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의 스트로 샌들 & 클로그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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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녹음이 작은 신발 위에 고스란히 담겼다.

격리된 생활로 계절을 잊고 지낸 지 오래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니 계절의 변화가 그리워지고, 작고 사소한 그 변화를 온몸 가득 흡수하고 싶어진다. 그런 마음을 지닌 사람들에게 나무와 코르크를 자르고 엮어 만든 신발들이 초여름이 곁에 왔음을 단숨에 알린다.

A.P.C

Anna Sui

Givenchy

Marni

Miu Miu

서양의 나막신이라 불리는 투박한 클로그 (Clog) 가 곳곳에서 보이고, 밀짚을 촘촘하게 엮어 만든 납작한 스트로 (Straw) 샌들이 꽤나 자주 눈에 밟힌다. 안나 수이와 아페쎄는 울퉁불퉁한 플랫폼 형태의 클로그에 부드러운 색의 양 말을 겹쳐 복고적 분위기를 강조시켰다. 이 하나만 신으면 무엇을 걸쳐도 손쉽게 ‘보헤미안’ 적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을 테다.

3.1 Phillip Lim

Prada

Salvatore Ferragamo

Tibi

Valentino

티비와 발렌티노는 밀짚을 촘촘하게 엮은 스트로 샌들을 세상에 내놨다. 진짜 밀짚으로 만들었다면 발은 좀 아프겠지 만 진짜 풀을 밟고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며 마음이 풍요로워질 테다. 게다가 프라다와 지방시는 이 모든 것에서 잡음 같은 요소를 과감하게 없애며 출근 신발로도 손색 없는 탁월한 대안을 선보였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니 앞의 신발 들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사람들에게 제격일 테다. 무엇보다 초여름이 내려 앉은 것 같은 이 신발들 앞에 붙은 ‘클로그’ 나 ‘스트로’라는 단어마저 예뻐 보인다. 그리고 이들이 서둘러 새로운 계절이 오기를 재촉한다.

프리랜스 에디터
김선영
사진
James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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