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호찌민, 나트랑에서 자란 세 명의 브랜드 '커미션'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연대와 사랑으로

2020-05-24T19:02:52+00:002020.05.25|FASHION, 트렌드|

부산과 호찌민, 나트랑에서 자란 세 명의 디렉터 진 케이, 딜런 카오, 휴이 르엉은 뉴욕에서 우연히 인연을 맺고 ‘커미션(Commission)’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당신들은 어떻게 만나서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나?

진 케이 2년 전 이맘때쯤 친구 생일 파티에서 우연히 만났다. 뉴욕 로어이스트 사이드에 위치한 어느 레스토랑이었는데, 셋이 나란히 앉은 게 첫 만남이었다. 알고 보니 모두 파슨스 출신이었고, 그 당시 ‘아시아’라는 주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아시아 콘셉트는 항상 전통적이거나 과장된 모습으로만 표현되는지, 왜 아시아 여성을 자신 있게 내세우는 브랜드가 없는지, 아시아라는 틀을 색다르게, 또는 개인적인 시각으로 모던하게 바라볼 수는 없는지 등등을 주제로.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아시아를 서양에서 글 로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브랜드의 시발점이 된 셈이다.

각자 다른 성장 배경이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딜런 카오 나는 베트남 호찌민, 휴이는 베트남 나트랑, 그리고 진은 부산에서 자랐다. 셋 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각자 다른 아시아의 한 도시에서 보냈으며, 뉴욕으로 건너와 정착한 이민자다. 서로 다른 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으려 했는데, 우연히 보게 된 각자의 어머니 사진과 무척 비슷한 유년의 기억들에서 공통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있었다.

엄마는 어떤 존재인가?

휴이 르엉 우리 모두 어린 시절, 출근하는 어머니와 가족과의 일상에서 고운 옷차림을 보며 자랐다. 그들의 스타일과 옷장을 되짚어보며 추억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다.

서로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

휴이 르엉 셋 다 비슷한 것 같지만 굉장히 다른 성격이다. 각자의 패션 철학과 전공, 애호 분야가 달라 서로 많이 배운다. 진은 여성복을 전공했고, 딜런은 액세서리와 브랜딩, 그리고 나는 그래픽과 사진이라는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디자인은 진과 딜런이, 사진과 비주얼 영역은 내가 맡아 진행한다. 진과 딜런의 디자인 배경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준다면 나는 디자인을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 보기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보통 사진은 컬렉션 전개의 가장 마지막 파트를 담당하지만, 우리는 컬렉션 디자인 시작 단계부터 시작해 큰 그림을 같이 결정한다. 서로 다른 시각을 조화롭게 융합한달까.

디렉터가 직접 촬영해서일까? 커미션의 인스타그램은 일관되고 감각적인 이미지로 브랜드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

휴이 르엉 브랜드 시작 단계부터 다른 포토그래퍼의 시각과 색깔을 빌리지 않고,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표현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룩북은 내가 촬영하고, 캠페인과 잡지의 화보 작업 같은 경우엔 우리가 존경하고 우리의 비전을 정확히 이해하는 포토그래퍼들과 협업하여 진행한다. 아시안 배경의 모던하고 개인적인 관점을 보여주기 위해 집요하게 직감을 따라 작업 하고 있다.

캠페인의 스타일링도 굉장히 좋은데, 이 역시 커미션 팀에서 자체적 으로 진행하나?

딜런 카오 디자인 시작부터 스타일링을 염두에 두고 토털 룩으로 디자인하는 편이다. 컬렉션 발전의 마지막 부분에서 스타일리스트의 신선한 시각을 조합하는데, 익숙하지만 새롭게, 여성적이지만 강하게, 엄숙하지만 유머 있게 밀고 당기며 균형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공식 계정인 @Commissionnyc 외에 @commission1986, @commissionfemmes라는 두 개의 다른 계정이 있다. 각 계정의 목적은 무엇인가? 또 어떻게 다르게 비주얼라이징을 하나?

진 케이 @Commissionfemmes는 우리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아시안 여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인물 사진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연 계정이다. 그 후 새롭게 만나게 된 친구들, 컬래버레이터, 아티스트, 스타일리트 등과 함께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큰 그림이 완성되면 전시나 책으로 발매할 예정이다.

진 케이 커미션을 시작하며 많은 친구와 팬들이 우리에게 그들의 어머니 사진을 보내줬다. 동양권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지역과 인종의 어머니 사진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아름다운 사진들을 한 곳에 모은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Commsision1986이 라는 앨범을 만들게 되었다. 특히 서양권에서 동양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비등하는 이 시점에 우리의 어머니들은 다양한 나라, 모두 다른 배경에서 자라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중요한 지점인 것 같다.

요즘은 옷의 품질이나 디자인보다 시각화가 주목받는 시대이지만, 디자인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딜런 카오 인터넷 시대인 지금, 시각화가 실제 제품보다 더 빨리 전파된다. 스마트하게 디자인한 좋은 퀄리티의 옷을 만드는 것도 중요 하지만 그 이전에 강하고 설득력 있는 시각화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제품을 실제로 보여줄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우리의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할 솔직한 비주얼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커미션을 통해 타임리스 디자인과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려 한다.

최근 LVMH상 후보에 올랐다. 최초의 3인조 디자이너 팀이라고 들었다. 2019년에 시작한 브랜드인데, 눈부신 성장이다. 수상 후보 선정 이후 달라진 점은?

휴이 르엉 그 후 미국을 넘어, 더 국제적인 고객을 만날 수 있었고, 이런 노출을 통해 더 높은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달라진 점은 LVMH가 제공한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대한 패션 하우스와 출발선이 다른 커미션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휴이 르엉 빅 하우스들이 따라야 할 기존의 브랜드 역사가 우리는 없기 때문에 스스로 새로운 룰과 역사를 대범하게, 또 새롭게 써 나아가야 한다.

어떤 역사를 써 나가길 바라나?

딜런 카오 천천히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을 믿는다. 가장 가까운 목표는 우리의 메시지를 대중과 더욱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확고한 플랫폼을 만들어 글로벌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 또 80~90년대 아시아의 확고한 DNA를 중심으로 모던하고 의미 있으며 시대를 반영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