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S/S 맨즈 트렌드 총정리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남자는 말이야

2020-03-04T17:21:48+00:002020.03.05|FASHION, w맨, 트렌드|

달콤한 마카롱 컬러 옷, 새틴 소재로 만든 슈트,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린 사파리 재킷, 거의 모든 쇼에 등장한 베스트 신드롬까지, 2020 S/S 맨즈 트렌드를 총정리했다.

튜닉 러버

트렌드는 본래 돌고 도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달리 말하자면 기존의 아이템을 약간 변형해 제안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새로운 아이템이 트렌드로 급부상하는 경우는 사실 드물다는 이야기다. 그런 탓에 이번 시즌 등장한 신종 트렌드, 튜닉의 등장이 여러모로 신선하고 반갑다. 로에베, 펜디, 라프 시몬스, 생로랑 등 파리의 주류 브랜드에서는 흡사 여성의 원피스 같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전통적인 튜닉 실루엣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탄생시켰다. 휴양지에서 편하게 입는 복장으로,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로 다채롭게 선보인 것. 특히 라프 시몬스, 펜디 같은 브랜드의 튜닉 스타일링 법은 일상에서 유용할 듯하다.

 

새틴 혁명

50년대 여성이 즐기던 윤기 있는 새틴 소재가 이번 시즌 남성복의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반짝이는 새틴을 미래적 소재로 접근한 발맹은 슈트 전체를 새틴으로 활용해 특유의 호화롭고, 강렬한 글램 룩을 더욱 돋보이게 한 반면, 던힐디올은 슈트의 우아함을 극대화하는 포인트로 새틴을 활용했다. 남성을 더 부드럽고,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새틴 룩에 도전해볼 것.

 

하와이안 신드롬

굴곡 없는 박스형 실루엣, 쫙 펴진 칼라가 특징인 하와이안 셔츠가 이번 시즌만큼 자주 눈에 띈 적이 있었을까? 화려한 이 셔츠를 휴양지에서만 입는 바캉스 룩으로 아는 사람이 대부분일 테지만, 이번 시즌 펑크, 댄디, 스포티 등 다양한 무드로 풀어낸 디자이너들의 기발함을 보면, 하와이안 셔츠는 이제 어느 장소, 어떤 상황에서 대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아이템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린 보이

짧은 반바지, 파랑 하양, 줄무늬와 해군 모자 등 오랜만에 마린 룩이 트렌드로 돌아왔다. 마린 보이의 시그너처인 큼직한 테일러칼라로 마린 룩을 이끌어간 앤 드뮐미스터와 랑방, 밀리터리 무드를 가미한 마르지엘라, 니트의 짜임으로 목가적인 바다 마을을 표현한 겐조까지. 그들 각자의 방식은 바다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푸른 바다를 입은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카고 맨

90년대를 주름잡은 카고 팬츠가 다시 돌아왔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캐주얼한 스타일로 풀이되던 카고 팬츠가 이번 시즌에는 포멀한 슈트와 조합되며 활용 영역을 넓혔다는 것. 드리스 반 노튼우영미처럼 잘 재단된 슈트 재킷과 카고 팬츠의 매치를 눈여겨볼 것.

힙한 줄무늬 정장

은행가, 사업가가 선호하는 클래식한 줄무늬 슈트가 대단히 역동적인 형태로 런웨이로 컴백했다. 허리에 스트링을 달아 드레이프 주름을 만들어 입을 수 있게 고안한 Y 프로젝트의 신개념 줄무늬 슈트, 로웨이스트 오버사이즈 줄무늬 정장을 선보인 미래적인 발맹, 지퍼 디테일의 줄무늬 팬츠를 매치해 펑키한 느낌을 부여한 폴 스미스까지 그 면면도 다채롭다. 신사의 옷, 줄무늬 정장이 스포티하고, 펑키하고, 가볍게 진화하고 있다.

 

달달한 마카롱 컬러

이번 시즌 생명이 약동하는 봄날의 분위기는 약속이나 한 듯 색을 타고 왔다. 루이 비통감각적인 파스텔 컬러 조합, 에르메스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마카롱 컬러의 향연이 그러하고, 폴 스미스지방시의 슈트에도 연한 파스텔 컬러 잉크가 떨어졌다. 파스텔 컬러가 간지럽다면, 실루엣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넉넉하고, 각진 실루엣을 택하면 색감이 주는 연약한 무드를 피할 수 있다. 이번 봄에는 핑크, 레몬, 라일락 같은 여리고 달콤한 색깔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볼 것.

 

도전! 시스루

아무리 유행이라지만, 시스루를 입는 남자친구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시스루를 입는 내 남자를 상상해봐도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디자이너들이 비침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디올은 오간자 셔츠를 두 겹 겹쳐 입어, 시스루 소재의 부담스러움을 완화했고, 돌체&가바나디스퀘어드2에서는 안에 이너를 겹쳐 입어 민망하게 드러나는 가슴을 보호했다. 한 번도 안 입어본 남자는 있지만, 한 번만 입어본 남자는 없다는 시스루 소재. 그래도 왜 굳이 입어야 하냐고 물는다면, 루이 비통에서 선보인 로고 디테일 시스루 셔츠를 소개하고 싶다. 강요할 이유는 없지만, 시원하고, 멋있으니까!

포켓맨

이번 시즌 새로운 아우터를 딱 하나 사야 한다면, 주저 없이 포켓이 주렁주렁 달린 사파리 재킷을 선택해야 한다. 루이 비통, 발렌티노, 프라다 등 굵직한 패션 브랜드에서 주머니 개수가 아주 많거나, 주머니를 더 과장되게 입체적으로 만든 현대적인 감성의 사파리 재킷을 선보였기 때문. 그뿐 아니라 포켓 재킷과 이질적인 소재인 스웨이드 가죽을 조합해 모던함을 뽐낸 오프화이트토즈의 변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죽 재킷의 도발

다양한 형태의 가죽 재킷이 풍성하게 등장한 시즌이다. 먼저 에디 슬리먼의 셀린 쇼에 등장한 복고풍 가죽 재킷이 눈에 띈다. 쇼에는 몸에 꼭 맞는 미니 사이즈의 빈티지 가죽 재킷을 비롯해 파리의 빈티지 숍에서 발견할 법한 길고 투박한 가죽 재킷이 등장했다. 반면 디올은 견고한 갑옷 형태에 표면은 실크처럼 매끄러워 보이는 가죽 재킷을 무대에 올렸고, 프라다펜디 쇼에는 스트링을 장식해 원하는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게 만든 넉넉하고, 서정적인 가죽 재킷이 등장했다.

 

데님 위 데님

이번 시즌 역시 4대 도시 대부분의 쇼에서 데님 만찬이 펼쳐졌고, 심지어 데님 위에 데님을 매치하는 더블 데님의 유행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페인팅과 그래픽으로 스트리트적인 데님 플레이를 보여준 오프화이트, 수술복을 연상케 하는 끈과 포켓 장식 데님을 선보인 루이 비통, 간단한 장식을 추가해 데님 룩에 모던한 터치를 입힌 발렌티노로에베까지, 데님을 바라보는 현대적인 시선이 무척 흥미롭다. 한편 클래식한 방식으로 더블 데님 스타일을 제안한 셀린70년대의 빛바랜 워싱과 부츠컷 팬츠를 소환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타이다이 매직

여성 트렌드의 영향일까? 이번 시즌 타이다이 기법은 스트리트 무드와 럭셔리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방식으로 런웨이에 소환되었다. 먼저 벨루티마르니의 아티스틱한 터치가 눈에 띈다. 이들의 타이다이 기법은 기존의 것과는 달리 정교한 아트 작품 같다. 이와 반대로, 가볍고 편하게 타이다이 프린트를 풀어낸 MSGM, 로샤스, 베르사체니트, 티셔츠, 셔츠에 자유자재로 패턴을 만들어 펑키하고, 스트리트적으로 풀어냈다. 어떤 방식으로 매치하든 타이다이 프린트는 입는 순간, 자유로운 해방감과 평화로운 느낌을 받을 것이다.

 

동물의 왕국

동물 프린트는 특유의 화려함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아이템이다. 그래서일까, 4대 도시 컬렉션의 트렌드로 급부상한 적은 없었고, 정열적인 남자가 많은 이탈리아 패션 신에서나 조금 두드러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당신의 옷장에 표범무늬 스웨트셔츠 하나라도 장만해야 할 것 같다. 야성적인 남자의 매력을 적극 표출해온 밀라노의 디스퀘어드2, 돌체&가바나뿐 아니라 파리까지 동물의 왕국이 들어섰다. 사카이의 얼룩말무늬 코트부터 셀린의 표범무늬 재킷, 스텔라 매카트니의 레오퍼드 프린트까지 스타일도 풍성하다.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캐주얼한 동물무늬 스웨트셔츠로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이 좋겠다.

 

쪼끼 쪼끼

인간의 옷 중 가장 유행을 타지 않을 것 같은 옷, 베스트. 이번 시즌 베스트는 마침내 올해 꼭 입어봐야 할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파리 컬렉션에서는 거의 모든 쇼에 베스트가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고전적이고 스타일 변주가 쉽지 않은 이 아이템을 새롭게 해석해 내놓았다. 셀린, 생로랑, 꼼데가르송처럼 슈트 안에 갖춰 입는 베스트는 물론, 벨루티던힐의 아우터로 입을 수 있는 베스트 슈트도 멋지고, 니트 베스트를 티셔츠처럼 간편하게 입기를 제안한 랑방로에베, 프라다의 해석도 근사하다.

 

잠옷 바람

몇 시즌째 계속되는 남성 쇼츠 트렌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듯. 이번 시즌 쇼츠의 길이는 한 뼘 정도 더 무릎 위로 올라갔다. 프라다라프 시몬스처럼 편안한 코튼 소재를 활용하거나, 에트로, 펜디처럼 친환경적인 프린트가 더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