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 엑스 셔누, 기현 더블유 화보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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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는 케이팝 그룹의 하나로 미국 시장에 도전해서는, 그곳이 알던 케이팝을 벗어난 스타일로 부딪쳤다. 이제 한국에서 새 앨범 활동을 앞둔 그들은 예열도, 발산도,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하기 전의 고요 속에서 셔누와 기현을 만났다.

왼쪽 기현이 입은 셔츠, 팬츠, 부츠는 모두 지방시 제품. 오른쪽 셔누가 입은 셔츠, 팬츠, 샌들은 모두 펜디 제품.

5월 안에 몬스타엑스의 새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여러 상황으로 컴백 일정이 조금 조정될 것 같다고 들었는데.

기현 애초 계획보다 시간이 더 생긴 만큼, 몸 상태를 꼼꼼하게 정비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들어보니 춤을 많이 추는 아이돌이 연차가 쌓이면 몸 여기저기 안 좋은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나도 독무를 준비하면서 몸 상태를 재정비 하고 있다.

독무? 메인 보컬인 기현이 독무를 하나?

기현 우리 안무가 선생님도 바로 그 의외성을 염두에 둔 것 같다(웃음). ‘기현이 너는 라이브도 훌륭하고 춤도 못 추지 않지만, 이제 더 인상적인 뭔가를 보여줄 때가 왔다’ 하면서 독무 파트를 짜주셨다. 매일 새벽까지 연습했다.

누구보다 퍼포먼스에 능한 셔누가 보기엔 기현이 대견스럽겠다.

셔누 뭐, 내가 누군가를 대견스럽게 볼 수 있다거나 하지는 않은데(웃음). 그런 마음보다는 ‘멋있게 잘하는가’가 중요하겠지. 뮤직비디오 찍으면서 보니까, 멋있다. 사실 독무라기 보다 혼자서 해당 파트와 분위기를 다 채워야 하는 꽤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기현이가 분위기를 끌고 가더라.

기현 시간 자체는 길지 않지만 해당 파트를 할 때 무대 위에 아무도 없고 나뿐이다. 온전히 나 혼자서 채워야 하는 순간이라 멤버들도 내가 잘 해내길 응원하고 있다.

셔누가 입은 카키색 점프슈트와 부츠는 펜디 제품.

세계 20개 도시에서 25회 월드 투어, 미국 6개 도시에서 12 만 관객과 함께한 ‘징글볼’ 투어,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와 미국 빌보드 200 5위. 몬스타엑스의 글로벌한 도약이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활발히 곡을 발표했는데, 어떤 경험이었나?

기현 초반에는 걱정이 컸다. 우리가 미국에서 영어 앨범 <All About Luv>를 내기까지, 작년 한 해 동안만 해도 여러 차례 싱글을 냈다. 그런데 퍼포먼스는 거의 하지 않고 팝에 가까운 분위기로 활동했거든. 무대 위에 스탠드 마이크 두고 서서, 강렬한 춤 없이 젠틀하게.

몬스타엑스 처음 데뷔했을 때 퍼포먼스의 에너지를 보고 ‘저래서 팀명이 몬스타구나’ 했는데, 미국 시장에서 그 위력을 굳이 보여주지 않은 이유는 뭔가?

기현 활동하면서 우리만의 퍼포먼스는 많이 보여준 것 같다. 전과 조금은 다른 모습, 그리고 ‘가수’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미국의 회사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케이팝’스러운 면은 이미 많이 소개됐다는 생각도 들었고. 다행히 곡이 훌륭했고, 다 영어 가사였기 때문에 관객이 따라 부르기에도 좋은 스타일이었다. 격한 퍼포먼스 없이도 노래로 교감하는 경험이 새로웠다.

기현이 입은 검정 재킷은 알렉산더 맥퀸 제품.

투어를 하고 무대 경험을 쌓으면서 전과 달라진, 특별한 느낌 같은 게 있나?

셔누 구체적으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무대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경험이 늘어갔다. 뭘 해야 성취감이 드는지도 조금씩 알아가고.

뭘 하면 성취감이 들던가?

셔누 투어란 결국 같은 주제의 무대를 이곳저곳에서 보여주는 건데, 제스처만 살짝 다르게 했을 뿐인데도 팬들의 반응이 있으면 상당히 즐겁지.

기현 뭐 하나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팬들은 다 알아채준다. 내 경우는 몬스타엑스가 ‘보고 즐기는 음악’에 강점이 있는 그룹으로 통했는데, ‘듣는 음악’으로도 통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우리는 원래 앨범 하나에 에너제틱하고 격정적인 색깔, 가끔 잔잔한 색깔도 섞으며 구성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했다. 미국에서는 리드미컬하고, 과한 면이 없는 색깔로만 채운 앨범을 가지고서 ‘이게 될까?’ 했는데 잘됐으니.

보통의 경우 도전을 할 때, 자신에게 익숙한 것과 자신이 가장 잘할 법한 것을 무기 삼는다. 몬스타엑스가 미국에 진출하며 비주얼 퍼포먼스나 파워풀함 같은 기존의 강점 대신 ‘또 다른 몬스타엑스’이길 택한 건 용기 있는 선택이다.

기현 ‘몬스타엑스의 영향력이 이제 해외에선 굉장한데, 한국에서는 왜 그 정도가 아닐까’ 하는 목소리를 접하곤 한다. 지금 우리는 영향력, 인지도 같은 것보다 음악을 둘러싼 결과물이 만족할 만한지에 더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국내에서도 당연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왼쪽 기현이 입은 캐멀색 재킷과 벨트가 달린 팬츠, 흰색 민소매 티셔츠는 모두 디올맨 제품. 오른쪽 셔누가 입은 캐멀색 민소매 티셔츠와 쇼츠는 프라다 제품.

곧 출시될 새 앨범 <Fantasia X>는 어떤 느낌인가?

셔누 신나는 곡, 잔잔한 곡, 리드미컬한 곡 등을 다양하게 담았다. 우리가 늘 선보이던 스타일을 하되 스케일을 더욱 키웠다.

몬스타엑스가 데뷔 후 레벨업했다고 할 만한 기점을 꼽자면 언제일까?

기현 Dramarama’라는 곡으로 활동했을 때? 2017년 말이었다. 그리고 첫 월드 투어를 마친 후. 그 두 순간.

셔누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 ‘Dramarama’가 담긴 미니 앨범 <The Code>를 기점으로 우리가 조금은 올라서지 않았나 싶다.

2017년 첫 월드 투어 때부터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남미까지 지구를 고루 누볐다. 관객들은 어떤 힘에 이끌려 몬스타엑스 공연장을 찾았을까?

기현 가보기 전 상상만 할 때는 한국 교민이 많이 와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객의 99%가 현지인이어서 무척 놀랐다. 일단은 한국과 한류 자체의 유명세가 한몫했을 거다. 애초 한류라는 게 그만큼 알려졌기 때문에 각 나라 사람들이 보는 유튜브에 몬스타엑스의 영상이 뜨는 경우도 많았을 테 고. 한류와 케이팝이라는 큰 범위 속에서 우리를 접하게 되고, 그렇게 접한 우리가 괜찮다는 걸 알고, ‘몬스타엑스가 내한하네, 가보자!’ 이런 순으로 가지 않았을까.

훌륭하고 재능 있는 케이팝 뮤지션이 많다. 그중에서 몬스타엑스가 내세울 가장 큰 무기는 뭔가?

셔누 열정!

열정 없는 케이팝 그룹이 있을까?(웃음)

셔누 그렇다 해도 우리 팀은 그 열정이 대단하다.

기현 우리 공연 보고 나서 아주 많은 분이 ‘아이돌 그룹 공연 중에 이렇게 재밌는 건 처음 본다’ 같은 말씀을 하신다. 정말이라니까?

셔누는 데뷔 초부터 퍼포먼스와 카리스마로 워낙 유명했고, 기현은 메인 보컬의 자격이 충만한 데다 독무까지 도전한다 (웃음). 두 사람이 서로의 근사한 점을 칭찬해본다면?

기현 아, 형은 ‘피지컬’이지. 우리 댄서 형들은 ‘셔누의 몸으로 춤 한 번만 춰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웃음). 몸이 좋고 안 좋고 여부를 떠나서 타고난 신체 조건이 멋진 사람이다. 셔누 몸의 비율, 팔 길이를 가진 채 춤추고 싶다고 댄서들이 탐낼 정도로 정말 좋은 피지컬의 소유자라고 생각한다.

셔누 기현이로 말할 것 같으면, 뭐 라이브 실력이야 익히 알려져 있고. 옆에서 지켜보면 사람이 철저하다. 거기서 오는 든든함이 있다.

최근 들어 춤이 무르익었을 기현이 볼 때 셔누의 춤은 어떤가?

기현 아는 사람만 아는데, 형의 춤 스타일이 어느 순간 좀 변했다. 한동안 각보다 느낌을 살린 ‘얼반’ 춤이 유행했을 때도 형은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묵직함과 각이 살아 있는 자기 스타일을 유지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빠르고 민첩한 스타일을 익히기 시작했다. 묵직함보다는 유연하고 속도감 있는 느낌을 우리끼리는 ‘촙촙’이라고 표현한다(웃음). 화면상으로 봤을 때는 민첩하게 ‘촙촙’ 움직이는 느낌이 있어야 춤이 더 살아나는 면이 있어서, 형이 노력해서 변화한 거다.

셔누 내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하고 살이 잘 붙는 체질이다. 춤 스타일을 위해서도 체중 감량에 신경 쓸 필요가 있었는데, 뺄 때는 좀 예민하게 관리해야 한다.

기현이 ‘Believer’라는 곡을 커버한 영상이 있더라. 유튜브에 올린 지 한 달 됐는데 지금 조회수가 155만 정도다. 그 정도 반응 얻을 줄 예상했나?

기현 전혀! 원곡자인 이매진 드래곤스의 멤버분이 ‘좋아요’ 를 눌러줘서 ‘우와!’ 했는데, 또 다른 아티스트가 댓글까지 달아주셨다. 워낙 록이나 시원시원한 음악 스타일을 좋아해서 한번 불러보고 싶었다.

셔누가 기현의 라이브 실력을 언급했는데, 그게 기현의 무기인가?

기현 솔직히 앨범 나올 때마다 무섭다. 라이브가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이러다 폐가 터지면 어쩌나, 무대 위에서 기절할 뻔한 적도 몇 번 있다. 그런데 나는 끝까지 간다. 무대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라이브로 끝까지 잘 해내고 싶다. 자신 있다.

왼쪽 기현이 입은 캐멀색 재킷과 흰색 민소매 티셔츠는 디올맨 제품. 오른쪽 셔누가 입은 캐멀색 민소매 티셔츠는 프라다 제품.

자신의 성격에서 마음에 드는 점과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뭔가?

셔누 내가 무던한 편이다. 그 점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좀 개방적인 면이 부족하달까, 몸은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성격 자체가 활발하진 않은 듯하다. 내가 조금 부족할 때는 멤버들이 채워주기도 하니까 나까지 활발하게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조금 활발해지면 나쁠 거 없겠지.

기현 셔누 형이 굉장히 활동적인 사람이다. 사람도 좋아하고, 요즘은 그럴 수 없지만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그런데 그런 사람 치고 이상하게 활발하다는 느낌이 안 든다. 그렇다고 과묵하지도 않은데 말이야. 형 정도로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성격이 민혁이 쪽이어야 할 것만 같은데. 아, 우리 멤버 중에 민혁이라고 있다. 민혁이는 굉장히…

민혁, 알고 있다. 이번 마감 기간에 기운 없고 우울해지면 민혁 군이 아무 말이라도 하는 동영상 찾아볼 생각이다.

기현 신기한 건 그런 민혁이는 또 활동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민혁이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엄청 활발하게 굴면서 말도 많이 하고, 셔누 형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지만 막상 누군가를 만나면 민혁이 같은 느낌과는 다르다.

원래 ‘몸이 움직이거나 입이 움직이거나’다. 기현의 성격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떤가?

기현 추진력이 있는 편이라는 건 마음에 든다. 뭘 하나 시작하면 후다닥 진행하고 끝을 보는 편이다.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 어렸을 때부터 무슨 일을 하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두 수 앞까지 생각해놓곤 했다. 이게 좋지 않은 습관 같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모양새니까. 요즘은 그래도 나아진 편인데, 나 자신은 단점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형처럼 무던하게 상황을 잘 넘기는 스타일이 좋다.

연습생 시절의 자신을 돌이켜보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

기현 선배님들이 곧잘 하는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 지나치던 씨스타 누나들도, 케이윌 형도 ‘그때가 좋은 시절이야’ 했다. 좋을 때니까 더욱 즐기고, 연습 많이 하라는 좋은 말씀인데… 나는 지금이 더 좋다(웃음). 그래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더 만족할 수 있고 윤택한 삶이 곧 올 거라고.

셔누 ‘연습 열심히 하고, 건강할 때 건강 잘 챙겨라.’

셔누가 입은 핑크색 점퍼와 민소매 티셔츠, 벨트가 달린 흰색 팬츠는 모두 디올맨 제품.

셔누는 어릴 적 수영선수 생활을 했다더니 그때부터 시작된 근면 성실이 몸에 밴 사람 같다.

셔누 선수라고 하기에는, 초등학생 때만 한 거라서 좀(웃음). 남자아이들 어릴 때 태권도 배우듯이 한 정도다.

기현 형은 과거보다 요즘이 훨씬 성실하다. 원래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 그런데 가면 갈수록 자신을 잘 챙기고 규칙적으로 살려고 하더라.

몇 년 전 어느 예능에서 셔누가 최면 체험한 걸 뒤늦게 봤다. 전생과 죽음을 체험한다는 게 어떤 경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면술사가 ‘고통과 죽음을 통해 깨달은 게 뭔지’ 물었을 때 머뭇거림 없이 튀어나온 소리가 ‘적을 만들면 안 된다’였다.

셔누 꿈을 꾸는 듯한 상태에서 선생님이 가라는 대로 가면 어떤 장면이 계속 펼쳐졌다. 적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살면서 입 밖으로 낸 건 그때가 처음이라 나도 놀랐다. 아마 내가 무의식에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나 보다.

말수도 많지 않은 사람이 그때는 마음의 소리가 즉각 나오던데? 최면술사가 ‘아이돌 세계는 치열한 경쟁인데 다 적 아니냐’고 하자 또 이런 말로 단박에 장내를 숙연하게 했지. ‘그건 선의의 경쟁이죠.’

기현 형이 그런 사람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불편함 생기는 걸 아주 싫어한다.

기현이 입은 스팽글 장식 티셔츠는 생로랑 제품.

음악 말고 최근의 관심사가 있나?

셔누 곧 발표할 새 앨범! 그리고 ‘몬베베’와의 5주년. 오랜만에 앨범이 나오는 거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 올해 미국과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이 많은 관심을 받은지라, 이번 한국 앨범 관련해서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국내 활동을 몬베베와 함께 행복하게 즐기고 싶다.

기현 형이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했으니, 그렇다면 나는 ‘사진’(웃음). 나름 전시회도 하고 멤버들 찍어주는 걸 즐기다가 작년에는 쭉 손을 놓았는데, 최근 라이카 Q2를 샀다. 라이카 디럭스로 시작해서 캐논으로 갔다가, 몬베베 분들에게 추천 투표를 받았더니 라이카 추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날 바로 매장에 가서 구매했지.

이번 앨범 활동을 앞두고 어떤 목표나 바람이 있나?

기현 최근의 기약 없는 시간 속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는 오직 온라인뿐이었다. 그러면서 가수는 확실히 눈앞에 관중이 있어야 더 에너지를 받는 직업이라는 걸 느꼈다. 팬들을 바라보고, 관중 앞에서 공연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는데 그게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되니까 확 다른 느낌이 들었다.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하루빨리 접점이 있는 활동을 재개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셔누 나도 마찬가지다. 어서 좀 만나고 싶다.

피처 에디터
권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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