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브랜드 광고를 만드는 법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옷 없는 패션

2020-02-25T14:23:17+00:002020.02.25|FASHION, 뉴스|

옷이 아닌 것들이 때론 패션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기도 한다.

얼마 전 스투시가 세상에 공개한 그들의 새 시즌 광고 이미지를 보고는 어딘가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진 그 어디에서도 스투시의 옷이 보이지 않아서였다. 아마 사진 귀퉁이에 작게나마 새겨진 스투시의 로고마저 없었더라면, 그것이 패션 브랜드의 광고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을 테다. 갑옷을 입은 한 사람이 스포츠 카와 말을 번갈아 타며 캘리포니아 해변 곳곳을 누비는 그 희귀한 풍경이 스투시의 시즌 광고 속에서 광활하게 펼쳐졌다. 희한하게 옷 조각 하나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광고보다 뇌리에 짙은 흔적을 남겼다.

때론 무용한 것이 더 많은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걸까. 옷을 등장시키지 않는 패션 브랜드의 캠페인이 점차 늘고 있다. 프리스카베라나 에카우스 라타 같은 동시대적인 브랜드들은 이미 패션 광고에서 옷을 포기한 지 오래다. 대신 사람의 미소나 계절의 풍경과 같은 세상 모든 아름다움으로 광고를 가득 채웠고, 그 위에 신비한 아트 워크를 더한다. 이건 그들의 쇼 초대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어떤 옷보다 자극적으로 다가오고 그 어떤 것보다 흥미 진진하다. 무엇보다 프란세스코 리쏘와 같이 젊고 감각적인 디자이너를 영입한 오래된 정통적인 패션 하우스들 또한 이와 같은 방식에 동행하고 있다.

최근 질 샌더라는 하우스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루크 마이어와 루시 마이어 부부는 브랜드 이미지의 재정립을 위해 가장 먼저 사진가, 마리오 소렌티에게 손을 내밀었다. 선뜻 옷을 보여주기 보다는 일련의 풍경과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소개했던 것이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더 이상 사람들은 라프 시몬스의 질 샌더를 생각하지 않게 됐다. 이처럼 옷 그 자체만으로 패션은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패션은 곧 스타일이며, 이것은 옷을 소화하는 태도나 방식이 패션을 완성시킨다는 것과 동의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