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티보의 아트북 ‘달콤한 풍경’

사공효은

100세 현역 화가의 국내 첫 아트북은 보기만 해도 달콤한 맛이 난다.  

“저는 그동안 그림의 소재로 취급받지 못했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찾아내려 합니다. 막대사탕꽂이를 그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겼던 이유는 아마도 진부하기 때문일 테지만… 그 이전에는 충분히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무작정 배제됐을 공산이 더 큽니다.” 

100세 현역 화가, 웨인 티보가 1962년 MoMA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할 때 남긴 말 일부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쇼윈도와 상점의 판매대, 슈퍼마켓 진열장, 수많은 종류의 케이크와 파이, 그리고 도시 풍경 등을 묘사했다. 2019년 말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진열장 안의 케이크(Encased Cakes)’(2011)는 846만 달러로 그의 작품 최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웨인 티보 달콤한 풍경>(에이치비 프레스)은 그의 대표적 주제인 ‘디저트’와 ‘도시 풍경’을 한데 모은 아트북이자 그의 국내 첫 작품집이다. 책장을 넘기면 보기만 해도 달콤한 향이 느껴지는 디저트 그림과 도로 및 도로를 채운 자동차들 그림이 병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열장 안에 가지런히 도열한 갖가지 케이크와 교통 체증으로 도로 위에 갇혀 줄을 선 자동차가 나란히 보여주고 있는 건 뭘까? 전혀 상관 없을 것만 같은 두 주제의 이미지는 때로 닮아 보인다. 도시에 드리운 그림자가 진열장 안에 홀로 있는 케이크 한 조각에까지 겹치는 것 같기도 하다. 서교동에 자리한 책방 ‘번역가의 서재’에서는 6월 한 달간 이 책을 주제로 전시를 한다. 전시를 기념해 제작한 작가의 말 노트, 웨인 티보 관련 출판물과 인터뷰 영상 등 아카이빙, 달콤한 작품 몇 점을 선보인다.  

피처 에디터
권은경
사진
장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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