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어난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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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맥퀸 두 번째 전시 ‘Rose’

지난 11월 30일, 런던 올드 본드 스트리트 27번지에 위치한 알렉산더 맥퀸 플래그십 스토어 2층에 볼륨감 있는 드레스들이 마치 꽃처럼 피어났다. 자연과 일상에서 디자인적 영감을 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이 장미에서 영감을 받은 ‘로즈(Rose)’전을 선보인 것.

2007년 봄/여름 컬렉션의 피날레를 장식한 맥퀸의 ‘사라방드 드레스(Sarabande Dress)’와 2019년 가을/겨울 컬렉션 사라 버튼의 ‘레드 로즈 드레스(Red Rose Dress)’. 두 드레스를 중심으로 한 전시는 알렉산더 맥퀸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매장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냈다.

특히 단상 위에 올려진 레드 드레스는 빨간 장미 꽃잎 모양을 사라 버튼의 방식대로 형상화한 자태를 보여준다. 아틀리에의 수장 주디 할릴(Judy Halil)이 직접 코르셋부터 원단 재단, 스티치 등 작업하는 모습을 공개해 이 풍성한 장미 드레스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상세한 과정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길게 늘어트린 드레스 원단을 하나하나 소용돌이를 만들듯이 잡아주면 어느새 드레스 한 켠엔 장미 한 송이가 피어나는 모습이 경이롭다.

한편 맥퀸의 사라방드 드레스는 원래 생화를 이용해 만들었지만 시든 꽃을 조화로 교체하는 9번의 작업을 거쳐 현재 생화는 마지막 한 송이만 남았다. 전시된 드레스를 지나면 오리지날 사라방드 드레스가 2007 봄/여름 컬렉션에 등장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보인다.

이번 전시의 특별한 점은 방문객들이 각 드레스의 과정을 면밀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드레스 정보가 담긴 라벨 및 패턴이 놓인 테이블, 벽에 부착된 스케치, 사라 버튼의 디자인 구현 과정이 담긴 비디오 등을 통해 말이다. 사라 버튼은 영국의 예술 대학 학생들을 위한 강연으로 이 전시를 개설했고 교육 프로그램은 2020년에도 지속될 계획이다.

디지털 에디터
손정은
사진
Courtesy of Alexander Mc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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