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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을 전부 마시면 올해도 끝이 나겠지. 2019년의 끝을 붙잡고 우르르 쏟아져 출시된 연말 에디션을 소개한다.

1 Bollinger 007 리미티드 에디션 2011 빈티지

진정한 ‘신사의 술’은 예로부터 볼랭저로 통했다. 볼랭저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묵직함’은 최소 60% 이상의 피노 누아를 블렌딩한 결과다. 볼랭저는 1979년을 시작으로 영화 <007 문레이커>, <007 어나더 데이>, <007 골든 아이>를 비롯해 총 14편의 007 영화에 등장하며 ‘제임스 본드의 샴페인’으로 통하는데, 올해는 2020년 개봉하는 25번째 007 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를 기념해 ‘007 리미티드 에디션 2011 빈티지’를 출시했다. 프랑스 상파뉴 아이(Ay) 지역의 그랑크뤼 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 100%를 사용해 한입 홀짝이면 짙은 과실 향이 빈틈없이 번진다. 가격 미정.

2 Ballantine’s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

발렌타인을 블렌디드 위스키의 대명사로 부르는 것도 옛말이 되었다. 작년 발렌타인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싱글 몰트위스키를 출시하면서부터다. 달달한 꿀 향이 피어오르는 글렌버기 증류소의 몰트위스키는 오랜 시간 발렌타인 블렌딩에 있어 ‘중심’으로 불렸다. 글렌버기 증류소의 원액을 사용해 출시한 ‘싱글 몰트 글렌버기 12년’은 잘 익은 사과 향이 특징이다. 발렌타인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부드러운 목넘김도 놓치지 않았다. 74200원.

3 The Macallan 에디션 넘버5

경험상 맥캘란은 언제나 실패가 없었다. 100% 아메리칸 오크통에서 숙성한 ‘에디션 넘버5’의 매력은 생과일에서나 느낄 법한 달짝지근한 맛 뒤로 톡 쏘는 매콤함이 치고 들어오는 ‘한 방’에 있다. 계핏가루가 잔뜩 뿌려진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더없이 궁합이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이전 라인업에서는 볼 수 없던 화사한 보랏빛 레이블은 팬톤컬러연구소와 합작한 결과다. 그저 술장에 고이 모셔두고 눈으로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23만원.

4 Glenfiddich 파이어 & 케인

럼의 주원료가 사탕수수임을 아는 사람이라면, 제품명에 들어 있는 단어이자 사탕수수를 뜻하는 ‘케인(Cane)’에서 맛을 유추할 수 있을 거다. 올해 글렌피딕에서 출시한 ‘파이어 & 케인’은 버번 캐스크에서 1차 숙성한 후 럼 캐스크에서 2차 숙성해 완성했다. 버번에 럼까지 더해졌으니 한 모금 들이켜면 달콤한 토피 풍미가 폭발하듯 피어오른다. 야심한 시각에 토치로 구운 사과에 곁들여 홀짝이는 상상을 해본다. 가격 미정.

5 Moét & Chandon 모엣 임페리얼 150주년 기념 연말 리미티드 에디션

번쩍이는 보틀, 투명한 글라스 너머로 비치는 선명한 황금빛, 쉴 새 없이 솟구치는 기포. 흥청망청 마시고 싶은 연말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술 ‘모엣 임페리얼 150주년 기념 연말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모엣&샹동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보틀을 반짝이는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코끝으로 신선한 사과, 감귤 향이 기분 좋게 스친다. 8만원대.

패션 에디터
전여울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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