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붉은 밤

사공효은

전 세계에서 베이징으로 몰려든 셀레브리티와 프레스. 그들을 매혹시킨 발렌티노 베이징 오트쿠튀르 쇼가 꿈결같은 시간을 선사했다.

‘백일몽(Daydreeam)’은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춀리(Pierpaolo Piccioli)가 매혹적으로 탐구하는 세계이다. 이러한 그의 몽환적인 상상력과 쿠튀르에 대한 열정을 담은 오트 쿠튀르 쇼가 지난 11월 7일, 베이징의 밤을 붉게 물들였다. 그는 ‘다양성의 풍족함’이라는 비전 안에서 발렌티노를 정의했다. 메종의 정체성과 맞닿은 이것은 포용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베이징 오트 쿠튀르 쇼의 주제인 데이드림 역시 포괄적인 방식으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판타지를 주입했다. 쇼의 베뉴로 특별히 선정된 이화원(Summer Palace)은 중국 황실의 여름 별궁으로 사용되던 곳. 그 아케이드 아래에서 펼쳐진, 이탈리아와 중국이라는 서로 다른 두 문화의 환상적인 만남은 쿠튀르가 지닌 장식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르네상스의 이탈리아 정신이 중국의 화려함을 만나며 볼륨을 극대화했고, 화사한 컬러 팔레트가 이탈리아 회화와 중국 예술을 연결하며 낯익은 듯 낯선 아름다움을 창조한 것. 쇼 직후, 인스타그램은 #VALENTINODAYDREAM 해시태그를 단 특별한 비주얼로 술렁였다. 발렌티노 룩으로 드레스업한 셀럽들의 모습도 화제를 모았는데,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톱 셀럽으로 쇼에 참석한 배우 이동욱을 비롯해 블랙핑크 로제와 모델 아이린이 코리안 파워를 보여주기도.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안 오트 쿠튀르 마켓을 겨냥해 베이징에서 선보인 쇼는 지난 7월 파리에서 선보인 발렌티노 오트쿠튀르 쇼와 그 맥락을 함께하며, 진정한 다문화의 융합을 보여주었다. 경계를 넘어, 꿈과 현실을 넘어! 발렌티노가 선포한 절대적이고도 상대적인 아름다움의 가치를 오롯이 새기면서.

패션 에디터
박연경
사진
Courtesy of 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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