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사지 않고 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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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을 사지 않고 빌린다? 패션계 공유 경제의 새로운 흐름.

영화 ‘클루리스’ 속 한 장면.

화려한 코트를 입고 캣워킹을 선보이는 모델을 보며 생각한다. “이번 코트는 5백만원쯤 하려나, 깃털 장식이 있으니 7백만원쯤 하겠지?” “입어보고는 싶은데 구매는 부담스러워. 렌트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 이런 여성들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회사가 나타났다. 2009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 제니퍼 하이먼과 제니퍼 플라이스가 세운 앱 기반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다. 지난해 12500만 달러 투자를 받으며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된 스타트업 기업은 말 그대로 명품 옷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패션계 넷 플릭스’라 불리는 별명은 물론 1억 달러가 넘는 연간 매출액이 기 업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하는 셈. 이런 스타트업뿐 아니라, 미국 블루밍데일스 백화점과 패션 브랜드 바나나 리퍼블릭도 의류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웨덴 SPA 브랜드 H&M도 지난 11월 부터 스톡홀름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유기농 면과 재활용 섬유로 만든 컨셔스 라인을 월정액 서비스 형태로 빌려주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렌트 더 런웨이의 서비스는 어떤 형식일까? 크게는 무제한 ‘구독’을 하고 무한정 옷을 빌려 입거나 단기로 건당 옷을 빌리는 시스템인데, 방대하고 트렌디한 셀렉션은 물론 수량이 갖춰져 렌트 대기가 거의 없는 것이 성공 비결. 한국에서 SK 플래닛이 선보인 ‘프로젝트 앤’이라는 패션 렌털 서비스가 있었지만 재고를 갖추기 위해 무한정 투자해야 해는 구조에 사업을 접고 말았다. 이를 개선한 한국의 또 다른 서비스로는 ‘셰어러’와 ‘렌터’를 연결해주는 ‘클로젯쉐어’가 있다. 셰어러는 옷을 위탁하고 대여료를 받는 구조로 활성화만 된다면 무한정 옷을 공급받을 수 있는 셈. 이처럼 공유 경제 트렌드는 환경 보호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에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패션계도 소비만 조장할 것이 아니라 패션과 환경이 공생하는 세상을 위해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가치 있는 일이 분명하다.

패션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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