주(5월 넷째 주) 몇 달 만에 파리에 왔다. 코로나 19 위기 기간 대부분의 시간을 영국에서 보냈다. 위기 상황이지만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 세상을 돌아보고 패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이 또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과 다름없이 매일 많은 비즈니스 콜과 화상 회의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안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느낀다. 업무 외의 시간에는 노퍽 지역의 자연을 누리고 정원을 가꾸며 지내고 있다.”

 

나무 밑에서 그동안 미뤄둔 독서 삼매에 빠진 릭 오웬스.

릭 오웬스
디자이너

“나는 운이 좋게도 넓은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고, 커다란 나무 밑에서 그동안 미뤄둔 독서를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며 지내고 있다. 마치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나는 에드먼드 화이트(Edmund White)의 책을 읽고,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의 작품에 몰입한 채 지냈다. 그리고 피에르 르그랭(Pierre Legrain)이 자크 두세(Jacques Doucet)를 위해 작업한 것과 두세가 루소(Rousseau), 피카소(Picasso), 아일린 그레이(Eileen Gray), 조르주 호엔스첼(Georges Hoentschel)을 후원한 일들과 인지학적인 가구를 조사하는 시간도 보냈다. 그리고 나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오페라 <살로메>도 감상했다. 이는 멸망 전, 영광의 정점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비상사태를 맞이하는 이야기다. 이번에 겪은 팬데믹 상황은 비참과 슬픔 속에서 삶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논쟁과 불화, 그리고 생태학적으로 잘못될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봤을 때, 우리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위기를 모면해온 것은 오히려 기적이다. 삶이란 죽음과 부활의 연속인 사이클과 같은 것이다. 현재의 이 불안정함을 정확하고 진실하게 직면하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만 삶이 의미를 갖고 영광스러울 것이다. 상황은 항상 변화하고 이는 불가피한 것이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우리는 좀 더 겸손하고 주변을 살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로마 2020329일 알고 보니 우리는, 너무나 작은 존재였다.

집 안을 벗어나지 못하는 요즘, 자유를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멈춰버린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하는 행위의 의미를 자문해보았다. 이러한 절박하고 불가피한 의문에 답하려면, 조심스레 멈춰 서서 예민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랑에 대한 신중함, 나의 두려움, 나의 갈망이라 부르는 것들 말이다. 트라우마로 인한 언어 장애에 직면할 수 있는 것들. 결국, 우리가 겪어내고 있는 비극은 새로운 성찰로 이어진다. 마음의 전율을 통해 함께하는 유대감과 가슴이 따뜻해지는 다정함을 통해 이렇게 살아 있음을 느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 우리가 생명체로서 지닌 운명의 취약함을 이토록 격렬하게 되돌아볼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보니 우리는, 너무나 작은 존재였다. 보잘것없는 존재로서의 기적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우리가 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모한 행동으로 우리가 사는 집을 태워버렸고, 자신을 자연에서 분리된 존재라고 여기면서 술수를 부리고 전지전능해진 기분을 만끽했다. 자연을 빼앗고, 장악하고, 짓밟았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를 선동하고 판(Pan)을 묵살했다. 오만함에 눈이 멀어 나비, 꽃, 나무, 뿌리와의 자매애를 상실했다. 터무니없는 탐욕에 빠져 화합과 보살핌, 유대와 친밀감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인류를 등한시하며 삶의 존엄성을 유린했다. 그러다가 결국 숨을 헐떡이게 되었다.

로마 202047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하여

무방비 상태로 비탄에 빠진 현 상황에서, 우리는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되는 과거의 모습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내일을 맞이함에 있어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진정으로 과거를 끊어내야 하는 우리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아무런 배움도 얻지 못한 채 지나쳐온 위기가 가득하다. 경제가 무너지거나 사회가 황폐해졌을 때, 우리는 그 사태를 유발한 똑같은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했다. 우리의 마음에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남았다. 우리는 자기 자신과,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를 바꿔야 했기에 애도의 시간조차 갖질 못했다. 이 위기는 우리 모두를 본질적인 시험대에 서게 했다. 이것이 시험인 이유는 슬픔, 분투, 위험이 있기 때문이며, 평가와 심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슬픔을 통해 우리는 가까운 과거를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의 빚, 오해, 그릇된 것, 실수, 헛발질과 무모함을 바라본다. 감히 표현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요란스러운 생각의 부재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은 우리에게 중요한 책임을 안긴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과 행동에 따라 책임을 지고, 미시적이고 광범위한 변화의 집합체에 힘을 보탤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소소한 방식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대적인 변화를 줄 필요성이 시급함을 깨달았다. 일에 있어서 늘 변화를 추구하면서, 결과적으로 쉼 없는 창작 활동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이 위기로 그 변화가 더더욱 급박해졌고,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로마 2020427일 선택 동기

내가 상상한 변화를 실현하려면, 나를 패션의 세계로 이끈 근원적인 이유를 새롭게 사유해야 했다. 유대감을 새롭게 다지고, 불필요한 것을 없애서 본질을 정화할 필요를 느낀다. 진정한 선택의 동기를 간절하게 찾으려 한다. 내가 이 길을 가게끔 만든 이유를 모두 되찾고자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동기들에 다른 이름이 붙고, 그 강도도 달라진 것은 이해하지만, 모든 이유의 중심에는 필연적으로 동일한 절박함이 존재한다. 바로 ‘말할 수 있는 능력’이다. 너무나도 원형적이고 강력한 이 능력은, 나에게 언제나 표현적인 통로를 구축하고, 내 꿈을 뒤흔드는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의 근원이 자리할 공간을 마련하고, 불완전함을 향한 그리움을 예찬하고, 형태마다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찬미할 가능성을 주었다. 이 가능성 덕분에 나는 무한을 꿈꾸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

로마 202052일 새로운 창작의 세계

하지만 나는 이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속도의 횡포에 휘둘려선 안 됨을 여실히 깨닫고 있다. 이제 깨달았다. 우리의 행위가 지나치게 격렬했고, 그 여정이 지나치게 교활했음을 말이다. 이러한 새로운 깨달음으로 이제는 다른 시대가 열릴 필요성이 있음을 느낀다. 창조성을 모욕할 위험이 있는, 타인이 부여한 마감 압박에서 해방된 시대가 와야 한다. 가만히 멈춰서 기다릴 수 있는, 멈춘 상태의 감사함을 천천히 겪어낼 수 있어야 한다. 통찰이 나올 수 있는 시대, 꿈, 자유, 원형의 상태에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시대가 와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새롭고 더 단단한 서사를 쌓아 올려야 하는 시기다. 그래서 나는 업계가 정해놓은 마감 시간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오늘날 그야말로 존재의 이유가 없는 과도한 수행성에서 벗어나 새 길을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이것은 새로운 창작의 우주를 건설하기 위한, 과감하지만 꼭 필요한 기반을 닦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부수적인 것을 제하고 본질만 남기는 우주, 감각을 증식해 산소를 공급하는 우주를 만드는 것이다.

로마 202053일 반향을 만드는 성스러운 힘

나는 시즌과 쇼를 치르던 낡은 의례에서 벗어나, 표현의 억양을 새롭게 회복하려 한다. 우리는 일 년에 두 번씩만 만나 새로운 이야기의 장을 펼칠 것이다. 규칙과 장르를 뒤섞으며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새로운 공간, 언어적 관례, 소통 기반 위에서 전개되는 불규칙적이고, 즐겁고, 자유롭기 그지없는 장을 공유할 것이다. 나아가, 지난 세계를 점령한 중요한 표현 수단이었던 크루즈, 프리폴, 봄/여름, 가을/겨울 시즌을 떠나보내려고 한다. 이것들은 이제 진부하고 빈곤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잃어버린, 인간미 없는 담론에 붙은 레이블이다. 현실과의 연결 고리를 잃어가며, 자신들을 만들어준 생명의 원천으로부터 자꾸만 멀어져가는 밀폐된 상자다. 우리는 명칭의 역량을 새롭게 정하면서 내일을 일굴 수 있다고 믿는다. 놀라울 정도로 오래된 뿌리를 가진 언어를 빌려와 이름을 지음으로써, 우리의 새로운 만남에 세례를 하고 싶은 열망이 든다. 내가 나아갈 창작 여정의 별자리는 교향곡, 광시곡, 마드리갈, 야상곡, 서곡, 연주회, 미뉴에트로 채워질 것이다. 음악에는 반향과 관계를 만드는 성스러운 힘이 있다. 음악은 경계를 넘나들면서 취약성과 무한성을 다시금 이어준다.

로마 202055일 목적 공동체

이 현재진행형의 고요 속에서, 나는 나와 연결된 모든 비범한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사람들 사이에서 모범이 되기 위해 시간을 새롭게 정비하고, 내가 자랑스럽게 소속되어 있는 이 놀라운 공동체에 보살핌을 재개하겠다는 약속이 되고 싶다. 즉, 이것은 프로젝텀(Projectum), ‘앞날을 향해 던진다’는 나의 프로젝트, 미래를 향해 존재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기반을 제공하는 다원적 미래다. 현재의 우리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포옹을 다시 나눌 수 있는 미래다. 그러나 우리는 이해의 폭을 넓혀서 돌아갈 것이기에, 그 미래에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호흡을 다시 가다듬은 상태일 것이다. 밤이 되면 숲이 자라는 소리를 듣는 법을 배우는 시대가 될 것이다.

로마 2020516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한 비애 서로가 함께할 수 없는 이 시점에도, 패션에 대한 나의 사랑이 불타오른다. 우리 인간이라는 종이 결국 그런 것 같다.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비애를 느끼며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것.

 

2020 F/W 오프화이트 맨즈 컬렉션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준 탭댄서 카르티에 윌리엄스를 촬영하고 있는 버질 아블로.  @Bogdan Plakov 

버질 아블로
루이 비통 맨, 오프화이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미칠 충격은 너무 거대해서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인간이라는 종은 우리가 거주하는 지구보다 크지 않은, 아주 미미한 존재임을 확인시킨다. 그와 함께 우리가 현재에 겸손하게 몰입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는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미래 세계에 분명 영감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세계는 반드시 낙관적이어야 한다.”

 

퐁텐블로에 있는 숲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디자이너 이자벨 마랑.

이자벨 마랑
디자이너

“우리가 처한 이 위기가 나의 패션 철학이나 관점을 바꾸지는 않았다. 나는 여전히 나의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고, 데일리 룩 또한 디자인하는 동시에 제조와 소싱도 변함없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패션 전반에 다가올 변화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어떻게 어떤 것이 변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변화의 파고는 디자이너들의 방식에 깊이 영향을 줄 것이며,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 런웨이 쇼 또한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나 역시 숙고해야 할 과제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것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 중이다. 우리 디자이너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쇼 장소,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현재 퐁텐블로(fontainebleu) 숲에 있는 나의 오두막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광대한 자연의 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별로 없다.  나는 여전히 많은 일을 나의 팀과 화상으로 또는 왓츠앱으로 처리하고 있다.”

 

집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디자이너 톰 포드.

톰 포드
디자이너

“위기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 당면한 세계적인 위기를 통해 그간 패션 산업에서 잘못해온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한 해 동안 너무 많은 컬렉션을 펼치고 너무 많은 상품을 판매한다. 우리는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옷을 구매하도록 하고, 끝없이 많은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그들이 구매하는 물건의 가치와 그에 대한 존중을 잃도록 했다. 언제나 퀄리티가 핵심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매년 창의적인 컬렉션을 네 차례나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오래 지속할 수 없는 비즈니스다. 그려볼 수 있는 희망은 비록 작지만, 앞으로 우리는 퀄리티에 집중하면서 ‘버림’이 덜한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우리 산업 내에서 더 큰 지속 가능성의 개념을 다룰 때다. 더 적은 컬렉션, 더 적은 쇼, 더 적은 여행과 상품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때다. 나의 근황에 대한 대답은, 요즘 나는 내 아이들에게 홈스쿨링을 하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모든 텔레비전 시리즈를 다 보고 있다. ”

 

소수의 직원들과 매일 출근해 새로운 작업을 펼치고 있는 디자이너 윤 안.

윤 안
디올 맨 주얼리 디렉터, 엠부시 디자이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를 둘러싼 많은 시스템 중에서 이후에는 작동하지 못할 것들이 무엇인지 밝혀냈으며, 우리에게 더는 옛날 방식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패션 스팀롤러들이 다음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서,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 큰 자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구제도를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나는 매우 자유롭다. 그리고 도쿄는 다른 나라들처럼 전면적인 봉쇄는 아니었기 때문에 나와 직원들은 매일 출근했고, 우리 팀은 다음 컬렉션 작업을 하면서 우리 앞에 드러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반성하고, 회상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은 나와 브랜드에 무척 필요한 시간이었다. 전 세계가 리셋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는 이 시점에서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나는 우리의 비전이 결정적으로 명확하고, 제품이 좋고, 이야깃거리가 있는 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우리와 함께 여행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매일 아침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디자이너 헤론 프레스톤.

헤론 프레스톤
디자이너

이 업계에서 지속 가능한 브랜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므로 소비자가 지지하는 브랜드에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으면 한다. 보편적 차원에서 불매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긴 어렵지만 가능한 일이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시스템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감독자 역할을 한다면 브랜드는 변화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지속 가능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팬데믹이 소비자들에게 그들의 구매 습관과 패션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더 잘 인식하도록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모두에게 ‘깨끗한’ 순간이 아닐까. 소비자들은 공급망, 유통 시스템 등에 대해 새로운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가 사는 방식을 근원적으로 바꿀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 생산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브랜드 스스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그들의 계획과 후속 조치를 투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내 친구가 봉쇄 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팬더믹이 사라지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싫어질지도 모른다는 말도 전했다. 서두르지 말자. 나는 한편으로 지금 소중히 여기는 이 모든 것들이 천천히 변화하고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패션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구매 방식과 소비 방식에 대해 스스로가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패션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가 소비자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속도를 늦추면 특별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 디자이너 톰 브라운.  @alastairnicol 

톰 브라운
디자이너

“모든 디자이너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그들에게 옳은 것인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에 걸맞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배운 교훈으로 한층 더 성장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상황에 잘 대처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패션의 미래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나만의 아름답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